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列國誌 138
** 楚漢誌 60
※ 죽음을 부른 龍狙의 교만
韓信은 龍狙의 결전 포고문을 읽어 보고 크게 怒하며,
"이 書札을 가지고 온 者를 당장 斬刑에 처하라 ! "
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장수들이 저마다 만류한다.
"편지를 가지고 온 사신이 무슨 죄가 있다고 죽이려 하십니까 ? 사신은 그대로 돌려보내고, 우리가 싸움으로 승리해야 옳을 줄로 아뢰옵니다."
그러나 韓信은 龍狙에게 당한 모욕에 참기 어려운 憤怒를 삭이며,
"그렇다면 죽이지는 말고 볼기 30 杖을 쳐서 돌려보내라. 그리고 그자의 마빡에 인두로<明日決戰>이라는 글자를 뚜렸하게 찍어 보내도록 하라."
고 명했다.
볼기를 30 장이나 맞고 돌아온 龍狙의 사신은 용저에게 모든 사실을 낱낱이 告해 바치니, 이번에는 용저가 크게 怒했다.
"韓信이라는 자가 감히 내가 보낸 사신을 이렇게 對할 수가 있는가? !
그 者는 <明日 決戰>이라고 했지만, 내일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다. 지금 당장 달려가 그 자의 목을 쳐 없애 버리자 ! " 며 바로 달려 나가려는 것을 周蘭이 만류하며,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고 하옵니다. 상대방이 내일 결전하자고 하였으니, 우리도 준비를 갖추어 내일 결전을 하기로 하십시다."
다음날 새벽, 龍狙는 三軍을 거느리고 당당하게 출전한다.
韓信도 때를 같이하여 대군을 거느리고 陣門을 나왔다.
龍狙는 韓信을 보자 큰소리로 모욕을 퍼붓는다.
"韓信은 듣거라. 너는 본시 楚覇王의 신하가 아니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劉邦에게 빌붙어 關中을 어지럽히더니, 이제는 楚나라의 大將軍인 나한테까지 겁도 없이 덤벼드냐 ? 용기가 있다면 나와 더불어 승부를 결하되, 싸울 용기가 없다면 지금 당장 항복하라. 그러면 네 목숨만은 살려 줄 것이다 ! "
韓信은 하늘을 향해 크게 웃으며 龍狙에게 외친다.
"하하하,
자네가 龍狙인가?
그대는 이미 내 손에 죽은 목숨인데 그대는 자신의 죽음이 바로 코앞에 닥쳤음에도 그걸 모르고 함부로 주둥이를 까고 있으니, 실로 가엾기 짝이 없구나 ! "
용저는 그 말을 듣자마자 분을 참지 못하고 長劍을 휘두르며 韓信에게 덤벼들었다.
韓信도 말을 달려나가 龍狙를 맞아 싸우기 시작한다.
10합, 20합, 30합 ... 그야말로 龍虎 相搏戰이 벌어졌다.
그러나 세월은 어쩔 수가 없는지, 30 합이 넘자 龍狙는 차츰 기운이 달리기 시작했다.
韓信은 그런 모습을 알아채고, 짐짓 東南方 쪽으로 말머리를 돌려 쫒기기 시작한다.
이에 용저는 힘을 얻어 맹렬히 추격해 오며 큰소리로 비웃는다.
"네놈이 워낙 겁장이라는 것은 천하가 다 알고 있는 일이다. 이 기회에 네 놈의 목줄을 아예 끊어놓겠다 ! "
龍狙가 韓信을 맹렬하게 추격해 가니, 周蘭도 군사들을 독려하여 용저의 뒤를 쫒아갔다.
그러나 얼마쯤 추격해 가다 보니, 維水大江이 앞 길을 가로막고 있지 않은가 ? 수량이 많지 않아 韓信의 군사들은 이미 강을 건너가고 있었다.
용저가 무작정 강을 건너가려고 하자 주란이 앞을 가로막으며 말한다.
"장군님 ! 維水는 본래 물이 많은 강입니다. 그런데 오늘따라 水量이 유난히 적은 것을 보니, 아무래도 수상합니다. 어쩌면 漢軍이 江의 상류를 막아 물을 가두어 두었다가 우리가 강을 건널 때에 둑을 터트릴 지 모르니, 江을 건너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용저는 주란의 충고를 비웃듯 말한다.
"韓信이란 놈이 쫒기기에 바쁜데 언제 그런 計略을 꾸몄다는 것인가 ? 지금은 渴水期라 水量이 적을 때니, 그런 걱정은 하지 말고 도망가는 韓信을 빨리 쫒아가서 목을 쳐야 하지 않겠는가? !"
龍狙는 자신이 먼저 강으로 뛰어들며 뒤따르는 군사들에게,
"어서 빨리 강을 건너 한신을 잡으라 !"
고 소리쳤다.
龍狙가 周蘭과 함께 강을 건너와 보니, 강가에 있는 커다란 나무 기둥이 하나 서 있는데, 그 기둥에 웬 弔燈이 하나 걸려 있었다.
용저가 다가가 자세히 살펴 보니 그 弔燈에는 <楚將 龍沮, 여기서 죽다>라는 글귀가 쓰여있는게 아닌가 ?
용저는 그 문구를 보고 크게 怒하여 휘하 병사에게 命한다.
"韓信이란 놈이 쫒기기에 급급해 시간을 벌고자 이런 잔꾀를 부렸음이 틀림없다. 아무 염려 말고 계속 추격하라 ! "
그러나 周蘭이 앞을 가로막으며 말한다.
"이 것은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닙니다. 韓信은 필시 이 근처에 복병을 숨겨 두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이제 날이 저물었으니 추격을 중지하면 어떻겠습니까 ?"
周蘭은 지혜로운 장수라, 무모한 추격을 중지하도록 권고하였다.
그러나 龍狙는 周蘭의 조언을 몹시 불쾌하게 여기며,
"장군은 무엇이 두려워 韓信을 그렇게 겁내는가 ? 弔燈이 마음에 걸리면 내가 당장 없애 버리면 될 게 아닌가 ?"
용저는 주란을 꾸짖음과 동시에 허리에서 長劍을 뽑아 나무 기둥에 걸려있는 弔燈을 한칼에 잘라 버렸다.
바로 그 때였다.
강변 숲속에 매복해 있던 韓信의 수많은 군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들고 일어나더니, 벌떼처럼 사방에서 화살공격을 빗발치듯 퍼부어 오는 것이 아닌가 ?
강을 건너오고 있던 楚軍들은 크게 당황하여 강을 도로 건너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들이 강 중심부 쯤 도달하였을 때, 난데없이 상류로부터 거대한 물 폭탄이 쏟아져 내려오는 바람에 龍狙를 뒤따라오던 楚軍 병사들 대부분이 水葬을 당하고 만다.
(여기에서 생각나는게 있으니,
때는 612年, <고구려 嬰陽王 23년> 고구려가 자국을 陸路와 海上으로 침공한 隋煬帝의 113萬 大軍을 맞아 싸우던 중, 乙之文德 장군이 于仲文과 于文述이 지휘하는 隋나라의 30 萬 大軍을 평양 城 부근에서 유인하여 薩水(淸川江)에서 몰사시킨 (겨우 2700 여 명 만이 살아 돌아갔다고 기록되어 있음) 薩水大捷이 떠오르는데,
결국 隋나라는 그 후유증으로 亡해버리고 뒤이어 일어난 唐나라의 唐太宗 李世民이가 隋나라의 복수를 하겠다고 또다시 침공하였다가 安市城 전투에서 楊萬春 장군의 화살에 한 쪽 눈을 잃고 애꾸눈이 되어 패퇴하고 말았지.
* 우리나라가 세계의 양궁을 휩쓸고 있는 것도 다 근거가 있음에랴! .^^)
龍狙는 강을 되짚어 건너 갈 수가 없자 단신으로 포위망을 뚫고 북쪽으로 도망치기 시작하였다.
그가 타고 있는 말은 하루에 천리를 달린다는 名馬라, 용저를 따라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느덧 날이 저물어 사방은 칠흙같이 어두워졌다.
이렇게 龍狙가 강을 건너 30 여 리쯤 달려왔을 때, 돌연 어디선가 철포 소리가 나더니, 그 소리를 신호로 曺參이 大軍을 이끌고 나와 용저를 사방에서 포위해버렸다.
龍狙는 눈앞을 제대로 분간할 수가 없자 무작정 좌충 우돌, 장검을 휘두르고 있는데 漢나라의 猛將 曺參이 번개같이 달려들어 龍狙의 목을 한칼에 쳐서 날려 버리니 韓信이 弔燈을 걸어 암시한대로 용저는 바로 그곳에서 曺參에 의하여 목이 잘려 죽고 만 것이었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
<잠언 16 /18>
이 모든 작전이 韓信에 의한 것이었음은 두 말하면 잔소리라...
韓信은 龍狙의 성격이 불 같이 急함을 알고, 대장 陣武로 하여금 維水 상류에 물을 막아놓았다가 渡江하는 楚軍을 수장시켜 버리고 그 前에 弔燈을 미리 걸어놓아 龍狙를 흥분시킨다음 曺參으로 하여금 용저의 목을 치도록 했던 것이었다.
한편 ,
高密城에 칩거중인 齊王은 구원병이 전멸했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당황하여 田橫 등과 함께 城을 버리고 海島로 황급히 피난길에 올랐다.
그러나 그들은 얼마 가지 못해 夏侯嬰에게 생포되고 말았다. 夏侯嬰은 楚將 周蘭을 추격하던 중이었는데, 중도에서 周蘭을 놓쳐버리고 돌아오다가 우연히 齊王 일행과 마주치게 되었던 것이다. 田橫과 다른 장수들은 도망쳐 버렸으나, 우두머리인 齊王을 사로잡는 횡재를 할 수가 있었다.
韓信은 그 보고를 받고 크게 기뻐하며,
"田橫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齊王을 생포했으니, 이로써 齊나라는 완전히 평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高密城에 당당히 入城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