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列國誌 162
** 楚漢誌 84
※ 埋伏 작전과 突破 작전 2
項羽는 季布의 諫言을 옳게 여겨, 말을 멈추고 적진을 주시한다. 韓信의 僞裝逃走에 여러 차례 당했기 때문에 무리하게 추격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때, 漢나라 陣營에서 李左車가 홀로 말을 타고 나오는 게 아닌가 ?
항우는 이좌거를 보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자신도 모르게 長槍을 움켜 잡으며 외쳤다.
"네 이놈, 잘 만났다. 가짜 항복으로 나를 여기까지 꾀어온 罰로 오늘을 네 제삿날로 만들어주마"
李左車가 말을 멈추더니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지난날 제가 폐하를 찾아갔을 때는 많은 신세를 졌습니다. 폐하께서는 지금 韓信의 계략에 빠져 있사오니, 모든 것을 단념하시고 깨끗이 항복하는 것이 상책이옵니다. 그러면 제가 漢王에게 稟告하여 목숨만은 살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자 항우는 憤을 참지못하고 벽력 같은 소리를 내지르며,
"이 우라질 놈아 ! 네 놈이 아직도 나를 조롱해? 내 오늘 너를 잡아 반드시 四枝를 찢어놓고야 말겠다"
며 달려든다.
이좌거가 잡힐 듯 잡힐 듯 도망가니, 항우는 더욱 약이 바짝 올라 추격을 계속한다.
이렇게 10 里쯤 추격하여 어떤 山 기슭에 다다랐을 때, 이좌거는 보이지 않고, 돌연 四方에서 伏兵들이 들고 일어나 일제히 항우를 향하여 공격해 오는 게 아닌가?
항우와 그를 따라온 군사들은 불시에 기습을 당하는 바람에 大敗하고 만다.
그리하여 진용을 가다듬어 퇴각하 는데, 5 里도 채 못 갔을 때, 이번에는 韓信이 大軍을 이끌고 나타났다.
季布와 鐘離昧가 항우를 호위하며 가까스로 군사들을 추스려 本陣쪽으로 후퇴하려는데 이번에는 근흠과 陣武가 나타나 사방에서 겹겹이 포위망을 좁혀오는 것이었다.
항우는 혼비백산, 싸울 용기가 나지 않아 결사적으로 포위망을 뚫고 도주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韓信이 직접 대군을 몰고 추격해 오는데, 그 기세는 눈 사태처럼, 海溢이 덮쳐오듯 거대하였다. 항우는 그런 기세에 눌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작정 도망가는데, 천만다행으로 周蘭이 대군을 몰고와 항우를 구한다.
항우는 그제서야 안도의 숨을 몰아쉬며 본진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언제 또다시 적의 기습해올지 몰라, 항우는 본진을 지키고 있는 虞子期에게,
"敵의 氣勢가 워낙 막강하여, 우리가 이곳에 오래 머물러 있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니 오늘 밤에 일단 彭城으로 철수했다가, 戰力을 재 정비하여 다시 오도록 하자."
그러자 虞自期가 떨리는 목소리로 아뢴다.
"사실 여부는 확실치 않사오나, 韓信의 군사들이 이미 彭城을 점령하고 폐하의 일가족을 모조리 생포했다는 소식이 있었사옵니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彭城으로 가시더라도 대책이 없사옵니다."
항우는 그 소리를 듣고 기절 초풍 할 듯이 놀라며,
"무어라 ? 韓信이 이미 彭城까지 점령해 버렸다고! ?"
項羽가 大驚 失色하는 모습을 보고 虞子期는,
"폐하 !
너무 상심하지 마시옵소서. 우리에게는 아직 10 萬의 군사가 남아 있사옵니다.
지금부터 먼 훗날, 海東의 東方禮義之國으로 불리는 朝鮮에 李舜臣 이라는 불세출의 名將은 前任者가 大敗하여 나라가 百尺簡頭에 처해 있을 때, 당시 朝鮮王 宣組에게 "臣에게는 아직 13 척의 배가 남아있사옵니다" 라며, 그 적은 數의 함선으로 수 백척의 倭船들을 격파하여 水葬시킨다 하옵니다.
하오니,
우리도 그 일을 거울 삼아 오늘 밤 우리 군사들을 荊楚湖 방면으로 후퇴시켜 후일을 대비하는 것이 어떻겠사옵니까?."
항우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말한다.
"李舜臣이라는 조선의 장수가 불과 13척의 배로 數 百척의 倭軍 함대를 격침시킨다는 것이 사실로 일어난다는 말이오?!...^^
허나,
彭城이 함락되었다는 소문은, 敵이 퍼뜨린 유언비어일 가능성이 크니 우리가 다른 곳으로 후퇴하더라도 일단 彭城에 들러 가족들을 데리고 가야 하오. 그래서 山東에 있는 魯郡을 근거지로 再起를 모색할 것이오"
모든 장수들은 항우의 명령에 따라, 한 밤중에 三軍을 거느리고 彭城을 향하여 출발한다.
그리하여 楚軍은 밤을 새워가며 행군하여 蕭縣에 도착하였다. 거기서부터 彭城까지는 50 里 거리였을 뿐이었다.
항우는 그제서야 군사들과 함께 마음놓고 休息을 취하고 있는데, 문득 사방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감지 되어 척후병을 보내 정탐해 보니, 漢軍이 남쪽에서 구름처럼 몰려오고 있고, 동쪽에서는 수 백개의 붉은 깃발이 새벽 바람에 펄럭이고 있는데, 그들 역시 수십만은 되어 보인다는 보고가 아닌가 ?
項羽는 그 소리를 듣고 크게 놀라며 좌우를 돌아보며 소리친다.
"敵兵들이 그렇게 많다니, 세상의 군사들이 모두 劉邦의 군사가 되어 버렸다는 말이냐 ?"
鐘離昧가 머리를 조아리며,
"앞에서는 敵兵이 막고있고, 뒤에서는 韓信이 끈질기게 추격해 오는 것으로 보아, 彭城이 함락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사옵니다. 하오니 우리는 신속히 山東으로 피신함이 좋을 듯 하옵니다. 彭城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이곳에서 어물쩡거리다가는 再起의 기회를 끝내 놓치게 될 것이옵니다."
周蘭도 뒤를 이어 諫한다.
"鐘離昧 장군의 간언은 지당한 말씀인 줄로 아뢰옵니다. 폐하! 빠른 결단을 내려 주시옵소서."
그러나 항우는 격노하여 외친다.
"내 일찍이 수많은 곤경에 처해 보았으나, 完敗한 일은 한 번도 없었다. 敵軍이 막강하기로, 나를 당할 자가 과연 누가 있단 말이냐? 내가 여기서 도망갈 수는 없다. 그대들은 나를 따라와 내가 敵將들을 때려죽이는 광경을 보고나 있으라. 나는 내 목숨이 붙어 있는 한, 彭城을 빼앗긴채 도망가지는 않을 것이다."
항우가 이처럼 완강하게 나오니, 장수들은 하는 수없이 항우의 命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彭城으로 달려가고 있는데.., 얼마후, 飛馬가 달려와 항우에게 아뢴다.
"彭城이 敵에게 함락되어 城樓에는 수많은 붉은 깃발이 펄럭이고 있사옵니다. 또한 그들은 四大門을 철통같이 지키고 있사옵니다."
그 말을 듣자 楚軍 장수들은 크게 낙심하였으나
項羽는 투구 끈을 새로이 졸라매며,
"어떤 일이 있어도 彭城만은 탈환해야 한다!"..
항우가 彭城을 탈환하려고 九利山으로 향하여 나아가는데, 문득 山 위에서 커다란 붉은 깃발이 前後 左右로 움직이자, 사방에서 수많은 伏兵들이 들고 일어나는 게 아닌가 ?
西北方에서는 王陵의 군사가,
北方에서는 盧灌의 군사가,
東北方에선 曺參의 군사가, 東쪽에서는 英布의 군사가,
東南方에선 彭越의 군사가, 南쪽에서는 周勃의 군사가,
西南方에선 張耳의 군사가, 西쪽에서는 장다의 군사가..
이렇게 8개 부대의 군사가 항우를 향하여 천천히 죄어 들어 오니 깊은 산중에 殺氣가 돌기 시작했다.
항우는 이판사판의 심경이 되어, 長槍을 꼬나잡고 8 명의 漢나라 將帥들을 향하여 외친다.
"좋다 ! 여덟 놈이 한꺼번에 덤벼라. 내 槍은 너희들을 한 놈도 살려 두지 않을 것이다."
항우의 입에서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8 명의 장수들이 일시에 항우에게 덤벼 들었다.
그러나 항우는 번개처럼 날쌔고 들소같이 강해서 여덟 명의 漢나라 將帥들을 신들린 사람처럼 막아내며 공격을 가하고 있었다.
그러자 楚陣에서도 鐘離昧, 周蘭, 虞自期 등이 총동원 되어, 양군은 격렬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이렇게 일진 일퇴를 거듭하더니 마침내 漢軍이 쫒기기 시작한다.
그러자 漢나라 軍에서는 박소, 손가회, 고기, 장창, 척사 등의 제 2陣이 파상 공세를 가해 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항우는 조금도 두려워 하지 않고 그들과 20 여 합을 싸우면서 손가회를 창으로 찔러 죽이고, 척사를 槍대로 후려갈겨 죽였다.
이에 박소, 고기, 장창 등이 달아나니, 이번에는 성녀산 계곡에서 진희, 전관, 진무, 오예 등이 공격해 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들 또한 항우의 상대가 되지 못했으니 항우와 맞짱뜬지 불과 10여 합을 넘기지 못하고, 스스로 후퇴하고 말았던 것이다.
韓信은 <周易 陣法>에 의한 '十面埋伏' 작전으로 항우를 생포하려고 하였으나, 항우는 60 여 명의 漢나라 將帥 들을 거의 혼자서 막아냈던 것이다.
'十面 埋伏'의 겹겹이 둘러 싼 무서운 전법을 혼자의 힘으로 막아낸 항우는 실로 超人的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그날의 戰鬪가 끝나자 楚나라 장수들은 땅에 엎드려 항우의 위력을 찬탄한다.
"폐하는 진실로 하늘이 내리신 神將이시옵니다. 폐하가 아니면 60 여 명의 敵將들을 어떻게 혼자서 물리칠 수가 있었겠나이까 ?"
사실 항우는 이날 60 여 명의 敵將들과 싸웠지만, 창검을 손에서 떨어뜨린 일이 한 번도 없었고, 큰 상처조차 입지 않았다.
항우는 장수들의 찬사에 龍馬 烏騅의 목덜미를 두드리며,
"오늘 싸움에서 내가 敵의 장수들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이 <烏騅>의 덕분이었소."
그러자 烏騅는 주인의 말을 알아듣는 듯, 두 귀를 쫑끗 세우고 머리를 들어 먼 하늘을 바라보면서,
"이히히힝 ! "
하며 큰소리로 울어댄다.
이윽고 항우가 장중으로 돌아와 투구를 벗으니 虞美人이 달려와,
"폐하께서 무사하심을 감축하나이다."
하고 큰절을 올린다.
項羽는 虞美人을 보고 흔쾌히 웃으며 말한다.
"당신은 오늘 엄청난 敵의 숫자를 보고 무척 놀랐겠지? ! "
우미인은 머리를 조아리며,
"신첩은 폐하의 天威와 모든 장수들의 노력으로 적군을 물리친 것을 무엇보다도 기쁘게 생각하옵니다. 폐하께서는 60 여 명의 敵將을 상대로 싸우시느라고 얼마나 피곤하시겠사옵니까 ?"
"무슨 소리 !
나는 그 옛날 秦나라 장수 章悍과 아홉 번을 싸우면서 여러 날을 굶은 일도 있었지만, 그때도 피로를 몰랐소. 오늘 같은 정도의 싸움으로 피로를 느낄 내가 아니오."
항우의 말을 듣고 좌중은 모두 혀를 내두른다.
이때 周蘭이 항우에게,
"폐하 !
敵들은 오늘의 敗北를 설욕하려고 야간에 기습해 올지도 모르옵니다. 이제는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옵니다."
항우는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그놈들이 그만큼 혼이 났는데, 설마 또다시 덤벼 올라구."
周蘭이 다시금 머리를 조아리며,
"자고로 모든 일은 有備無患이라 일러오고 있사오니, 설사 적이 來襲해 오지 않더라도 대비는 꼭 해두어야 하옵니다."
"그렇다면 四方에 陣을 치고, 中軍을 철저히 방비하게 하라."
항우는 軍令을 내려 놓고 우미인을 앞에 두고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크게 싸우며 敵도 물리치고, 사랑하는 여인과 더불어 마시는 술맛은 오늘따라 훨씬 감미로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