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 600

너무도 슬픈 사실- 봄의 선구자 ‘진달래’를 노래함- 박팔양

너무도 슬픈 사실- 봄의 선구자 ‘진달래’를 노래함 - 박팔양  날더러 진달래꽃을 노래하라 하십니까이 가난한 시인더러 그 적막하고도 가녈픈 꽃을이른 봄 산골짜기에 소문도 없이 피었다가하로 아침 비비람에 속절없이 떨어지는 그 꽃을무슨 말로 노래하라 하십니까 노래하기에는 너무도 슬픈 사실이외다백일홍같이 붉게 붉게 피지도 못하는 꽃을국화와 같이 오래오래 피지도 못하는 꽃을모진 비바람 만나 흩어지는 가엾은 꽃을노래하느니 차라리 붙들고 울 것이외다 친구께서도 이미 그 꽃을 보셨으리다화려한 꽃들이 하나도 피기도 전에찬 바람 오고가는 산허리에 쓸쓸하게 피어 있는봄의 선구자 연분홍의 진달래꽃을 보셨으리다. 진달래꽃은 봄의 선구자외다그는 봄의 소식을 먼저 전하는 예언자이며봄의 모양을 먼저 그리는 선구자외다비바람에 속절없..

文學 2025.04.07

■ 거세정진(去勢精進), 사랑방 야화(野話) 이야기

■ 거세정진(去勢精進), 사랑방 야화(野話) 이야기 ★ 옛날, 명(明)나라 때, 무림(武林)의 최고수에 등극을 하고자 하는 자가 있었다. 그런데, 무술(武術)을 연마하여 대회만 나가면, 늘 준우승만 하기를 수차례 반복하였다. 아무리 노력해도 지존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게 되자, 유명한 스승을 찾아가 방법을 물었다. 그 스승이 무예(武藝)에 관한 비서(秘書)를 한 권 주었는데, 거기에는 36가지의 무예에 관한 수련법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에는 이러한 기술들을 반드시 거세정진(去勢精進)하여야 최고수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 그 자는 고민에 빠졌다. 무림의 고수에 등극하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지만, 거세(去勢)까지 해가면서 정진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워낙 ..

文學 2024.09.22

열국지(熱國誌) (6) 진나라 소양왕의 이루지 못 한 꿈.

열국지(熱國誌) (6) 진나라 소양왕의 이루지 못 한 꿈.현왕(現王)인 진나라 소양왕은 (紹襄王)은 선천적으로 영웅의 기질을 타고난 호걸이었다.그는 젊었을 때부터 꿈과 기상이 웅대하여, 일찍이 19세에 왕위에 오르자 만조 백관들에게 다음과 같이 폭탄 유시를 선포했던 일이 있었다. "하늘에 태양이 둘이 있을 수 없듯이 지상에 왕이 여러 명이 있을 수 없는 일이오. 나는 이제부터 전국 육웅을 모조리 정벌하여 만천하를 모두 우리의 영토로 만들어 버릴 생각이니, 경들은 나의 뜻을 받들어 전국 각지에 숨어 있는 양장(良將)과 현사(賢士)들을 널리 찾아 모셔오도록 하오. 어느나라 사람임을 막론하고, 나를 따라와 전공을 세우는 사람에게는 국가에서 융숭하게 대접할 것이오." 늙은 중신들은 애송이 신왕의 무모해 보이는 ..

文學 2024.07.23

열국지(熱國誌) (5) 성공한 사람 장사

열국지(熱國誌) (5) 성공한 사람 장사주희가 아들을 낳자 내심으로 누구보다 더 기뻐한 사람은 여불위였다.전국 칠웅(戰國七雄) 중에서도 최대 강국인 진나라를 언젠가는 자기 아들이 물려받게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내 아들이 대왕이 되면 나는 자동적으로 진나라의 태왕(太王)이 될 것이 아니겠나 ?' 여불위는 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울렁거렸다.'내 아들을 위대한 통치자로 만들려면 어렸을 때부터 그에 걸 맞는 왕자 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할 것이다. 그것은 애비인 나의 의무가 아니겠는가 ?' 여불위는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정을 어린 애기 때부터 깍듯이 라고 부르기 시작했다.자기만 그렇게 부를 뿐만 아니라 자초와 주희에게도,"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제대로 받아야 큰 인물이 되는 법이옵니다. 두 분께서도 ..

文學 2024.07.23

열국지(熱國誌) (4) 가공할 사람장사... (진시황 출생의 비밀)

열국지(熱國誌) (4) 가공할 사람장사... (진시황 출생의 비밀)여불위는 진나라에서 돌아오자, 자초를 만나기 위해 공손건 장군 집으로 찾아갔다.여불위는 공손건 장군을 만나자 , 미리 준비해 온 옥대(玉帶) 일조(一條)를 내밀며 말했다."그동안 이 나라 저 나라를 다니던 중에 진귀한 옥대가 눈에 띄어, 장군님께 매우 잘 어울릴 것 같아 선물로 가져 왔사옵니다. 마음에 드실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공손건은 옥대를 보고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이런 희귀한 물건은 어디서 구해 왔는가 ? 이것은 값을 얼마나 쳐 드리면 좋겠나 ? ""값이라뇨. 무슨 말씀을 하시옵니까. 이것은 장군전에 선물로 가져 온 것이오니, 행여 돈 애기는 하지 마시옵소서.""하하하... 번번히 신세를 져서야 되겠는가 ? ""친분으로 드리..

文學 2024.07.23

열국지(熱國誌) (3) 여불위의 <사람 장사> 1단계 성공 계략.

열국지(熱國誌) (3) 여불위의 <사람 장사> 1단계 성공 계략.자초를 화양 부인의 적사자로 만들려는 계획을 세운 여불위가 진나라의 국도(國都)인 함양(咸陽)에 도착한 것은 그로부터 달포가 지난 후의 일이었다.그러나 왕실에서 생활하는 태자비인 화양 부인을 직접 만나 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다행히 함양에는 평소부터 막역한 상거래(商去來)를 해 오는 정자장(鄭子莊)이라는 각별한 부자 친구가 있었다. 여불위는 정자장을 찾아가, 보석 선물을 내주며 말했다."내가 조나라에 볼모로 잡혀 와있는 자초 공자의 밀서(密書)를 은밀히 가지고 , 태자비를 만나 뵈러 왔는데, 어떡하면 화양 부인을 만나 뵐 수가 있겠소 ?"정자장이 대답하는데, "그건 어렵지 않은 일이오. 화양 부인의 남동생인 양천군(陽泉君)이 나..

文學 2024.07.23

열국지(熱國誌) (2) 본격적으로 나선 사람장사.

열국지(熱國誌) (2) 본격적으로 나선 사람장사.그로부터 이틀 후, 여불위는 진나라의 왕손인 자초(子楚)를 만나 보기 위한 구실로 태산 명옥(太山名玉) 한 쌍을 선물로 들고, 대장군 공손건의 집을 찾아갔다.공손건은 여불위를 반갑게 맞으면서 말했다."그동안 어디를 갔었기에 얼굴을 보기가 그렇게도 어려웠나 ?"장사차 이 나라 저 나라를 돌아다니다 보니, 장군님께 자주 문안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러면서 가져온 태산 명옥을 두 손으로 받들어 올리며 말했다."이것은 초나라에서 어렵게 구해 온 명옥이온데, 빛깔과 광채가  영롱한 구슬이옵니다. 장군전에 선물로 가져왔으니 취하여 주시옵소서."공손건은 명옥을 이리 저리 살펴 보더니 ,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 사람아 ! 자네와 나 사이에 뭐 이런 것을..

文學 2024.07.23

열국지 (熱國誌) (1) 성공을 하려면 사람 장사를 해라

열국지 (熱國誌) (1) 성공을 하려면 사람 장사를 해라기원전 2세기 중반 , 중국 대륙은 진(秦), 제(齊), 초(楚), 연(燕), 한(韓), 조(趙), 위(魏), 등 7개의 왕국이 천하통일을 놓고 벌이는 각축전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초한지(楚漢誌)는 중국 역사상 최초로 천하 통일을 이룩한 진시 황제 때의 폭정을 견디다 못한 백성들의 원망을 등에 업은 시대의 영웅, 유방과 항우가 겨루는 세력 다툼의 여러 면모를 기록한 것이다. 우리가  인생을 통하여 이 책을 수 차례 읽어 보아야 하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사는 것이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따라서  초한지를 정독(精讀) 함으로써, 오늘이 있게 된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 ,그 당시 시대상과 생활상을 요즘과 비교해, 복잡 다단한  현대의..

文學 2024.07.23

노 을 <정채봉>

노 을 간이역의 지붕 위에 흰구름이 한 송이 걸려 있었다. 철로변에 있는 대추나무에는 올해도 대추꽃이 한창이었다. ​오후 다섯시 반에 완행열차가 도착했다. 내리는 손님 가운데 밀짚모자를 쓰고 허름한 작업복 입은 아저씨가 있었다. 열살 남짓해 보이는 눈이 큰 사내 아이도있었다. ​출구에 서있던 늙은 역장이 사내아이를 알아 보았다."원이로구나. 오늘도 엄마 만나러 가니?""네, 아저씨. 안녕하셨어요?"아이는 고개를 갸우뚱 흔들며 활짝 웃었다. 밀짚모자 아저씨가 뒤돌아 보았다. 웃느라고 드러난 아이의 이가 물가의 차돌처럼 반짝거렸다. ​바람이 성큼 불어왔다. 하마터면 아저씨의 밀짚모자가 날아갈뻔하였다. 바람에는 보리 익은 냄새가 가득 실려 있었다. 들을 지나온 게 틀림 없었다. 역의 남쪽 화단 가운데 있는 풍..

文學 2024.06.02

■ 시골 사는 선비와 산 중의 미녀(美女)

■ 시골 사는 선비와 산 중의 미녀(美女) 옛날에 시골 마을에 어떤 선비 하나가 살고 있었다. 글을 많이 읽어 삼강오륜 인의예지를 다 익혔으되, 살기가 무척 어려웠다. 벼슬을 못하여 녹을 받지 못하는데다, 배운 게 글 읽는 일뿐이라. 농사든 장사든 아무것도 못하니 살림이 기울 수밖에 없었다. 물려받은 재산이 다 떨어지니, 얻어먹지 않으면, 굶어죽을 지경이 되고 말았다. 그때 함께 글을 배운 친구 하나가 과거에 급제해서 한양에서 벼슬 살이를 하고 있었다. 그 사람이 언젠가 말하기를, "살기 어렵거든 우리 집에 와서 쌀이라도 갖다 먹고 해라." 했던 참이었다. 이 선비가 먹고살 방도가 없으니, 그 말만 믿고서 한양으로 친구를 찾아가는 판이다. 한양까지 짚신을 신고 걸어서 가려니, 몇날 며칠이 걸릴지 모를 일..

文學 2024.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