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列國誌 192
** 漢高祖 列傳 24
※ 商山四皓 2
呂澤은 친구인 張良의 아들 벽강과 같이 감으로써 張良을 만날 수가 있었다.
그러나 張良은 太子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도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가 한다는 말은,
"나는 이미 세상과 담을 쌓은지가 오래 된 사람이라, 世上事에 對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네."
라고 대답하는 게 아닌가 ?
呂澤은 초조해지자 떼를 쓰듯,
"저는 呂 皇后의 特命을 받고 선생을 찾아온 몸이옵니다. 만약 선생께서 아무 런 말씀도 해주시지 않으시면, 저는 죽어도 이 자리를 뜨지 않겠습니다."
張良은 그래도 오랫동안 말이 없다가 문득 혼잣말 처럼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皇帝께서는 평소에 '商山四皓'를 무척 흠모하셨으니, 그분들을 찾아가 보면 무슨 방도가 있기는 할 것이네만."
하고 말하는 게 아닌가 ?
呂澤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며,
"선생님 ! '商山 四皓'란 어떤 분들이며, 그분들은 지금 어디에 계시옵니까 ?"
張良은,
"여기서 북서쪽으로 3 백 리쯤 들어가면 '商山'이라는 山이 있네. 그 산속에는 賢人 네 분이 살고 계시는데, 그들은 靈芝버섯만 따먹고 살아가는 神仙 들이라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그들을 商山 四皓 라고 부르지. 漢帝께서는 일찍이 그들을 흠모하신 나머지, 禮遇를 다해 모셔 오려고 하셨지만 결국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지만 만약 그분들의 도움을 받을 수만 있다면, 太子 문제는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 걸세. 그러니 그 분들을 찾아가 보시게. 허나 그 분들이 움직여 줄지, 그것은 자네가 그들을 직접 만나 보기 전에는 모를 일이네."
"선생님 ! 고맙습니다. 그런데 <商山 四皓>로 불리는 네 분의 성함은 어떻게 되시옵니까 ? "
張良은 말하는 대신 네 명의 이름을 붓으로 쓰기 시작한다.
東園公 : 姓은 重, 名은 宣明이고 邯鄲(한단 : 지금의 河北省에 있는 地名) 태생.
西園公 : 姓은 綺, 名은 里秀, 齊나라 태생.
夏黃公 : 姓은 崔, 名은 少通, 齊나라 태생.
角里公 : 姓은 周, 名은 術, 河內태생.
張良은 붓으로 쓴 종이를 呂澤에게 주면서,
"자네는 이 종이를 가지고 呂 皇后에게 돌아가, 이 네분들에게 정중한 使臣을 보내도록 하시게. 이분들의 도움을 받을 수만 있다면, 太子는 오랫동안 福을 누릴 수 있을 것이네."
呂澤이 급히 돌아와 그 사실을 보고하자 呂 皇后는 크게 기뻐하며, 李恭에게 비단 4 千 필과 黃金 4 千 냥, 名馬 4 필을 선물로 내놓으면서 商山으로 賢人들을 찾아뵙도록 한다.
商山은 험준한 산이었다.
李恭은 험준한 산을 아무리 찾아도 <商山 四皓>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10 여 일을 헤매다가 우연히 靈芝버섯을 따고 있는 네 명의 백발 노인들을 어느 숲에서 만날 수 있었다. 옷이 허름하고, 머리는 헝클어진 것으로 보아, 그들이 <商山 四皓>가 분명해 보이자, 李公은 그들에게 무조건 큰절을 올리며,
"네 분 도사님을 이렇게 만나 뵈게 되어 영광스럽기 그지없사옵니다. 小生은 劉盈 皇太子의 분부를 받들고 네 분 도사님을 찾아뵙고자 온 몸이옵니다."
<商山 四皓>는 일순간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다가,
"皇太子의 使臣 되는 분이 우리 같은 棄世人 : 기세인 - 세상을 등진 사람)을 무슨 일로 찾아오셨소 ?"
하고 묻는다.
李恭은,
"皇太子께서는 일찍부터 네 분 도사님을 진심으로 사모하여, 장차 보위에 오르시면 네 분 도사님의 지도를 받아 태평 성대를 이루고자, 도사님 들을 꼭 모셔 오라는 분부가 계셨습니다. 하여 小生이 도사님들을 모시러 왔사옵니다. 바라옵건데, 도사님들께서는 億兆蒼生의 무사 태평과 國泰民安을 위해 부디 下山해 주시옵소서."
그러나 商山 四皓들은 약속이나 한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太子의 뜻은 매우 갸륵하시오. 그러나 우리 네 사람은 세상을 등진 지 이미 오래 된 사람들이오. 황태자께서 장차 보위에 오르셔도, 세상 물정을 모르는 우리가 무슨 보필을 할 수 있겠소!? 황태자께서 우리를 잘못 알고 계신 모양이오. 貴公은 섭섭하시겠지만 돌아가서, 황태자께 우리의 말을 그렇게 傳하도록 하시오."
李恭은 氣가 막혔다. 그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중대한 사명을 띠고 천신 만고 끝에 찾아온 李恭은 그냥 돌아갈 수가 없었다.
李恭은, <商山 四皓>에게 다시 한 번 큰 절을 올리며 통사정한다.
"실상인즉, 소생은 황태자께서 네 분 어르신께 드리는 禮物로 비단과 黃金을 가지고 왔사옵니다. 그리고 네 분 도사님께서 長安으로 오실 때 타고 오시라고 말도 네 필을 가지고 왔사옵니다. 그런데 네 분께서 황태자의 요청을 끝까지 거절하시면, 소생이 어찌 혼자 돌아갈 수가 있을 것이옵니까 ?"
<商山 四皓>는 황태자가 예물을 보내 왔다는 소리를 듣고 저으기 놀란다.
"허어...
황태자께서 우리에게 禮物을 보내셨다고 ?... 허나 산속에 묻혀 사는 우리는 비단과 황금 따위는 전혀 필요치 않소. 우리는 재물에 현혹되는 속물은 아니란 말씀이오."
李公은 점점 입장이 난처해졌다. 그러나,
"네 분 어르신께서는 太子가 보내드린 禮物을 어찌 <뇌물>로 보시옵니까? 존경하는 어른을 찾아 뵐 때는 예물을 가지고 가는 것이 당연한 예의가 아니옵니까? 황태자가 네 분 어르신을 모시고 싶어하시는 것은 오직 나라를 爲하는 가르침을 받고자 하는 것이옵니다. 이런 기회를 네 분 어르신께서 거절하신다면, 네 분 어르신께서는 억조 창생이 잘 살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으신다는 말씀입니까 ? 저로서는 황태자의 간곡한 요청을 거절하시는 어르신 들의 심정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사옵니다."
이처럼 李恭이 大義에 입각해 설득해오자, <商山 四皓>는 고개를 끄덕이며 태도를 바꾸는 것이었다.
"貴公의 말을 듣고 보니 우리가 너무 고집을 부린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구려. 太子가 우리를 그처럼 만나고 싶어하신다니, 내려가도록 하겠소."
이리하여 <商山 四皓>는 李公과 함께 下山하게된다.
呂 皇后는 그 소식을 듣고, 太子와 함께 멀리까지 마중을 나와 <商山 四皓>를 극진히 맞아들이며 간곡히 부탁한다.
"황태자는 장차 이 나라를 통치하여 만 백성들의 안위를 위해 심혈을 기울일 분이오니, 네 분 어르신 들께서는 황태자가 영명한 君主가 될 수 있도록 統治學을 철저히 가르쳐 주시옵소서."
이에, <상산 사호>는 기뻐하며 황태자에게 統治學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한편,
유방은 呂 皇后가 그와 같은 일을 진행시키고 있는 줄도 모르고, 어느 날 叔孫通과 周昌 두 大夫를 불러 묻는다.
" 며칠 전, 卿들에게 <太子의 廢立>문제로 특별 지시를 내린 바 있었는데 그 後, 重臣 회의에서 그 문제를 어떻게 결의하였는지 아직까지 아무 소식이 없으니 어찌 된 일이오 ?"
유방은 태자 劉盈을 廢位시키고 戚妃 태생인 如意를 태자로 책봉할 마음이 변치않고 있었던 것이다.
叔孫通과 周昌은 머리를 조아리며,
"폐하 ! 劉盈 태자는 매우 영명하신 분이므로, 그를 폐위시키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인 줄로 아뢰옵니다. 옛날 晉나라의 獻王은 驪姬를 총애한 나머지 그녀의 소생인 奚齊(혜제)를 태자로 바꾸었다가, 40 년 동안이나 나라를 어지럽힌 일이 있사옵니다. 그리고 秦始皇도 간신 趙高의 말을 듣고, 태자를 扶蘇에서 胡亥로 바꾸었다가 나라가 亡해 버리지 않았사옵니까? 폐하께서도 아시다시피, 지금의 황태자는 어느 누구보다도 영명하시옵니다. 폐하께서 만약 嫡子를 폐위 하시고 庶子인 如意 公子를 태자로 바꾸신다면, 저희들은 太子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겠사옵니다."
중신들이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니, 유방은 불쾌하기 그지없었으나 重臣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태자를 무리하게 바꿔칠 수는 없었다.
유방은 어쩔 수없이 불쾌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長信宮에 가려는데 太子 劉盈이 文德殿에서 나오는데, 태자의 뒤로 네 명의 노인들이 따라 오는 것이 보이는 것이었다.
"저 老人 들은 누구인가 ?"
하고 물었더니, 네 명의 노인들이 다가와 유방에게 큰절을 올리며,
"저희들은 商山에서 내려온 '四皓'라 하옵니다."
하고 아뢰는 것이 아닌가 ?
유방은 <商山 四皓>라는 말에 크게 놀라며,
"아니, 당신들이 <商山 四皓>라면, 내가 불렀을 때는 그토록 오지 않았던 분 들이 지금은 어떤 연유로 太子를 모시고 다니시오 ?"
<商山 四皓>가 입을 모아 대답한다.
"陛下께서는 傲慢하기 짝이 없어 賢士들을 가볍게 여겼기로 우리들은 불러도 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황태자는 仁孝恭敬한데다 賢士를 소중히 여길 줄 아시니 장차 寶位를 이어 받으시면 國泰民安을 위해 힘쓰셔야 하겠기에 우리들은 태자를 도와 統治學과 聖學을 講論하고자 山에서 내려온 것이옵니다. 장차 太子께서 보위에 오르시면, 그때는 堯舜時代와 같은 태평 성대가 될 것이옵니다."
유방은 그 말을 듣자, 太子를 바꿀 생각을 깨끗이 단념하는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商山 四皓>들이 劉盈을 聖君으로 인정한다면 국가의 백년 대계를 위해 그처럼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유방은 長信宮으로 戚妃를 찾아가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해주니, 戚妃는 눈물을 흘리며 탄식한다.
"그렇다면 우리 母子는 언젠가는 皇后의 손에 죽게 될 것이 아니옵니까 ?"
유방은 몸을 감싸 며 위로한다.
"如意가 비록 太子는 못 되더라도, 큰 나라의 王으로 封할 것이니 조금도 염려 하지마라."
"저희 母子는 오직 폐하의 은총만을 믿사옵니다."
戚妃는 말은 그렇게 하였지만 장차 그들에게 닥쳐올 운명에 공포감을 금할 길이 없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