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列國誌 137
** 楚漢誌 59
※ 楚將 龍狙의 교만
韓信이 齊城을 포위하고 맹렬한 공격을 퍼부으니, 齊王은 크게 당황하여 대장 田橫을 부른다.
"韓信이 맹렬하게 공격해 오고 있는데, 彭城에서는 아직도 구원병이 오지 않고있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 이러다가 싸워보지도 못하고 앉아서 亡하게 되는 게 아니오 ?"
전횡이 대답한다.
"우리가 앉아서 당할 수는 없사옵 니다. 오늘 중으로 구원병이 도착하지 않으면, 오늘 밤에 군사들을 총동원하여 기습 작전을 감행하도록 하겠습니다."
齊王은 그 말을 옳게 여겨, 全軍에 총 동원령을 내리고 전투 준비를 갖추게 한다.
그런데 밤이 되어 城의 望樓에서 敵陣을 살펴 보니, 韓信의 陣營은 수많은 횃불을 켜놓아, 한 밤중인데도 대낮같이 밝지 않은가 ?
그러나 齊나라는 예정되었던 기습 공격작전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田橫은 수천의 군사를 이끌고 동문으로 휘몰아 나오며,
"韓信은 어디 있느냐 ! 용기가 있다면 나와 한 번 겨뤄보자 ! "며 장창을 휘두르며 소리쳤다.
田橫이 쳐들어 간 곳은 마침 曺參의 陣營이었다.
조참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에 맞서 휘하 병사들을 독전하니, 兩 軍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그리고 漢軍이 대낮같이 밝던 횃불을 일시에 꺼버리자, 全橫과 曺參은 어둠 속에서 치열한 접전을 계속한다.
10합, 20합, ... 쉽게 승부가 날 것 같지 않자, 韓信이 그 광경을 보고 군령을 내린다.
"左軍과 右軍은 적을 동시에 협공하라. 그러면 적은 전열이 흐트러져 도망치게 될 것이다."
명령에 따라 漢軍이 좌우에서 일시에 북을 치고 함성을 지르며 노도와 같이 齊軍을 밀어부치니, 田橫은 쫒기기 시작한다.
韓信은 도망치는 田橫을 바라보며 다시 군령을 내린다.
"적의 복병이 있을지 모르니 절대로 추격은 하지 마라."
추격이 없는 덕택에 전횡은 군사들과 함께 무사히 도망 칠 수 있었다.
그러나 齊王은 主城을 계속 지탱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夜陰을 틈타 高密縣으로 본거지를 옮기면서 항우에게 구원병을 요청하는 긴급 表文을 다시 올렸다.
<폐하께서 통일 천하의 위업을 성취하실 날이 멀지 않았사온데, 劉邦이 주제넘게 韓信으로 하여금 三秦과 燕, 趙나라를 평정하고 이제는 우리 나라까지 넘보며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와서 저희들은 이미 主城을 빼앗기고 高密縣으로 근거지를 옮겨 가고 있사옵니다. 저희 나라는 楚나라의 목과 다름이 없어서 저희가 亡하면 폐하의 통일 聖業을 劉邦에게 빼앗기게 될 수도 있는 것이옵고, 경우에 따라서는 楚나라의 存亡도 위태로울 수 있는 것이오니, 구원병을 속히 보내주시어 저희 나라를 求해 주소서.>
項羽는 帝王이 보내 온 書翰을 읽어 보고, 즉석에서 대장 용저(龍沮)와 주란(周蘭)을 불러 명했다.
"지금 齊나라 사정이 대단히 위급한 모양이니, 高密城으로 달려가 齊王을 도와 韓信의 군사들을
때려 부수라. 만약 여의치 않으면 그 사실을 즉각 내게 알려라. 그러면 내가 직접 달려가겠다."
龍狙가 머리를 조아리며 아뢴다.
"폐하! 안심하시옵소서. 臣이 韓信의 머리를 베어 폐하의 단하(壇下)에 바쳐 올리겠사옵니다."
항우는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며, 자신이 입고 있던 전포(戰袍)를 벗어 걸쳐주며,
"장군의 충성심은 익히 알고 있으니, 이번에는 기필코 韓信의 목을 베어 충성심을 증명해 보이도록 하라."
며 격려하였다.
이윽고 龍狙와 周蘭은 항우의 전송을 받으며 떠났는데 그 위용이 당당하였다.
한편,
韓信은 齊나라의 主城을 점령한 뒤, 다시 출동하여 齊王이 있는 고밀성을 포위하여 공략하고 있는데, 彭城으로부터 項羽의 구원병이 오고 있다는 첩보 보고가 들어왔다.
이에 韓信은 일단 고밀성 5 里 밖으로 후퇴하여 새로 陣을 구축하고 모든 장수들에게,
"龍狙는 楚나라의 猛將 중 하나이다. 그는 무용이 출중하여 이번에 대군을 이끌고 齊나라를 求하러 오고있는데 우리가 정면으로 싸우면 피아간에 인명 손실이 클것이니, 龍狙를 智略으로써 격파하겠다."며
모든 장수들에게 제각기 다른 임무을 부여하였다.
한편,
龍狙는 高密城 30리 밖에 陣을 치고, 齊나라의 상황을 알아보니, 韓信의 공격으로 高密城의 운명이 경각에 달려있다는 것이 아닌가 ?
龍狙는 그 소리를 듣고 周蘭에게 말한다.
"내가 듣건대, 韓信이라는 자는 그 옛날 걸뱅이 생활을 할 때는 빨래하는 아낙에게 찬밥을 빌어먹은 일도 있었고, 본래 성품이 겁이 많아 건달들의 가랑이 밑을 기어나옴으로써 매맞는 것을 피했다고 들었소. 그러니 이런 韓信이란 자는 결코 두려워할 인물이 못 되오."
그 말을 듣고 周蘭이 대답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韓信은 三秦을 평정한 이래로, 가는 곳마다 그를 당해 낸 장수가 없습니다. 지난날 項王께서도 韓信의 戰車作戰에 말려들어 크게 敗하신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韓信이 소년 시절에 남의 사타구니 밑을 기어간 것을 두고 , 세상 사람들이 비웃는다고 하오나, 저는 오히려 그 점을 경계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그러한 인내심이 없었다면 어찌 大成할 수가 있었겠습니까 ?"
龍狙가 周蘭의 말을 듣고 가소롭다는 듯이 말한다.
"韓信이 가는 곳마다 승리를 거둔 것은 사실이오. 그러나 그것은 한신 자신이 용맹스러웠다기 보다 상대방이 모두들 弱將이었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오. 이번에는 내가 韓信을 보기 좋게 격파해버릴 것이니 두고 보시오."
龍狙는 韓信이 楚軍에 있을 때부터 하찮게 여기고 있었다.
(자신이 4 星 장군일때, 한신은 겨우 집극랑, 중대장이었으니까,)
그러기에 그는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漢나라 장수들에게 다음과 같은 決戰布告文을 써 보냈다.
楚國 대장군 龍狙는 漢나라 장수들에게 글월을 보내노라.
그대들의 우두머리인 韓信은 三秦과 燕, 趙나라를 평정했다고 몹시 으시대는 모양이나, 그러나 그것은 韓信의 武勇이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상대의 장수들이 모두 弱將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나 용저는 이제 大命을 받들고 齊나라를 구하러 왔으니, 韓信은 나와 眞劍 승부를 하도록 하자.
나와의 싸움은 이제까지 만났던 다른 장수 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니, 韓信은 마땅히 죽음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만약 나와 맞짱뜨기가 두렵다면 스스로 물러가도 무방하노라.
[楚國 大將軍 龍狙]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