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랑시인[放浪詩人] 김삿갓[金炳淵] (117) * 필봉의 자승자박自繩自縛 이윽고 술상이 들어오고, 필봉은 술잔을 나누며 다시 말한다. "삿갓 선생에게 "동의보감"까지 배우면 나도 만고에 빛나는 명의가 될 자신이 있어요. 그런데 그놈의 책을 구할 수가 있어야 말이지...." 김삿갓은 "명의"라는 말을 듣자, 불현듯 홍 향수가 와병臥病중인 사실이 떠올라 이렇게 물어 보았다. "참, 조금전에 집 앞에서 매씨妹氏를 만났는데, 향수 어른의 병환은 아직도 좋지 않으신 모양이죠?" 필봉은 그 소리에 흠칫 놀라며, "삿갓 선생이 내 누이동생을 만나셨던가요? 그애가 선생한테 무슨 말을 하지 않습디까?" 조금 전에 노상에서 만났을 때 여정은 김삿갓에게 야릇한 눈치를 보이며 "언제 한번 선생님을 조용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