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列國誌 183
** 漢高祖 列傳 15
※ 유방의 親征 2
隋何의 보고를 받은 유방은 자신이 생겨 다음날, 일선으로 대군을 휘몰아 갔다.
그러자 陣稀가 말을 달려 나와 馬上에서 유방에게 큰절을 올리며 말한다.
"폐하께서는 어인 일로 대군을 여기까지 몸소 몰고 오셨습니까 ?"
이에 유방은 소리를 높여 꾸짖듯 말한다.
"나는 그대를 무척 아껴 왔거늘, 그대는 무슨 까닭으로 朕에게 반기를 드는가 ? 그대가 반역을 했기에 朕이 그대를 응징하러 왔노라."
진희가 맞받아 대답한다.
"폐하는 秦始皇이나 楚覇王과 마찬가지로 功臣들을 모조리 죽여버리시기에, 저는 부득이 살기 위해 반기를 들게 된 것이옵니다."
유방이 大怒하여 뒤를 돌아다보며,
"누가 저 역적 놈을 당장 誅殺해버리지 못하겠느냐? ! "
하고 소리 높여 외친다.
그러자 번쾌와 周勃이 쏜살같이 달려나가 陣稀와 일전을 겨루는데,
陣稀의 무예는 실로 대단하였다. 진희는 9尺 巨軀의 번쾌와 猛將으로 소문난 周勃을 상대로 (1대 2로)싸우는데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이렇게 20 여 합을 겨루도록 승부가 나지 않자, 이번에는 王陵과 周昌까지 가세하여 1대 4의 접전이 벌어졌다.
이렇게 1 : 4의 싸움이 되자 陣稀는 勢 不利를 느끼고 남쪽으로 후퇴한다.
남쪽으로 가면 유무와 초초가 대군을 이끌고 도와 주리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남쪽으로 달려가도 유무와 초초의 군사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유무와 초초는 이미 수하에게 黃金으로 매수되었기 때문에 漢軍과 싸우지 않으려고 군사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 버렸던 것이었다.
유방은 그러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놓고 진희를 추격한다.
그러나 30리쯤 추격을 하다 보니, 거기에는 네 개의 陳門이 있었는데, 그 진문에는 많은 軍旗가 나부끼고 있었다.
陣稀를 뒤쫒던 漢나라 장수 번쾌, 周勃, 王陵, 周昌 等은 陣稀를 한 번에 때려잡을 욕심으로 敵陣 깊숙이 쳐들어갔다. 敵將들을 미리 매수해 놓았음으로 안심하고 뒤쫒아갔던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공격해 보니 그게 아니었다. 陣稀의 騎馬部隊가 四方에서 구름처럼 몰려 나오며 漢나라 군사들을 닥치는 대로 찌르고 베는데, 그들 모두가 一騎當千의 騎兵들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陣稀의 騎馬 부대에게 漢軍 병사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리니 유방의 漢軍은 삽시간에 敗色이 드리워진다.
"이거 안 되겠다. 모두 급히 후퇴하라 ! "
漢軍이 退却하기 시작하자, 진희의 군사들은 한층 더 사기충천하여 한군을 따라잡아 닥치는 대로 쓸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날이 점점 어두워지는 바람에 진희는 더 이상 추격하지는 않았다.
천만 다행히도 날이 저물었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漢軍은 再起 不能할 정도로 막대한 병력의 손실과 함께, 사기가 크게 꺾일 뻔 하였다.
유방은 하는 수 없이 안전 지대까지 도망쳐 오자, 隊伍를 새롭게 정비하며 全軍에게 새로운 軍令을 내린다.
"敵이 밤에 夜襲해 올지 모르니, 모든 부대는 철저히 수비태세를 갖추도록하라... 그런데, 적장들을 매수해 놓았다고 했는데, 적의 기세가 놀랄만큼 막강하니 도데체 어떻게 된 것이냐 ?"
그러자 王陵이 앞으로 나서며,
"유무와 초초는 매수되었기 때문에, 오늘 싸움에는 가담하지 않았습니다."
"뭐라고 ? 유무와 초초가 가담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陣稀의 군사들이 이렇게나 强하단 말인가 ?"
"그러하옵니다. 오늘의 전투에서 陣稀의 用兵術을 보니, 그는 韓信의 兵法에 매우 정통하였습니다. 진희를 가볍게 보고 함부로 덤볐다가는 큰일날 것 같사옵니다."
마침 그때 周勃이 급히 달려오더니,
"폐하 우리가 싸우고 있는 사이에 敵兵들이 우리가 本陣에 보관하고 있던 軍糧과 馬草를 모조리 쓸어가 버렸습니다."
하고 보고하는게 아닌가 ?
유방은 그 보고를 받고 대경 실색한다.
"무어라 ? 적에게 軍糧과 馬草를 모두 뺐겼다니,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먹고 싸운단 말이냐 ?"
"軍糧과 馬草가 없으니 부득이 우리는 邯鄲까지 긴급 후퇴를 해야 합니다. 일단 邯鄲으로 돌아가 군비를 재정비하여 다시 와도 늦지 않사옵니다."
유방은 氣가막혔다. 陣稀의 兵法이 이렇게 탁월할 줄은 정말 몰랐던 것이다.
더구나 王陵의 말대로 陣稀가 韓信의 병법을 통달했다고 한다면, 그를 토벌하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만 같았다.
유방이 한숨을 쉬며,
"우리가 邯鄲으로 후퇴하기 시작하면, 진희는 그 낌새를 눈치채고 기습을 감행해 올 게 아닌가 ?"
유방은 평소부터 韓信의 兵法을 무척 두렵게 여기고 있었다. 그러기에 <陣稀는 韓信과 흡사하다>는 말을 듣고 나서부터는 陣稀에게도 은근히 겁을 먹게 되었다.
(쪼다, 병신이 따로 없으렸다!?..^^)
그러나 왕릉은 자신을 가지고 말한다.
"우리가 군사를 몇 부대로 나눠 가지고, 제각기 분리하여 이동하면 아무런 위험 없이 邯鄲까지 후퇴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그럴까 ?"
"그렇습니다. 폐하께서는 陣稀의 夜襲을 걱정하시지만, 저는 그와 반대로 그가 병법에 정통하므로 오히려 무모한 야간 기습은 하지 않으리라고 믿사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고 ?"
"어떤 군대를 막론하고 부대가 이동할 때는 敵의 기습에 대한 준비를 완전히 갖춘 후에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은 기본 병법을 모를 리 없는 陣稀가 무엇때문에 무리한 기습을 감행하겠습니까 ?"
유방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장군의 말을 들어 보니 과연 그렇구려 ! 朕도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지금은 나이를 먹은 탓인지 쓸데 없는 염려를 하게 되네. 그러면 날도 어두워졌으니 지금 곧 邯鄲으로 이동하기로 하세."
유방은 밤을 도와 한단으로 옮겨갔으나, 陣稀의 기습은 없었다.
한편,
陣稀는 漢軍을 멋지게 격퇴하고 나서 유무와 초초를 불러 호되게 꾸짖는다.
"오늘 전투에서 그대들이 나를 도울 생각은 않고 도망쳐버린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이번만은 특별히 눈감아 주겠지만, 차후에 또다시 오늘과 같은 일이 있으면 엄중 처단할 것이니 재삼 명심하라."
"차후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깊이 명심하겠습니다."
이러는 와중에 飛馬가 달려오더니,
"敵들은 지금 邯鄲으로 이동해 가고 있는 중이옵니다."
하고 보고하는 것이었다.
모든 장수들은 그 말을 듣기가 무섭게 이구 동성으로 진희에게,
"敵이 지금 이동하고 있다면, 이 기회에 그들을 추격하여 철저하게 쳐부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기회야 말로 우리가 敵을 전멸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장수들은 제각기 기습을 주장하고 나온다.
그러나 진희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一言之下에 거절해 버린다.
"그것은 안된다. 어떤 군대를 막론하고, 부대가 이동할 때는 반드시 대비책을 세워 놓은 後에 움직이는 법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섣불리 夜襲을 한다는 것은 섶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다!"
王陵이 예상한 대로 陣稀는 병법에 정통하기 때문에 夜襲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리하여 兩軍은 잠시 소강상태를 유지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