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

# 列國誌 158

jahun 2021. 9. 3. 05:06

 

# 列國誌 158

** 楚漢誌 80

※ 項羽의 무리한 出兵

大漢 5월.
漢王 劉邦이 百萬 大軍을 직접 거느리고 成辜城을 떠나 征途에 오르니, 旗幟槍劍이 햇빛을 받아 번쩍이는데 山野를 뒤덮으며 數百 里에 이어진 장엄한 행렬은 그야말로 천하 장관이었다.
선봉 대장 '孔熙'와 '陣賀'는 지나가는 곳마다 백성들을 편하게 慰撫해주니 지나는 고을마다 백성들은 漢나라 군사들을 열열한 박수로 환영해줌으로써, 백만 대군은 步武도 당당하게 구리산에 도착하였다.
漢나라 군사들은 구리산에 도착하자마자 韓信의 事前 명령에 따라 요소요소에 부대를 배치하고, 언제라도 즉시 싸울 수있는 전투준비를 완벽하게 갖추었다.
선봉장 孔熙와 陣賀가 漢王에게 稟한다.
"대왕의 위덕이 워낙 높으시와, 우리가 가는 곳마다 백성들이 뜨겁게 환영해 주고 있으니, 이는 대왕께서 천하를 통일하실 吉兆가 분명하옵니다."
한왕 유방이 기뻐하며 말한다.
"백성들이 가는 곳마다 환영해 주는 것은 오로지 장군과 군사들의 덕택이지, 어찌 나의 德이라 할 수가 있으리오."
이렇게 君臣之間에 위덕과 노고를 서로에게 돌리니, 漢나라 군사들의 사기는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는 중에도 韓信은 첩자들을 여러 방면으로 보내, 楚나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對楚 교란 작전을 치밀하게 펼쳐가고 있었다.
한신이 어느 날, 한왕의 고향인 沛縣에 도착해 보니, 언덕 위에 樓閣이 하나 있었다.
한신은 그 누각을 보자, 아무도 모르게 그 누각 위의 현판을 떼어내고 다음과 같은 詩를 써서 현판을 새로 걸었다.
倡義會諸侯
창의회제후
平將道無收
평장무도수
人心咸背楚
인심함배초
天意屬炎劉
천의속염류
나라를 구하고자 제후들이 모이니, 따르지 않는 장수가 없도다.
인심은 모두 楚나라를 등지니, 하늘의 뜻은 劉氏에게 있노라
指日亡垓下
지일망해하
臨時喪沛樓
임시상패루
劍光生烈焰
검광생열염
馘斬項王頭
괵참항왕두
(*馘 : 괵<목벨 괵, 귀 벨 괵)
언제가 그날에
垓下 전투에서 敗하고마니
때가 임하여 沛樓에서 죽으리라
번쩍이는 칼빛은 타는 불꽃 같으니, 項王의 머리가 잘리도다.
楚나라 첩자들이 그 詩를 읽어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그리고 그 詩를 써 가지고 彭城으로 돌아와 항우에게 올린다.
항우는 그 詩를 읽자마자 불같이 怒하여,
"한신이란 놈이 나를 이렇게 모욕할 수가 있는가?
내 당장 三軍을 출동시켜 韓信 이놈을 오늘은 내 손으로 기어코 죽여 없애고야 말겠다 ! "
하고 全軍에 벼락 같은 출동령을 내린다.
그러나 아무 준비도 없이 벼락 출동령을 받은 楚軍 장수들은 크게 당황했다.
그리하여 季布와 周蘭이 급히 달려와 항우에게 諫한다.
"폐하 ! 한신이 누각 현판에 그같은 글을 써붙인 것은 폐하를 노엽게 하여 판단을 흐리게 할 목적이 분명하오니, 그 점을 각별히 경계하셔야하옵니다."
그러나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른 項羽에게 장수들의 忠言이 귀에 들어올리 만무하였다.
"그대들은 무슨 말이 이렇게 많은가?
내가 천하를 누벼왔지만, 지금까지 이런 수모를 당한 일이 한 번도 없었다. 韓信 이 놈이 번번히 나를 모욕하는데, 이런 놈을 그냥 내버려두면 천하의 제후들이 나를 얼마나 우습게 보겠는가 ? 이번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놈을 없애 버릴 것이니 全軍은 속히 출동 준비를 하라 !"
그러자 周蘭이 머리를 조아리며 아뢴다.
"폐하 ! 지금 劉邦의 군세는 과거의 어느 때보다도 막강하옵니다.
또한, 韓信은 僞計가 누구보다도 능한 장수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먼저 나가서 싸울 것이 아니라 방어 태세를 취하면서, 군사도 새로 징집하여 보충하고 군량도 충분히 비축해가며 군사들의 훈련을 시키는 것이 좋으리라 사료되 옵니다. 이렇게 우리가 先 守備 戰略을 세워놓아야만 후일의 대승을 기대할 수가 있사옵니다. 우리가 철저한 준비로 대응하다보면 敵의 군량도 소진되고 군사들도 피로해질 것이니, 우리가 그때를 適期로 보아 총공격을 퍼붓는다면, 제아무리 韓信과 劉邦이라 한들 우리를 당해낼 수가 있겠사옵니까? 그때에 가서는 成辜城과 榮陽城을 싸우지도 않고도 접수하게 될 것이오니, 그와같은 방법을 쓰도록 하시옵소서."
周蘭이 간곡하게 諫하자, 옆에서 듣고 있던 虞美人도 고개를 끄덕이며 거든다.
"폐하 ! 신첩이 무엇을 아오리까마는, 周蘭 장군의 諫言은 지극히 타당하신 말씀인 줄로 아뢰옵니다."
항우는 끔찍이 사랑하는 우미인까지 그렇게 말하고 나오니, 용기가 크게 좌절되었다.
그리하여 중신들을 불러들여 회의를 열고,
"周蘭 장군은 지금은 싸우지 말고 수비 위주의 작전을 쓰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는데, 다른 장수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시오 ? 특히 廣武公 (광무공 : 이좌거의 훈작명)의 의견을 듣고 싶소이다."
이좌거는 심사 숙고하는 척하다가 대답한다.
"만약 폐하께서 성문을 걸어 잠그고 수비만 하신다면, 漢나라 군사들은 폐하를 우습게 보고 총공격을 해 올 것이옵니다. 彭城이 함락되면 폐하께서는 어디에 근거를 두고 싸우실 것이옵니까? 그러므로 <수비 위주>의 소극적인 전략을 보다는 그동안 폐하께서 싸워 오신 전략대로 적극적인 공격으로 맞써 나가셔야 유리하실 것 같사옵니다."
이좌거는 항우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부추겨 놓았다. 항우가 싸움을 걸어야만 구리산으로 유인해 갈 계기가 마련될 수있기 때문이었다.
이좌거가 主戰論을 들고 나오자, 季布와 周蘭은 크게 못마땅해하였다.
"선생은 우리나라의 실정도 모르면서, 어디다 근거를 두고 그런 주장을 하시오 ?"
그러나 이좌거는 태연히 대답한다.
"폐하께서 나의 의견을 물으시기에 나는 나의 私見을 솔직하게 말했을 뿐이지, 반드시 싸우시라고 권한 것은 아니오. 나의 의견을 채택하고 안 하는것은 여러분의 뜻에 달려있을 뿐이오. 그러나 내가 분명히 말해 두고 싶은 것이 있소.
兵法에 <수비를 하면 힘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공격을 하면 힘이 갑절로 불어난다>는 말이 있소이다. 그러므로 최선의 공격은 대책 없는 수비에 비해 유리한 법이오."
이좌거가 거기까지 말하자, 항우는 더 들을 필요가 없다는 듯,
"선생의 말씀은 옳은 말씀이오. 겁쟁이처럼 수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오. 나는 선생의 말씀대로 선제 공격을 하도록 하겠으니, 모든 장수들은 그런 줄 알고 출동 준비를 갖추도록 하라 ! "
하고 서슬 푸른 군령을 내린다.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虞美人은, 처음부터 불길한 예감을 금할 길이 없었다. 그리하여 머리를 숙여 항우에게 말한다.
"폐하 ! 신첩이 각별히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하나 있사옵니다."
항우는 우미인의 뜻밖의 말에 매우 놀란다.
"아니, 皇后가 새삼스럽게 무슨 부탁이 있다는 말이오 ?"
우미인이 머리를 숙이며,
"신첩은 폐하를 모셔온 지 10년이 가깝도록 아직까지 폐하께서 직접 싸우시는 모습을 제 눈으로 본 일이 한 번도 없사옵니다. 그러므로 폐하께서 용감히 싸우시는 모습을 꼭 한 번 보고 싶사오니, 이번만은 신첩을 일선에 꼭 데리고 나가 주시옵소서. 신첩의 평생 소원이옵니다."
그것은 누구도 상상조차 못 했던 부탁이었다. 그런 부탁을 하는 우미인의 얼굴에는 비장한 각오까지 엿보였다.
그렇다면 우미인은 어찌하여 전에 없던 각오로 남편의 싸움판에 직접 따라나설 결심한 것일까?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沛縣 누각에,
臨時喪沛樓 (임시상패루 : 때가 임하여 沛樓에서 죽을 것이니)
劒光生烈焰 (검광생열염 :번쩍이는 칼빛이 화염처럼 빛나니)
馘斬項王頭 (괵참항왕두 :항왕의 목이 잘리 는구나)
라는 詩가 걸려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우미인은 누가 그 시를 써 놓았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만약 그 시대로 된다면 남편은 이번 싸움에서 죽게 될 것이 아닌가 ?
그런 비극을 당하게 되면 우미인 자신은 남편과 운명을 같이 하려는 결심에서 從軍을 자원하고 나섰던 것이다.
그러나 우미인의 내심을 알 길 없는 항우는 아내의 요구를 일언 지하에 거절해 버린다.
"女人의 몸으로 싸움터에 따라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요. 내 반드시 이기고 돌아올 테니 전과 다름없이 대궐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그러나 우미인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만큼은 남편을 따라 나설 결심이었다. 그러기에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항우에게 애원한다.
"폐하 ! 신첩은 폐하를 하늘처럼 받들어 모시는 폐하의 아내이옵니다. 남편의 용감한 모습을 단 한 번만이라도 직접 보고 싶어하는 것은 모든 여자들의 공통된 소원일 것이옵니다. 신첩이 싸움터에까지 폐하를 따라 간다면, 폐하께서는 용기 백배하셔서 평소보다 더 잘 싸우실 수 있을 것이 아니옵니까 ? 그런데 어찌하여 신첩을 따라오지 못하게 하시는 것이옵니까 ? 간곡히 부탁드리오니, 이번 에는 신첩을 꼭 데리고 가 주시옵소서."
우미인이 눈물로 호소하니 항우는 어처구니가 없어 너털웃음을 웃는다.
"허허허, 싸움터란 弓矢가 亂舞하는 곳이어서, 어쩌다 잘못되어 화살이라도 맞으면 그 자리에서 죽을 수 있는데, 그래도 좋다는 말이오 ?"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의 뜻인 줄로 아옵니다. 설사 화살에 맞아 죽는다손 치더라도, 지아비를 따라 갔다가 죽는다면 무엇이 원통하오리까 ? 그러니 이번만은 신첩을 꼭 데리고 가 주소서."
"으음 ...."
항우는 아내의 비장한 결심을 더 이상 꺾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사랑하는 아내에게 자신의 용감무쌍한 모습을 한 번쯤 보여 주고 싶은 생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음 ...그렇게 소원이라면 이번만 데리고 나가 주지."
항우는 마침내 아내의 요구를 쾌락하고 즉석에서 부하들을 돌아다 보며 명한다.
"여봐라 ! 이번 전투에는 황후께서도 동행하실 것이니, 황후가 타고 가실 수레를 준비하도록 하라."
이리하여 우미인은 五頭馬車를 타고, 선두로 달려가는 항우를 멀찌감치 뒤에서 따라가게 되었다.
그런데 이날따라 바람이 어떻게나 세차게 부는지, 출발한지 얼마 안 되어 大旌旗(대정기)의 깃대가 거센 바람에 두 동강으로 부러져 버렸다.
모든 장수들은 그 광경을 보고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러나 항우만은 그런 일에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여전히 진군을 계속하였다.
그리하여 玉樓橋를 건너고 있는데, 이번에는 항우가 타고 있는 龍馬 烏추가 느닺없이 서쪽 하늘을 바라보며 별안간,
"우호호호"
하고 슬프게 울어대는 게 아닌가 ?
이런 두 가지 일이 연이어 일어나자, 項佰과 周蘭은 凶兆라고 여겨, 부리나케 항우에게 달려와,
"폐하 ! 조금 전에는 대정기의 깃대가 부러지더니 이번에는 용마가 까닭없이 울어대고 있으니, 이는 결코 吉兆라고 볼 수 없사옵니다. 오늘은 진군을 일단 중지했다가, 吉日을 택해 다시 發軍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
항우가 조심스런 사람이었다면, 깃대가 부러지고 愛馬가 슬피 우는 것을 매우 불길하게 느꼈을지 모른다. 그러나 항우는 성품이 남달리 우직하고 거친지라, 吉凶 따위는 염두에도 없었다.
그러기에 그는 項佰과 周蘭의 간언을 귓등으로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대들은 武將답지 못하게 무슨 그런 소리를 하고 있는가 ? 전쟁이란 천하 대사인데, 바람이 불어도 안 되고, 말이 울어도 안 된다면, 도대체 싸움은 어느 세월에 한단 말인가 ? 쓸데 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빨리 행군이나 계속하라."
항우가 호통을 치는 바람에 항백과 주란은 더 이상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러나 깃대가 부러지고 용마가 슬피 운 것이 흉조인 것만은 틀림없다고 생각되자, 항백과 주란은 항우의 장인인 虞一公에게 다시 한번 간언을 부탁한다.
虞一公이 선두로 달려와 항우에게 말한다.
"폐하 !
대정기의 깃대가 부러지고 용마가 슬피 운 것은 不祥之兆가 분명하니, 오늘은 일단 회군하셨다가, 후일에 다시 發軍하는 것이 어떠하시겠소이까 ? 그동안 敵情을 살펴 두었다가 며칠 후에 발군하여도 결코 늦지 않을듯 하오만..."
그러나 옹고집의 대명사라 할 수있는 항우는 장인의 권고조차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장인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시오. 그 옛날 紂王이 망한 날은 甲子日이었는데, 周武王이 왕위에 오른 날도 똑같은 甲子日이었소. 바람에 깃대가 부러지고 용마가 운 것이 뭐가 흉조라는 말씀이오? 우리는 이미 대군을 발동시켰소. 군사를 출동시켰다가 그런 사사로운 일로 回軍해 버리면,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얼마나 비웃을 것이오. 더구나 그런 사실이 敵軍에게 알려지면, 敵將들은 나를 <천하의 겁쟁이>라고 업신여길 게 아니오 ? 하니 장인께서는 너무 걱정하시지 마시고 저기 보이는 停子 그늘에서 잠깐 쉬어나 갑시다."
항우는 정자 앞에서 말을 내려 잠깐 쉬며 땀을 씻고 있었다.
마침 그때 젊은 호위 무사 한 사람이 항우 앞으로 달려와 서한을 올리며 아뢴다.
"폐하 ! 이 서한은 뒤따라오고 계시는 황후 마마께서 폐하께 올리는 서한이옵니다. 폐하께서 직접 뜯어 보시라는 분부이셨사옵니다."
항우는 그 말을 듣고 빙그레 미소를 지으면서,
"황후가 편지를 보내면서 나더러 직접 뜯어보라고 하더라구 ? 그렇다면 이 편지는 사랑의 편지인가? "
항우는 우미인이 보내온 편지를 손수 뜯어보니 편지의 내용은 이러하였다.
폐하!
그 옛날 周文王은 后妃의 간언을 들음으로써 帝位에 오르시게 되었고, 禹王은 塗山夫人의 충고를 들음으로써 夏나라를 창업하였다고 하옵니다. 자고로 모든 제왕들은 부인의 간언을 잘 들음으로써 나라를 잘 다스려 왔사옵니다. 신첩은 비록 그들처럼 원대한 식견은 없사오나, 간언 한 말씀을 올리고자 하오니, 귀담아 들어 주시기를 바라옵니다.
漢나라 장수 韓信은 僞計가 신출 귀몰하다고 하는바 우리는 각별히 방비책을 잘 세워야 할 줄로 알고 있사옵니다. 그런 견지에서 본다면, 周蘭 장군의 諫言은 진실로 金科 玉條와 같은 忠言이오니, 폐하께서는 그의 諫言을 반드시 들어 주시옵소서. 대정기의 깃대가 부러지고, 용마가 슬피 운 것은 결코 범상한 징후가 아니오니, 폐하께서는 고집을 버리시고 속히 回軍하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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