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列國誌 181
** 漢高祖 列傳 13
※ 陳稀의 反亂 3
오랑캐의 總 大將 哈延赤은 그런대로 거친 물살과 싸우며 강 건너편에 도달하여 뭍으로 기어 오르려고 할 때, 陣稀가 飛虎처럼 달려와, 黃銅으로 된 12 斤짜리, 7尺 무쇠 석장을 바람개비 처럼 휘둘러, 뭍으로 기어 오르던 哈延赤의 머리통을 사정없이 내리쳐서 죽이고 세찬 강물 속으로 던져버렸다.
이로 인해, 哈延赤 은 급류에 휩쓸려 들어가 순식간에 익사하자, 蠻王이 군사를 몰고 뒤따라 오다가 그 현장을 목격하고, 啞然 失色한다.
"아 ! 우리가 저놈들의 술책에 감쪽같이 걸려들었구나 ! "
蠻王이 발을 구르고있는 바로 그때,
일단의 부하들이 급히 말을 몰아오더니,
"대왕 마마 ! 우리가 陣地를 비워 둔 사이 敵兵들이 우리의 軍糧과 馬草를 송두리째 불태우고 陣地를 점령해버렸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
蠻王은 그 말을 듣고 까무라칠 듯이 놀랐다.
"뭐라고 !? 우리 軍糧과 馬草가 모두 불타고 本陳이 점령 당해버렸다고...?
아뿔싸 ...!
그러면 이제 어찌한단 말이냐 ...? "
蠻王은 불과 한 시각도 채 되지 않아 3 萬에 가까운 군사와 總 지휘관인 哈延赤을 잃은채, 눈물을 머금고 北方의 本國으로 總 退却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렇게 陣稀는 大勝을 거두고 代州城에 입성한 後, 城內에서 대대적인 축하연을 베풀었다.
그러나 陣稀는 이제부터는 유방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그것이 문제였다.
陣稀는 自酌하며 혼자 생각해본다.
(韓信 장군은, "유방은 苦難은 같이할 수 있어도, 기쁨은 같이할 수 없는 사람" 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천하를 통일하는 데 절대적인 功을 세운 韓信 장군조차 저렇게 對하는 것을 보면, 유방은 나 같은 것은 언제 죽이려 할지 모르는 일이 아닌가 ? 그렇다면 韓信 장군 말대로 그냥 이곳에 눌러앉아 代王이 되기로 하자. 나중에 유방이 怒하여 군사를 이끌고 오게되면, 그때는 韓信 장군과 합동으로 유방을 제압하고, 韓信과 함께 천하를 통치하면 될 게 아닌가 ?)
陣稀는 이런 생각이 들자, 휘하 장수 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자기가 뜻하는 바를 솔직하게 말한 뒤,
"만약 그대들이 나를 따르면, 머지않은 장래에 그대들을 功에 따라 侯佰에 封해 줄 것이오."
하고 말했다.
이에 모든 장수들이 환호하며 陣稀에게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한다.
그리하여 진희는 그 해 7월, 代州城을 근거지로 삼고 代王에 즉위하고, 이웃에 있는 趙城까지 병합해 버린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을
이웃나라의 西魏王이 유방에게 급히 보고하자 유방은 크게 놀라 簫何와 陣平을 한자리에 불러 상의한다.
"나는 평소에 陣稀 를 무척 아껴왔었소. 그런데 진희가 무엇이 못마땅해 나를 배반 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구려."
丞相 簫何가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한다.
"陣稀는 워낙 재주가 비상할뿐 아니라, 배반할 소질을 충분히 타고난 인물이옵니다. 지금 朝廷에 있는 장수들 중에는 어느 누구도 그를 當해낼 사람이 없사옵니다. 그러므로 淮南에 있는 英布 장군과 大粱에 있는 彭越 장군을 불러, 그를 토벌하게 하는 길밖에 없겠사옵니다."
유방은 그 말을 옳게 여겨, 멀리 있는 英布와 彭越을 급히 부르는 한편, 전국 각지에 비상 경계령을 내렸다.
韓信은 그러한 사실을 알게되자, 英布와 彭越에게 밀서를 급히 보낸다.
韓信이 두 사람에게 보낸 밀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陣稀가 代州에서 반란을 일으켰는데, 漢帝는 지금 두 장군을 불러 陣稀를 토벌하려고 할 것이요.
그러나 진희를 토벌하고 나면, 두 장군도 나와 똑같은 신세가 되고 말 것이오. 왜냐하면 두 분도 그동안 보셨다시피, '漢帝는 고난은 같이할 수 있어도 기쁨은 같이할 수 없는 포용력이 없는 성품의 소유자'이기 때문이오. 그러므로 두 장군은 淮南과 大梁에서 제각기 부귀와 권세를 누리며, 漢帝의 부름에는 결코 응하지 마시기 바라오. 만약 내 말을 무시하고 섣불리 出兵하여 陣稀를 토벌했다가는, 두 장군은 틀림없이 나와 같이 비참한 신세가 되어 버릴 것이니, 거듭 명심하시기 바라오.>
英布와 彭越은 韓信이 보낸 밀서를 보고 크게 놀랐다.
(韓信 장군이 漢帝에게 얼마나 억울하고 恨이 맺혔으면 우리에게 이런 밀서까지 보냈을까 ...? 漢帝가 이렇게 속좁은 사람인 줄도 모르고 우리가 나가 陣稀를 토벌한다면, 그 뒤, 우리도 韓信 장군과 똑같은 신세가 되고말 것이 아니겠는가 ....?)
이렇게 생각한 英布와 彭越은 <몸이 불편하여 出兵하기 어렵다>는 上奏文을 유방에게 올린 다.
出兵 不可의 통고문을 받은 유방은 크게 怒하며 簫何와 陣平을 다시 불러 상의한다.
"英布 장군과 彭越 장군이 모두 身病으로 출병을 못하겠다고 알려 왔으니 陣稀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좋겠소 ?"
陣平이 대답한다.
"臣이 생각하옵건데, 陣稀 가 모반을 결심하게 된 데는 세 가지의 동기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옵니다.
첫째는, 韓信 장군이 楚王 자리에서 해임되고 체포되어 홀로 함양에 유배처럼 가 있게된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陣稀 는 누구 보다도 韓信 장군을 두려워했는데, 그가 천하 통일에 지대한 功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無用之將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이제는 자기를 당할 장수가 없다는 자신감에서 모반을 감행한 것으로 생각되옵니다."
유방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으음 ... !
듣고 보니 수긍이 가오. 그러면 두 번째의 동기는 무엇이오 ?"
"두 번째 동기는, 폐하께서 요즘들어 가능하면 전쟁을 피하고자 하시는 경향이 있어왔기 때문에 陣稀는 그것을 알고 모반을 결행했을 것이옵니다. 그리고 세 번째 동기는, 趙나라의 군사들은 옛부터 1當 10의 强兵인지라 그들을 믿고 모반을 결심했을 것이옵니다."
"음 ! 모두가 그럴듯한 이야기요. 그러면 우리는 거기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겠소 ?"
陣平이 다시 아뢴다.
"臣이 생각하옵건데, 陣稀 를 토벌하기 위해서는 폐하께서 직접 원정 길에 오르시는 수밖에 없는 것 같사옵니다. 모든 政事를 황후 마마와 簫何 丞相에게 맡기시옵고, 폐하께서 직접 周勃, 王陵, 번쾌, 灌瓔, 曺參, 夏厚瓔 등의 장수들을 모두 거느리시고 親征길에 오르시면, 진희는 氣가 질려 제풀에 손을 들게 될 것이옵니다."
유방은 진평의 말을 옳게 여겨 몸소 40 萬 大軍을 거느리고 親征에 나서기로 한다.
그리하여 周勃과 王陵에게 10만 군사를 주어 선발대로 먼저 보내고, 유방 자신은 內殿으로 들어와 呂皇后에게 그 사실을 알리며,
"陣稀라는 자가 우리 나라를 침입해 온 북방 오랑캐를 물리치고는 代主에 그대로 눌러앉아, 스스로 稱王하여, 부득이 朕이 직접 그 者를 토벌하러 다녀와야 겠소."
여 황후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란다.
"韓信 같은 유능한 장수를 두고 어찌하여 폐하께서 직접 원정을 떠나신다는 말씀이시옵니까 ?"
유방과 한신의 미묘한 관계를 잘 모르는 여 황후는 유방의 親征을 만류하고 나왔다.
유방은 하는 수 없이, 韓信에 대한 疑懼心(의구심)을 呂 皇后에게 솔직히 말해 줄 수밖에 없었다.
"황후는 자세한 사정을 잘 몰라 그런 말씀을 하지만, 韓信이란 자는 결코 믿을 사람이 못 되오. 陣稀를 토벌하려고 韓信을 보냈다가는, 한신은 진희와 결탁하여 칼 끝을 나에게 돌릴지도 모르오. 내가 한신으로부터 일체의 兵權을 박탈해 버린 것도 그 때문이었소. 韓信은 계략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기회만 있으면 어떤 亂을 일으킬지 모르는 위험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하오."
"韓信 장군이 그토록 믿지 못할 장수였습니까 ?"
유방은 거듭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韓信은 내 밑에 있기에는 너무도 野心이 큰 인물이오. 거듭 말하거니와 그로부터 모든 兵權을 빼앗아 버린 것은 그런 위험성 때문이었소. 내가 이번에 원정을 가고 없으면, 한신은 이번 기회를 이용해 어떤 일을 벌일지도 모르니 내가 不在중에 모든 權力을 황후가 직접 장악하고 행사해 주시오. 그래서 무슨 불상사가 생기게 되거든 簫何 丞相, 陣平 大夫 등과 직접 상의하여 처리하도록 하시오."
呂 皇后는 태생적으로 권력에 대하여 큰 관심을 가지고 있던 여인인데, 유방의 말을 듣자 크게 기뻐한다.
"폐하께서 일시나마 國權을 代行하라는 분부를 내려주시면, 신첩은 簫何, 陣平 등의 重臣 들과 상의하여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나이다."
유방은 미소를 띄며 다시 말한다.
"韓信을 생각하면 일시나마 都城을 비우기가 불안해 견딜 수가 없소. 그러나 제아무리 韓信이라 한들, 손과 발을 모두 잘라 버렸으니까 별일은 없겠지만, 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韓信이 의심스럽게 나오면, 그날로 즉시 체포하여 엄중히 다스리도록 하시오."
그리고 소하와 진평을 그 자리에 불러 신신당부한다.
"내가 없는 동안 황후에게 모든 國權을 대행하게 하였소. 簫何 丞相과 陣平 大夫는 국가의 開國元勳이시니, 황후를 성심껏 받들어 國政에 빈틈이 없도록 살펴주기를 간곡히 부탁하오."
소하와 진평은 머리를 조아리며,
"臣들은 황후 마마를 최선을 다하여 받들어 모실 것이오니, 폐하께서는 염려치 마시옵고 하루속히 勝戰鼓를 올리시고 개선하여 돌아오시옵소서. 臣들은 그날만을 학수 고대하겠나이다."
이리하여 유방은 만조 백관들의 환송을 받으며 원정 길에 올랐고, 呂 皇后는 그날부터 국가의 권력을 한손에 쥐게 된다.
大權 !
그것은 천하 萬事를 제 뜻대로 주무를 수 있는 절대적인 권력이었다.
그러기에 임시나마 권력을 쥐게된 呂 皇后는 그날부터 권력에 대하여 말할 수 없는 흥분과 기쁨을 느끼게 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