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

# 列國誌 165

jahun 2021. 9. 3. 05:25

 

# 列國誌 165

** 楚漢誌 87

※ 自決하는 虞美人과 項羽

虞兮虞兮 可奈何 (우혜 우혜 가내하)
우미인아! 우미인아!!
이를 어찌하면 좋단 말이냐!?..

항우는 밤 사이에 異變이 일어난 줄도 모르고 우미인과 함께 잠을 자다가 문득 잠결에 楚나라의 노랫소리가 아련히 들려오고 있지 않은가 ?
"아니, 이게 웬 楚나라 노래소리냐 ? 내가 지금 고향에 돌아왔단 말이냐 ?"
항우는 놀라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나 사방을 둘러 보아도 그 곳은 틀림없는 軍營 막사가 아닌가 ?
그러자 항우는,
"밖에 누구 없느냐 !
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周蘭과 환초가 황급히 달려와 울며 아뢴다.
"폐하 !
韓信이란 놈이 간밤에 山上에서 퉁소로 楚나라 노래를 불러대는 바람에, 우리 군사들이 심란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모두 고향으로 달아나 버렸습니다. 8천여 명에 달하던 친위대 병사들은 물론, 季布와 鐘離昧, 項佰 장군조차 떠나버려서, 이제 남은 군사는 우리 두 사람과 8 백 여 명의 결사대 뿐이옵니다."
항우는 그 말을 듣고 기절할 듯 놀랐다.
"뭐?.... 季布와 鐘離昧와 項佰까지 달아나 버렸다고 ? "
"그러하옵니다. 폐하. 모두 달아나 버려서 이제는 敵을 막아낼 수가 없사오니, 폐하께서도 몸을 피하셔야 하옵니다."
그 말을 들은 항우는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며 하늘을 우러러 울부짖는다.
"세상에 이럴 수가 ! 오!.., 하늘이시여! 정녕 나를, 나를 버리시나이까 ?"
그 탄식이 너무도 비통하여 周蘭과 환초도 흐느껴 울었다.
虞美人은 너무도 놀라운 사실을 항우와 함께 듣고, 눈만 커다랗게 뜬 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온 몸을 떨고만 있었다.
항우는 그러한 우미인을 돌아보며,
"내가 당신과 함께 槍劍과 화살이 난무하는 敵의 포위망을 뚫고 가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오. 그러니 당신은 내가 敵의 포위망을 뚫고 싸우는 틈을 보아서 피신하시오. 이제 나는 당신과 헤어져 어디론지 도망 갈 수밖에 없게 되어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구려. 그대와 더불어 부부의 情을 나눠 온지가 어언 7~8 년.
그 거친 戰亂 中에도 떨어지지 않았던 우리였지만 이제는 기약없는 이별을 해야하니 가슴이 미어지는구려 !"
하며 땅을 치며 통곡하는 것이었다.
項羽에게는 나라가 亡하게 되었다는 사실도 아팠지만, 그토록 사랑하는 우미인과 영원히 헤어진다는 사실이 가슴을 더 아프게 했던 것이다.
우미인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땅에 쓰러져 울기만 하였다.
애절한 슬픔이 계속되자, 항우는 우미인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말한다.
"나는 이미 죽음을 각오한 몸. 그대는 속히 일어나 살 길을 찾도록하시오 ! "
우미인은 정신없이 흐느끼다가, 문득 얼굴을 들어 항우를 원망스럽게 바라보며 말한다.
"폐하 !
지어미가 지아비를 떠나 어디로 가라고 신첩을 버리시려 하시옵니까 ?! 신첩은 폐하의 말씀이 너무도 원망스럽사옵니다 ! "
항우는 북받치는 슬픔을 씹어 삼키며 냉정한 어조로 달래듯이 말한다.
"당신은 아직도 젊은 몸이니, 어디를 간들 살 길이 없겠소 ? 나를 생각하지 말고 빨리 이곳을 뜨도록 하오."
우미인은 탄식하며,
"신첩은 그동안 폐하의 은총을 입어 오면서, 언제든지 폐하와 生死를 같이할 결심을 해왔사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혼자만 살 길을 찾아 떠나라고 하시니, 그 무슨 無情한 말씀을 그리 하시옵니까."
항우는 가슴이 메이는듯 옷소매로 눈물을 훔치며,
"나라가 亡했으니, 어쩔 수 없이 나는 죽어야 할 몸이오. 그러나 앞길이 창창한 그대까지 나를 따라 죽을 필요는 없지 않소 ?"
항우는 그 한 마디를 던지고 부랴부랴 갑옷을 추스려 입고 밖으로 나와 愛馬 烏騅의 등에 올라타 박차를 가한다. 아내를 내버려둔 채 자기만이 죽을지 살지 모르는 길을 찾아 나서려는 것이었다.
항우가 우미인을 두고 혼자 敵陣을 돌파하려는 것은 그만큼 우미인을 아끼는 마음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러나 항우가 말 위에 올라 아무리 박차를 가해도, 烏騅는 웬일인지 그 자리에 선채 꿈쩍도 하지 않는다.
바로 그때, 우미인이 황급히 쫒아 나와 항우의 옷소매를 움켜 잡고 애원하듯 말한다.
"폐하 ! 아무리 떠나시더라도 신첩의 離別酒 한 잔은 드시고 떠나셔야 할 것이 아니옵니까 ?"
"오!, 당신이 주는 이별주를 내 어찌 마다 하겠소? "
우미인은 몸소 술병을 들고 나와 馬上의 항우에게 이별주를 따라 올리며 말한다.
"폐하께서는 신첩의 仙女舞를 무척 좋아하셨으니, 마지막으로 仙女舞를 한 사위 추어 올리겠나이다."
그리고나서, 虞美人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仙女舞를 추기 시작한다.
그녀의 선녀무는 그야말로 천하 일품이었다. 사뿐사뿐 옮기는 발걸음에서는 三炫六角이 소리 없이 울려 퍼지는 것 같았고, 긴 옷소매를 하늘을 향해 치켜올릴 때는 선녀가 羽化登仙하는 것 같아서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그 춤에서는 슬픔이 가득해보이는지라 손에 술잔을 든 채 우미인의 선녀무를 바라보고 있는 항우의 눈에서는 굵은 눈물이 계속 흘러 내렸다.
항우는 눈물을 흘리며 춤을 추는 虞美人을 정신없이 바라보다가 문득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춤사위에 맞추어 즉흥시를 읊는다.
"力拔山兮 氣蓋世 ( 역발산혜 기개세 )
힘은 산을 뽑고 기개는 천하를 덮었건만
時不利兮 騅弗逝 (시불리혜 추불서)
때가 불리한지 오추조차 나가지 않는구나
騅弗逝兮 可奈何 (추불서혜 가내하)
오추가 나가지 않으니 이를 어찌한단 말이냐?
虞兮虞兮 可奈何 (우혜우혜 가내하)
우미인아 우미인아!
이를 어찌하면 좋단 말이냐!?
虞兮虞兮 可奈何 (우혜우혜 가내하)
...
항우가 즉흥시를 눈물로 읊고 나자, 우미인은 춤을 추며 즉석에서 和答한다.
"漢兵巳略 四方楚歌聲
(한병사략 사방초가성)
漢나라 軍이 쳐들어와 사방에는 楚나라 노래뿐이고
大王意氣盡 賤妾何聊生
(대왕의기진 천첩하료생)
대왕께서 뜻을 잃으셨는데
신첩이 어찌 살기를 바라오리까?"
항우와 우미인은 이별이 슬퍼 노래를 주고 받으며 언제까지나 헤어질 줄을 모른다.
夫婦의 애절한 이별을 눈물로 지켜 보던 周蘭과 환초는 먼 동이 터오는 하늘을 손으로 가르키며 항우에게 아뢴다.
"폐하 !
동이 터오기 시작하니, 적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옵니다. 어서 빨리 떠나셔야 하옵니다."
항우는 그제서야 달래듯 말한다.
"敵들이 몰려오기 전에 이제 어디론가 떠나야만 하겠소. 당신도 속히 피신하여 목숨을 보존토록 하오. 우리들의 운명이 다하지 않았다면, 언제 어디선가 다시 만날 날이 있을 것이오."
우미인은 항우의 옷소매를 부여잡고 호소한다.
"대왕께서 혼자만 떠나시면, 저더러 어디로 가라는 말씀이시옵니까 ?"
항우가 대답한다.
"당신은 罪가 없어 劉邦도 당신은 결코 죽이지 않을 것이오. 그러니 그런 걱정은 하지도 마오."
그러자 우미인은 몸부림치며 외친다.
"신첩은 폐하와 함께 도망가다가 적의 손에 붙잡히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결심이옵니다. 설사 肉身이 塵土가 되더도 혼백만은 폐하를 따라 楚나라로 돌아가게 해 주시옵소서."
그러나 항우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것은 안 될 말이오. 아무 罪도 없는 당신을 내 어찌 나와 함께 죽자고 할 수가 있겠소 ? 나는 도망치다 여의치않으면 죽을 결심이지만, 당신까지 죽게할 수는 없소."
우미인은 항우의 옷소매를 움켜잡으며 다시금 애원하듯 말한다.
"정말로 그러시다면 신첩의 마지막 소원 하나만 들어주시옵소서."
항우도 <마지막 간청>만은 거절할 수가 없어서,
"이 판국에 무슨 소원이 있단 말이오?. 그것만은 들어 줄테니, 어서 말해 보오."
우미인이 말한다.
"바라옵건대 폐하의 寶劍을 신첩에게 이별의 情표로 내려 주시옵소서. 신첩은 어디를 가나 그 보검을 폐하로 알고 받들어 모시겠사옵니다."
눈물겨운 아내의 마지막 간청이었다.
항우도 그것은 거절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허리에 차고 있던 보검을 풀어주며 말한다.
"그런 소원이라면 어찌 들어주지 않겠소. 어서 받으오."
虞美人은 보검을 받아들고 나더니, 비장한 어조로 항우를 부른다.
"폐하 ! "
"무슨 일이오 ? "
"신첩이 폐하를 따라 나서면 폐하는 저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실 것이옵니다. 그러기에 신첩은 이 자리에서 죽기로 결심하였으니, 폐하께서는 이 순간부터 신첩을 잊으시고 속히 피하시옵소서."
虞美人은 그 한 마디를 남기고 그 자리에서 項羽로부터 받아든 보검으로 가슴을 찔러 앞으로 엎어지며 자결해 버리는 것이었다.
우미인이 항우에게 이별의 보검을 달라고 한 것은 스스로 자결을 하기위한 구실이었던 것이었다.
말릴 틈도 없이 벌어진 참극을 눈앞에서 당한 항우는 말에서 뛰어내려 우미인의 시신을 부둥켜안고 통곡한다.
한참 동안 지켜보던 周蘭이 다가와 항우를 잡아 흔들며 諫한다.
"폐하!
지금 더 이상 슬픔에 잠기실 때가 아니옵니다. 사태가 위급하오니 속히 이 자리를 뜨셔야 하옵니다."
항우는 눈물로써 우미인의 시신과 작별 하고, 8백여 騎의 부하들과 함께 눈물을 뿌리며 도망길에 올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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