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

# 列國誌 167

jahun 2021. 9. 14. 09:08

 

* 力拔山氣蓋世의 楚覇王 項羽도 이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마감합니다
그토록 사랑했던 여인, 虞美人을 먼저 보내고 烏江 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리고 마는 이 아픈 역사를 누구인들 안타까워 하지 않을까?

# 列國誌 167

** 楚漢誌 89

※ 英雄의 最後 1

興敎院 노인들에게 저녁 대접을 받은 항우는 하루종일 漢將들과 싸우느라고 무척 피곤하였으나, 虞美人과의 死別의 슬픔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러던 중에 새벽녘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잠이 들게 되었는데, 꿈을 꾸게된다.
項羽는 저멀리 地平線에서 아침 해가 힘차게 솟아 오르는 모습을 황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눈이 부시도록 찬란한 황금빛 태양이었다.
항우는 연실 눈을 비비며 지평선 위로 솟아오르는 아침 太陽을 정신없이 바라보고 있는데,
홀연 劉邦이 五色이 영롱한 구름을 타고 나타나더니 그 찬란한 태양을 가슴 가득히 품어 버리는 게 아닌가 ?
그 광경을 보는 순간, 項羽는 劉邦으로부터 태양을 빼앗으려고 정신없이 달려갔다.
그러나 項羽가 劉邦을 따라잡는 순간, 劉邦이 項羽를 발길로 차더니 저 멀리 서쪽하늘로 사라져 가는 것이었다.
유방이 태양을 안고 사라진 서쪽 하늘가에는 祥光 (상광 : 성스러운 빛)이 찬란히 빛나고 있었고,
하늘과 땅에서는 향기로운 내음이 그윽하게 풍겨 오고 있었다.
(아!,
내가 劉邦에게 태양을 빼앗기고 말았단 말인가 ?! )
항우는 발을 구르며 하늘을 향해 고함을 지르다가, 자기 고함소리에 놀라 깨어 보니 꿈이었다.
항우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앉으며 비통하게 탄식한다.
"아!,
나의 천하 통일의 꿈은 이제 끝나는 모양이구나 ! "
마침 그때 밖에서 군사를 불러 모으는 고각(鼓角: 북소리) 소리가 나더니 별안간 함성이 크게 들려오고 있었다. 보나마나 항우와 그의 부하들이 숨어 있는 興敎院이 漢軍에게 포위 당하고 있음이 분명하였다.
항우는 武裝을 갖추자마자 밖으로 달려 나와 무작정 숲속으로 말을 몰았다.
어느덧 먼동이 훤하게 밝아오는데, 가는 곳마다 漢나라 군사들이 들고 일어나 함성을 지른다.
項羽는 漢나라 군사들이 함성을 지르거나 말거나, 쏜살같이 오추마를 몰아 달려나갔다.
이처럼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는데 문득 漢將 관영이 앞을 가로 막으며 소리쳤다.
"항우야 ! 어디로 가느냐. 너는 이미 독 안에 든 쥐로다. 네 목을 나에게 맡겨라 ! "
항우는 말을 멈추며 관영을 노려보다가 저돌적으로 관영에게 덤벼들었다.
그리하여 10여 합쯤 싸우는데, 이번에는 양무, 여승, 진무, 근흠 등 猛將들이 한꺼번에 돌진해오는 것이었다.
항우는 勢不利를 깨닫고 다시 도망가기 시작한다.
만약 추격해 오는 자가 있으면, 후퇴하면서 한 놈씩 처치해 버릴 계획이었으나
적장들은 더 이상 추격해 오지 않았다.
이렇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50 里쯤 달려가니 烏江이 나타나는 것이었다.
항우는 그제서야 말을 멈추고 강물을 내려다 보았다. 강물은 무심히 흐르고 있건만, 이를 바라보는 항우의 심정은 마냥 처량하기만 하였다.
(이제 나는 어디로 가야한단 말인가 ?)
갑자기 밀려오는 아득한 생각을 접고 사방을 두루 살펴보니, 산과 들에 우글대는 것은 오로지 漢軍뿐이 아닌가 ?
바로 며칠 전만 하더라도 수 십만의 군사를 거느리고 천하를 호령하던 항우였다. 그때는 어느 누구도 그의 앞에서는 감히 얼굴조차 들지 못했었다. 그야말로 자신은 天下의 有一 無二한 존재가 아니었던가 ?
그러나 그토록 많던 부하들과 수많은 백성들은 다 어디로 가고, 그토록 넓던 封土는 어디로 사라지고, 이제는 갈 곳조차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단 말인가 ?
항우는 山野에 깔려있는 漢軍들을 눈물로 바라보며 혼자서 탄식한다.
(나에게 날개가 있다 한들 저 들의 포위망을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 어젯밤의 꿈으로 나의 운명은 이미 끝났음이 분명하구나 !
아!,
하늘이 정녕 나를 버리시는구나 ! )
그제서야 뒤를 돌아다보니, 자기를 따라온 부하는 겨우 20 여 騎에 지나지 않았다.
항우는 그들을 모아 놓고 말한다.
"나는 군사를 일으킨 지 8년간 수백 번을 싸워 왔지만, 완패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나에게 굴복하지 않은 장수는 한 사람도 없어, 마침내 나는 覇王의 자리를 차지했건만, 오늘날 내가 이렇게 된 것은 용기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하늘이 나를 버렸기때문이다. 사태가 이미 여기에 이르렀으니, 내 마지막으로 세 번만 더 싸워 보겠다. 세 번을 싸워서 지게되면, 하늘이 나를 버린 것이니, 나를 後世에 용기 없는 놈이라고 부르지 마라."
"....."
20 여 騎의 부하들은 머리를 숙연히 숙인채 말이 없었다.
항우가 다시 말한다.
"내가 혼자서 적의 포위망을 뚫고 나갈 테니, 너희들은 각자 흩어져, 포위망을 벗어나면 東山 밑에 숨어 나를 기다리거라."
부하들은 그제서야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한다.
"저희들은 최후까지 폐하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항우는 부하들이 제각기 흩어지기를 기다렸다가, 마지막으로 적진을 날카롭게 살펴보았다.
最後의 일전을 준비하는 항우의 마음은 이미 生과 死를 떠난 超人의 모습이었다.
항우는 마침내 <오추>에게 박차를 가하며 적진을 향하여 질풍 같이 돌진한다.
그리하여 마주 달려 나오는 敵將 하나를 단 칼에 베어버리니, 뒤따라 오던 군사들이 혼비 백산하며 뿔뿔이 흩어져 달아나 버린다.
항우가 최초의 포위망을 돌파하니, 이번에는 제 2의 포위망이 앞을 가로 막았다.
그러나 적장은 양희였고, 양희는 항우를 보자마자 제풀에 도망가 버린다.
항우가 두 번째의 포위망을 뚫고 東山에 와 보니, 20 여 騎의 부하들이 그곳에서 항우를 감격의 눈물로 반기는 것이었다.
그러나 漢軍은 어느 새 또 다시 3 面으로 項羽를 포위해 오고 있었다.
항우는 적진을 노려보며 부하들에게 비장한 명령을 내렸다.
"이제부터는 우리가 모두 죽음을 각오하고 닥치는대로 적을 격파하는 수밖에 없다. 너희들은 모두 나의 뒤를 따르라."
항우는 명령을 내리자마자 비호같이 달려나가 싸웠다. 그리하여 漢將 이우와 도위, 왕항 등을 한칼에 베어 버리고 달려드는 兵士들도 수백 명을 베어버렸다.
그러자 뒤이어 漢將 여승과 양무가 數 千의 군사를 몰고 달려 나온다.
그러나 그들은 항우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여승과 양무는 10합도 채 싸워 보지 못하고 후퇴한다.
그러자 이번에는 또 다른 부대가 달려나왔는데, 그러나 그들도 항우 한 사람을 당해내지 못 하였다.
이날 항우는 연달아 아홉 번을 싸워, 한나라 장수 아홉 명을 죽이고 덤벼들던 적군 병사들도 수 백명을 죽였지만 항우 자신은 큰 상처는 거의 입지 않았다.
날이 저물어가자 漢나라 군사들은 모두 종적을 감춰 버렸다. 그러자 남은 부하들이 땅에 엎드려 항우에게 큰절을 올리며 아뢴다.
"폐하께서는 세 번만 싸우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오늘은 아홉 번을 싸우셔서 敵將 아홉을 참살하셨고, 敵兵도 수천 명을 제압하셨습니다. 폐하야말로 사람이 아닌 天神 이시옵니다."
항우가 쓸쓸히 웃으며 대답한다.
"내가 아무리 용맹스럽기로 天運이 따르지 않으니 어쩔 수가 없구나. 우선 오늘 밤 잠잘 곳이나 찾아 보자."
일행이 烏江 북쪽 강가에 도착해 보니, 동산 고을의 亭長이 강가에 배를 대놓고 있다가 항우를 보자 말한다.
"江東이 좁다고 하오나, 地廣(지광 : 땅의 넓기)은 千 里가 넘사옵니다. 그곳에 가시면 수십만 군사를 쉽게 양성할 수 있사오니 폐하께서는 강을 속히 건너도록 하시옵소서. 만약 적들의 눈에 띄면 이나마도 건너기가 매우 어렵게 될 것이옵니다."
그러나 항우는 배에 오를 생각을 하지않고,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을 숙연히 바라보며 탄식한다.
"하늘이 이미 나를 버리셨는데 江을 건너간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그 옛날 江東에서는 8 千 명의 親衛 部隊가 나를 따라와 주었지만, 이제는 한 사람도 남지 않았으니, 내 무슨 면목으로 강동 땅을 다시 밟는단 말인가!?.."
이렇게 말하는 항우의 두 볼에서는 굵은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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