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書藝

漢詩와 書藝 / 采蓮曲 - 許蘭雪軒

jahun 2019. 12. 1. 21:14



채련곡(采蓮曲. 연꽃을 따는 노래) - 허란설헌(許蘭雪軒)

秋淨長湖碧玉流(추정장호벽옥류)-해맑은 가을 호숫물 옥처럼 흘러가고

荷花深處繫蘭舟(하화심처계란주)-연꽃 우거진 곳에 목란배를 매놓고서

逢郞隔水投蓮子(봉랑격수투련자)-당신 보고 물건너서 연꽃을 던졌는데

或被人知半日羞(혹피인지반일수)-행여나 뉘봤을까봐 한나절 부끄러웠네

 

여인의 내면을 연꽃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채련곡」을 지은 허난설헌(許蘭雪軒)[1563~1589]은 조선 중기의 여류시인으로 본관은 양천이며, 본래 이름은 초희(楚姬)이며, 자는 경번(景樊), 호는 난설헌이다. 강원도 강릉(江陵) 출생으로 허엽(許曄)의 딸이고, 허균(許筠의 누이이다. 남편에게 소박맞고 자식마저 잃는 불행한 생애를 보냈으며, 시 210수가 남아 전한다.

 허난설헌의 시는 상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전반적으로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기운이 물씬 풍기는 작품이 많다. 「채련곡」은 사랑과 애정을 노래한 시로 당시에는 방탕하다는 이유로 시집에 실리지 못하기도 하였으나,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그저 사랑에 빠진 사람의 두근거림을 표현한 아름다운 시로 평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