♡ 방랑시인[放浪詩人] 김삿갓[金炳淵] (127) * 재혼 못한 죄 김삿갓은 주인 노파의 실력을 알아보고 싶어서 물었다. "내가 아까 이 집에 들어오다 보니 책을 읽고 계시던데 책은 어떤 책이었소?" "혼자 심심하던 차에 이런 책을 읽고 있었다우." 주인 노파는 그렇게 대답하며 한쪽 구석에 놓여 있던 책을 집어다 보인다. 김삿갓은 그 책을 받아 보다가 깜짝 놀랐다. 그 책은 여계(女誡)라는 책으로, 여자의 부덕婦德과 예의범절에 대해 소상히 적은 양가집 규수들이 읽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아니, 60이 다 된 할머니가 아직도 이런 책을 읽고 있단 말입니까?" "이 책이 어떤 책인가를 알고 계신 걸 보니 손님은 어지간히 유식한 분인가 보네요. 나는 60이 다 되었지만 그래도 여자는 어디까지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