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

# 列國誌 152

jahun 2021. 8. 20. 23:27

 

# 列國誌 152

** 楚漢誌 74

※ 講和條約의 파기

漢王은 張良의 빼어난 계략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선생의 지략이야말로 驚天動地할 수밖에 없는 그것입니다. 그러면 항우에게 보낼 사신은 누가 좋겠소이까?"
"大夫 陸賈가 누구보다도 적임자이옵니다."
그러면서 장량은 육가를 어전으로 불러 자세한 사정을 얘기하면서,
"대왕의 친서를 항우에게 전달할 적임자는 대부밖에 없으니, 수고스럽지만 楚나라에 다녀와 주셔야겠소."
하고 간곡히 부탁한다.
陸賈가 즉석에서 쾌락한다.
"염려마시옵소서. 대왕을 위하는 일이라면 이몸, 물불을 가리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한왕은 바로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것은 안 될 말씀이오."
장량은 한왕의 반대에 부딪치자 적지않게 놀란다.
"대왕께서는 어찌하여 육대부를 항우에게 보내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십니까 ?"
한왕은 즉석에서 대답한다.
"선생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항우는 성미가 급하고 거친 사람이오. 따라서 <강화 조약을 파기한다>는 서한을 보기만 하면, 그자리에서 내가 보낸 사신을 죽이려할 것이 분명한데, 그런 변을 당할 것을 뻔히 알면서 陸 大夫를 어떻게 死地에 보낼 수 있겠소이까 ? 그러니 어떤 일이 있어도 陸 大夫는 보내지 못하겠 소이다."
그 말을 들은 陸賈는 너무도 감격하여, 한왕에게 큰절을 올리며 아뢴다.
"대왕 전하의 하늘같은 은총에는 오직 感淚 (감루 : 감격의 눈물)가 있을 뿐이옵니다. 그러나 臣은 항우에게 죽임을 당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사옵니다. 그 점은 조금도 염려 마시옵소서. 항우는 우직하기만 할 뿐 아무 지혜도 없는 인간입니다. 臣이 항우를 교묘하게 구워 삶아, 기필코 楚軍이 먼저 도발해 오도록 만들고야 말겠사옵니다."
장량이 다시 아뢴다.
"지금 본인이 말씀하셨다시피, 陸 大夫는 결코 항우의 손에 죽을 사람은 아니오니 대왕께서는 안심하시고 보내 주시옵소서. 육 대부가 아니면, 이처럼 중대한 사명을 완수할 사람은 아무도 없사옵니다."
한왕은 그제서야 육가를 보내는 것을 허락하였다.
이리하여,
육가가 彭城으로 항우를 찾아가니, 항우는 육가를 만나자마자 따져 묻는다.
"그대는 무슨 일로 나를 찾아 왔는가 ?"
육가가 대답한다.
"한왕이 지난 번에 폐하와 강화 조약을 맺은 것은 태공을 돌려받기 위한 속임수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옵니다. 그 증거로써 한왕은 지금 강화 조약을 파기하고, 폐하를 치려고 고릉에 대군을 집결중에 있사옵니다. 중신들이 아무리 만류하여도 듣지 아니하고 기어코 전쟁을 일으킬 모양이니, 그야말로 폐하에 대한 배신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 "
항우는 그 소리를 듣고 크게 분노하며 말한다.
"유방이 고릉에 대군을 집결중이라는 정보를 나도 듣고 있기는 했지만, 그것이 우리 楚나라를 치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단 말인가 ?"
"모두가 사실이옵니다. 그러나 그뿐이 아니옵니다.
한왕은 폐하께 보내는 선전 포고문을 소생에게 가지고 가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심부름을 오기는 했사옵니다마는, 한왕이야말로 폐하의 위력을 너무도 모르는 사람 같사옵니다."
"뭐라 ? 유방이 나에게 선전 포고문을 보내 왔다고 ? "
陸賈는 다시금 머리를 조아리며,
"그렇습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몰라도 유만 부동이지, 한왕 따위가 폐하의 막강한 위력을 어떻게 당해 내겠 사옵니까 ? 천하를 양분해 가졌으면 그것으로 만족할 일이지, 무엇이 부족해 또다시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는지, 소생으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길이 없사옵니다."
육가가 항우의 비위를 맞춰가며 항우가 하고 싶은 말을 선제적으로 듣기 좋게 씨부려대는 바람에, 고지식한 항우는 육가에게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육가의 손을 잡으며 말한다.
"유방이 나에게 보냈다는 선전 포고문을 이리 가져와보시게."
육가는 송구스러운 자세로 한왕의 서한을 받들어 내주며,
"소생은 죽지 못해 이것을 가지고 오기는 했습니다마는 폐하께 실로 죄송스럽기 짝이 없사옵니다."
항우가 한왕의 서한을 읽어 보니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漢王 劉邦은 楚覇王에게 글월을 보내오 >
그동안 귀왕은 나의 양친과 왕후를 오랫동안 인질로 잡아 두었을 뿐만 아니라, 한때는 나의 가족을 도마위에 올려 놓고 흥정을 했던 일도 있었으니, 이로 인하여 나는 진실로 恨이 골수에 사무쳤던 것이오. 그리하여 나는 일찍이 군사를 일으켜 貴國을 정벌할 생각이었으나, 그렇게 되면 나의 가족들이 피해를 당할 것이 염려되어 부득이 가짜 강화 조약을 맺고 가족들을 구출해낸 것이오. 부모를 구하기 위해서는 자식된 도리로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귀왕은 어리석게도 나의 계교에 넘어간 것이오.
이제 나의 가족을 무사히 구출해 왔으니 내 어찌 그동안 골수에 맺힌 한을 풀지 않을 수 있겠소 ?
하여 나는 이제 대군을 일으켜, 고릉에서 귀왕과 자웅을 결하고자 하는 바이니, 귀왕은 조금도 나를 두려워 말고 싸우러 나오시오. 하늘에 두 해가 있을 수 없듯, 천하에는 두 왕이 있을 수 없는 일이오. 귀왕과 나는 이번 결전에서 흥망의 최후를 가리기로 합시다.
항우는 편지를 읽어보고 憤氣撐天(분기탱천)하여 길길이 뛰며, 즉석에서 한왕의 편지를 갈기갈기 찢어 버린다.
"유방 이놈이 나를 속여 지 애비 에미를 돌려 받더니, 나를 이렇게 모욕할 수가 있느냐 ! 내 일찍이 회계(會稽)에서 군사를 일으켜 3 백여 戰을 싸워 오는 동안, 가는 곳마다 連戰連勝하여 변방 제후들이 하나같이 내게 무릎을 꿇지 않는 자가 없었도다. 유방을 漢王으로 封해 준 사람도 바로 내가 아니었더냐!? 그런데 그놈이 이렇게 배은 망덕할 수가 있단 말이냐 !? "
항우는 너무도 격분했는지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며 눈 앞에 부복해 있는 陸賈에게 호통 치듯 말한다.
"그대는 당장 돌아가 유방에게 내 말을 전하라 ! 이번만은 유방의 목을 내가 직접 잘라줄 것이니, 지금부터 목을 깨끗이 씻고 기다리고 있으라고...
지체 말고 돌아가 내 말을 분명히 전하도록하오 ! "
항우가 무섭게 호통을 쳤으나, 육가는 자리에서 일어서기를 주저하면서 걱정스럽게 반문한다.
"폐하 ! 소생은 폐하의 분부대로 전하기는 하겠습니다마는, 어쩐지 매우 불안하옵니다."
성미가 급한 항우는 또다시 화를 내며 육가에게 소리친다.
"빨리 돌아가 유방에게 나의 말을 전하지 않고 무엇을 꾸물거리고 있소 ! "
陸賈는 이왕이면 楚軍의 군사 기밀까지 알아 가지고 돌아가고 싶어 짐짓 이렇게 말했다.
"이번 싸움은 최후의 결전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옵니다. 한왕의 군사는 여기저기서 주워 모으면 20 만이 넘을 것 같은데, 폐하께서는 그래도 이겨내실 수 있을지, 소생은 은근히 걱정스럽사옵니다."
한왕의 군사들은 모두 합하면 50만이 되지만, 육가는 일부러 20만으로 줄여 말했던 것이다.
항우는 陸賈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고 크게 웃는다.
"으하하하, 고작 20 만 밖에 안 되는 병력을 가지고 나를 치겠다고?
우리 군사는 30만이 넘소. 그러니 유방이 어찌 나를 당해낼 수가 있겠소 ? 그대는 아무 걱정 말고 어서 돌아가 유방에게 나의 말을 전하기나 하시오."
항우는 무심결에 군사 기밀에 해당하는 사항을 서슴없이 말해버렸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소생은 폐하의 말씀만 傳하고 즉시 달려오겠습니다."
陸賈는 그 말을 남기고 총총히 돌아왔다.
陸賈가 죽지 않고 무사히 돌아오자, 한왕은 죽었던 아들이 살아 돌아온 것처럼 기뻐하였다.
"대부는 무슨 재주로 무사히 돌아오셨소 ?"
육가는 그간의 경과를 한왕에게 자세히 보고하고 나서,
"항우는 불원간 30 만의 군사를 휘몰아 올 것이 확실하오니 대왕께서는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시옵소서."
하고 말했다.
한왕은 크게 걱정하며 장량에게 물었다.
"항우가 30만 군사로써 공격을 해 온다면 이를 어떻게 막아 내는 것이 좋겠소 ?"
장량은 한동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더니,
"지금 곧 軍令을 내리시어, 경계 태세를 강화 하시고, 韓信, 英布, 彭越 등에게도 긴급 소집 명령을 내리셔야 하옵니다. 항우가 여기까지 군사들을 이끌고 오려면 아무리 빨라도 5~6일은 걸릴 것이니 그안에 한신, 영포, 팽월 장군 등이 이곳에 도착해야 합니다."
한왕은 장량의 말을 듣고 한신, 영포, 팽월에게 急使를 파견하는 동시에 王陵, 周勃, 樊噲, 辛奇, 灌瓔, 盧綰, 주창, 근흠, 고기, 呂馬通 등을 요소요소에 배치하여 적의 내습에 대비하였다.
과연 장량의 예상대로 항우는 엿새 후에 30만 군사를 거느리고 固陵城 30 里 밖에 도착하여 漢王에게 정식으로 싸움을 걸어 왔다.
그런데, 5~6일이면 반드시 오리라 믿고 있었던 韓信, 英布, 彭越 等으로부터는 그때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이렇게되고 보니, 漢王은 크게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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