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列國誌 123
** 楚漢誌 45
※ 代州의 平定
韓信은 魏나라를 평정하고, 魏王 魏豹를 생포해와 漢王에게 승전 보고를 올렸다.
漢王은 韓信의 戰功을 높이 치하하며 ,
"그동안 장군의 노고가 참으로 크셨소. 魏나라를 평정하느라고 너무도 고생하셨으니, 당분간 私家에서 휴식을 취하도록 하시오."
그러나 韓信은 머리를 조아리며,
"聖恩이 망극하옵나이다. 하오나, 천하 통일의 大業을 생각하면, 臣이 편히 쉴 형편이 못 되옵니다."
漢王 劉邦은 그 말에 크게 감동을 받아,
"오!, 참으로 고마운 말씀이오. 그러면 장군은 이번에는 어느 나라를 평정할 계획이신지 말씀해 보구려."
한신은 허리를 굽히며 다시 대답한다.
"魏나라는 평정했사오나, 그 옆에 있는 代州의 夏悅과 張同은 아직 우리에게
항복해 오지 않았습니다.
하여, 조만간 그들을 평정할 계획이옵니다."
"그들은 명색이 나라지, 조그만 縣이 아니오 ?"
"그러하오나 城主 夏悅은 野心이 있어 지금 손보아 놓지 않으면 후일에 골칫거리가 될 우려가 있사온지라 이들을 정벌함으로써 인근의 작은 성의 城主들을 제압하는 효과를 거둘 수가 있사옵니다."
"그렇다면 장군의 뜻대로 하시오. 그 다음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소이까 ?"
"우선 代州를 평정한 後, 그 다음에는 趙나라를 점령하고, 그 다음에는 燕과 齊를 굴복시킨 후, 마지막으로 楚를 격파하면, 대왕의 統一 聖業은 완전히 이루시게 될 줄로 아뢰옵니다."
韓王 劉邦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자신이 꿈꿔왔던 웅대한 포부를 韓信의 입으로부터 직접 듣게되자 크게 감격하며,
"장군도 잘 알고 있다시피, 나는 천하를 하나로 통일하여 億兆蒼生에게 善政을 베푸는 것을 일생의 목표로 삼아왔소.
이같은 나의 포부를 장군께서 이처럼 잘 알아주시니 고맙기 그지없소이다.
그러면 수고스럽지만, 이번에는 代州의 夏悅과 張同을 평정하여 주시기 바라오."
분부대로 거행하겠사옵니다. 그런데, 출발 전에 대왕의 재가를 받아야 할 일이 하나 있사옵니다."
"새삼스럽게 무슨 재가요 ...? "
"西 魏王 魏豹를 臣의 마음대로 처단할 수가 없어, 이곳까지 생포해 왔사옵니다.
하오니 대왕께서 위표에 대한 처단을 親히 내려 주시옵소서."
漢王은 '魏豹'라는 말을 듣자 얼굴에 怒氣가 서린다.
"魏豹를 당장 이 자리에 끌어내 오시오. 내가 韓信 장군을 대신하여 그자를 대장군으로 발탁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자가 소임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내가 楚覇王에게 크게 敗했던 것이오.
그러나 나는 끝까지 그者를 관대하게 용서하고 고향으로 보내주었더니 나를 배반하고 군사를 일으켜 우리에게 공격을 감행해왔으니, 그 罪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오."
평소에는 관인 厚德한 漢王이었지만, 이때만은 진짜로 화를 내고 있었다.
(실상은 劉邦이 제 위신을 세워보려고 韓信을 배제하였다가 항우에게 大敗 당하고 말았는데...)
위표가 수레에 실은 짐승 우리인 <감차>에 서 끌려나와 漢王 앞에 엎드리자, 漢王은 눈을 부릅뜨며 魏豹에게 호통을 친다.
"네 이놈 ! 너는 56 萬의 군사를 거느리고 싸우러 나가서 싸움은 아니 하고 酒色에 빠져 있다가 30 萬이나 되는 군사를 잃어버렸다. 내가 天運이 따랐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네 놈 때문에 모든게 수포로 돌아갈 뻔 하였다. 그래도 나는 네 놈을 처벌하지 않고 고향에 돌아가 근신하도록 했거늘, 네 놈은 그런 은혜를 모르고 배반까지 하였으니, 네 놈의 죄는 결코 용서할 수가 없노라, ....
여봐라 !
저 놈을 당장 끌어내 斬刑에 처하라 ! "
위표는 고개를 숙인채 얼굴를 들지 못했다.
그 때였다.
80 대로 보이는 老婆 하나가 허겁지겁 달려 들어오더니, 땅에 엎드리며 눈물을 흘리며 漢王에게 호소한다.
"대왕 마마 ! 제 자식놈 魏豹의 罪는 백 번 죽어 마땅한 줄로 아옵니다. 하오나 저 놈이 제 家門의 五代 獨子이온데 저 애가 죽으면 조상의 제사를 지낼 사람이 없게 되옵니다. 자비로우신 대왕님!
그 점을 살펴주시와 저 놈의 죄를 제가 대신 할 수 있도록 해주시옵소서. 이 늙은 어미가 두 손 모아 비옵나이다."
漢王은 魏豹의 老母의 간절한 호소에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魏豹는 듣거라 !
네 놈은 어머님 뵙기에 부끄럽지도 않으냐?
내, 네 놈을 마당히 斬刑에 처해야 마땅한 일이나, 늙은 어머니의 심정을 고려하여 특별히 살려줄 것이니, 집에 돌아가 老母에게 孝養을 다하도록 하여라. 魏豹를 풀어 주고 고향으로 보내주되, 削奪官職하고 고향에서 平民으로 살아갈 수 있게만 해 주도록 하라."
魏豹에 대한 문제가 漢王에 의해 처결이 끝나자, 韓信은 군사를 이끌고 代州 정벌에 나섰다.
이때 代州 城主 夏悅은 대장 張同과 함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줄도 모르고 작은 영토 안에서 '어험!'~ 하고만 있는 것이었다.
즉,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인물 들이라..
그런데 어는 날, 정찰병이 달려와
"漢나라의 大元帥 韓信이 10 萬 군사를 거느리고 우리를 치려고 30 里 밖에 陣을 치고 있는 중"이라고 보고하는 게 아닌가?
그러나 夏悅과 張同은 세상 둘아가는 정세를 너무나도 모르는지라, 韓信의 侵攻을 가볍게 보고 있었다.
"뭐 ? 韓信이라는 者가 우리를 치려고 군사를 이끌고 왔다고? 한신이란 자가 얼마 전에 魏豹를 생포해 갔다고 하더니, 이제는 마음이 교만해져 눈에 보이는 게 없는 모양이로구나. 그렇다면 그냥 둘 수야 없지."
夏悅은 韓信을 우습게 여기며 張同에게 말한다.
"韓信이란 자가 멀리서 오느라고 군사들이 무척 피로해 있을 것이오. 그러니 그들이 피로를 회복하기 전에 우리가 선수를 쳐서 격파하는 것이 어떻겠소 ?"
張同이 즉석에서 찬성한다.
"참으로 옳은 판단이십니다. 우리가 선수를 쳐 기습을 감행한다면 그들을 격파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옵니다."
"그러면 장군은 城이나 지키고 계시오. 나 혼자서도 충분히 해치울 수가 있소... ! "
夏悅은 혼자 싸워 승리해 보임으로써 자신의 용맹을 張同에게 과시해 보고 싶어, 2 萬의 군사를 거느리고 일선으로 출동하였다.
(이런 경우를 두고 "하룻 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고 했던가?)
한편,
韓信은 代州城 30 里 밖에 陣을 치고 난 뒤, 모든 장수들을 불러,
"夏悅과 張同은 兵法은 서툴지만 勇氣는 만용이라할 정도로 대단한바, 저들은 반드시 우리가 장거리 행군으로 피로가 회복되기 전에 먼저 쳐들어 올 것이오. 그러니 우리는 단계적인 작전 계획으로 夏悅 等을 생포해 버릴 것이오."
장수들 모두가,
"어떤 방법을 쓰시든지, 元帥께서 명령만 내리시면 그대로 따르겠습니다."
"좋소. 曺參 장군은 一軍을 거느리고 나가, 敵과 싸움을 시작하고, 灌瓔 장군과 노관 장군은 좌우에 매복해 있으시오. 번쾌 장군은 그보다 훨씬 후방 산 기슭에 잠복해 있으시오. 曺參 장군이 한바탕 싸우다가 거짓으로 쫒기면, 저들은 반드시 추격해 올 것이니, 추격대 병력이 중간 쯤 지날 때, 灌瓔 장군과 노관 장군은 좌우에서 협공하여 敵을 혼란에 빠뜨리면 曺參 장군이 말머리를 돌려 되받아 치시오. 그리하여 적들이 山으로 쫒겨 들어가면 그때 번쾌 장군이 나서서 敵들을 쓸어버리시오."
모든 장수들이 명령을 받고 작전 전개지로 떠나자, 韓信은 精兵 5 백 명을 데리고 산골짜기에 깊이 숨어 있었다.
이윽고 午時(낮 11시부터 오후 1시 쯤)가 되자, 夏悅이 2 萬의 군사를 거느리고 韓信의 진지로 쳐들어 왔다.
그러면서 큰소리로 외친다.
"천하의 비겁자 韓信은 용기가 있으면 싸우러 나오라."
그러자 漢軍 陣營에서 한 장수가 말을 타고 달려 나오는데, 그는 선봉 대장 曺參이었다.
夏悅은 <曺參>이라고 씌인 대장 깃발을 보고 소리내어 웃는다.
"네 이름은 처음 들어 보는구나. 韓信이라는 者는 내 이름만 듣고도 겁이 나 너를 대신 내보낸 모양이지 ?!. 이왕 나왔으니 어디 내 칼 맛이나 보아라 ! "
夏悅은 이렇게 외치기가 무섭게 曺參에게 날쎄게 덤벼들었다.
하열과 조참은 정면으로 싸우기 시작했다.
하열의 무예 솜씨도 보통은 아니었다.
曺參은 10 여 합을 싸우다가 거짓으로 쫒기기 시작한다.
그러자 夏悅은 신이 나서 추격하기 시작한다.
"敵들이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하도록 뒤따라가 인정사정 보지말고 모두 베어버려라 ! "
夏悅이 曺參을 맹렬하게 추격할 수록 曺參은 더 열심히 도망간다.
이렇게 20여 里쯤 추격했을 무렵, 돌연 좌측에서 灌瓔의 군사들이, 우측에서는 노관의 군사들이 들고일어나 함성을 지르며 화살을 빗발치듯 쏘아대니, 夏悅의 군사들은 크게 당황하며 秋風落葉처럼 쓰러지 고 있었다.
(엉!?.. 이거 큰일났구나 ! )
夏悅은 그제서야 계략에 빠진 것을 깨닫고 말을 돌려 도망치려고 한다.
그러나 도망치던 曺參이 다시 돌아 나오며 三面으로부터 총공격을 해 오니, 도망가려 해도 빠져나갈 곳이 없었다.
夏悅은 하는 수없이 山을 향해 도망치기 시작한다.
해는 이미 졌고 달빛만 비추고 있었다.
夏悅은 부하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모르고, 우선 저 살기에 바빴다. 그는 달빛을 등불 삼아 어두운 산속으로만 숨어 들어갔다. 이렇게 10여리 쯤 깊은 골짜기로 들어가는데, 별안간 어두운 숲속에서 수많은 횃불이 밝아지더니 一軍의 군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동시에 공격해오는 것이었다.
(어!? 이게 웬일이냐 ... ! )
夏悅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도 잠깐,
호랑이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들려 오는데,
"네 이놈 ! 나는 舞陽侯 번쾌 장군이다. 나는 네 목을 가져 가려고 이곳에서 오래도록 참고 기다렸노라 !"
하며 夏悅의 앞을 막아서는데 9척 거구의 털복숭이 장수가 아닌가 ?
하열은 번쾌의 체구와 고함소리에 혼비 백산하여, 몸을 돌려 반대편 골짜기로 무조건 도망쳤다.
바위를 뛰어넘고 산봉우리를 달려 넘으니, 그토록 극성스럽게 쫒아오던 번쾌 부대도 거기까지는 따라오지 않는다. 하열은 그제서야 안도의 숨을 쉬며,
"휴~.. 이제야 死地를 벗아났구나 ! "
하고 중얼거리며 말을 멈추었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
夏悅이 가쁜 숨을 진정하기도 전에 5 백여 명의 군사들이 별안간 숲속에서 햇불을 들고 자신을 향해 포위망을 좁혀오더니, 손 쓸 틈도 없이 밧줄을 던저 몸에 걸더니 말에서 끌어내리는 것이 아닌가 ?
夏悅은 너무도 어이가 없어 정신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선채로 결박을 당하고 말았다.
그러자 한 사람의 장수가 말을 타고 夏悅의 앞에 의연한 자세로 나타나더니,
"나는 네가 우습게 본 韓信 장군이다... 여봐라 ! 계획대로 代州城 城主를 생포했으니, 이제는 이者를 데리고 모두 本陣으로 가자."
夏悅은 아무런 할 말도 없어 고개를 숙이고 한숨만 쉬었다.
한편,
城을 지키고 있던 張同은 날이 어두워도 城主 夏悅이 돌아오지 않자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는 걸 보면, 城主께서 큰 곤경에 빠진 것이 분명하구나 ! )
이런 생각이 든 張同은 5천여 군사들을 거느리고 횃불을 밝혀 들고 夏悅을 찾기위해 城을 나선다.
張同이 夏悅을 찾으려고 城門 밖으로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때마침 쫒겨오던 패잔병들이 숨가쁘게 외친다.
"우리들 모두가 적에게 쫒겨 도망쳐오는 판인데 장군께서는 어디를 가시려고 城을 나오십니까 ?"
張同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城主께서는 어찌 되셨느냐 ? 나는 城主님을 찾으러 나가는 길이다."
"城主께서는 부하들을 모두 잃어버리고 혼자 도망치다가 敵에게 포위되었으니까, 지금쯤은 戰死하셨거나 生捕되셨을 것입니다."
張同은 그 말을 듣자 온 몸이 떨려 와서 夏悅을 찾으려는 계획을 포기하고 성안으로 되돌아와 四大門을 굳게 걸어 잠갔다.
한편,
韓信은 夏悅을 本營으로 끌고와 땅바닥에 꿇어앉혀 놓고 큰소리로 꾸짖는다.
"너는 어찌하여 漢王의 휘하에 들어오지 않고 고집을 부렸느냐 ? 지금이라도 잘못을 깨닫고 관인 후덕한 한왕을 충실하게 섬기겠다는 약속을 하면 살려주겠다. 어찌하겠느냐 ?"
하열이 대답한다.
"내 꿈은 일국의 왕이 되는 데 있었다. 오늘은 운수가 좋지않아 너 에게 포로가 되었으니 너무도 원통하다. 敗軍之將이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 여러 소리 말고 어서 나를 죽여라 ! "
韓信은 허허허! 웃고 나더니,
"蠻勇도 너쯤 되면 가히 병신중 상 병신이로구나. 그렇게 죽기가 소원이라면 내일 張同까지 사로 잡아 두 사람을 함께 죽여 주마."
다음날 아침, 韓信은 夏悅을 우리에 가두어서, 군사들과 함께 代州城으로 향한다. 이리하여 우리에 갇힌 夏悅을 성루에서 지켜 보던 敵軍에게 보여주면서,
"城主 夏悅이 이미 이렇게 되었으니, 張同은 불쌍한 군사들과 성안의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속히 항복하라 !"
하고 외쳤다.
張同이 성루에서 이 광경을 내려다보고 목을 놓아 울자, 우리에 갇혀있던 夏悅이 악을 쓰듯 외친다.
"나는 이미 이렇게 되었지만, 張同 장군은 끝까지 싸워라. 韓信이란 놈에게 항복해서는 안된다 ! "
韓信은 더 이상 참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자 夏悅의 목을 한칼에 날려 버렸다.
그리하여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하열의 머리를 높이 들어 보이며,
"張同은 듣거라 ! 너도 이와 같이 되고 싶지 않거든 즉시 城門을 열고 항복하라."
하고 외쳤다.
張同은 이미 상황이 끝났음을 깨닫자,
"城主께서 돌아가셨으니, 내 이제 누구를 위해 城을 지킬 것이냐 ! "
하고 외치더니 비수를 가슴에 꽂은채 성루에서 뛰어내려 生을 마감하고 만다.
그러자 부장 王存과 單忠은 즉석에서 구수 회의를 열어 항복하기로 결정하고, 성문을 열어 韓信과 그의 군사들을 성안으로 받아들인다.
한신은 성안으로 들어오자 먼저 백성들을 慰撫하고 난 다음,
영양성에 승전보를 알렸다.
며칠 後,
韓信은 여세를 몰아 10 萬 군사를 거느리고 다음 목표인 趙나라를 향하여 출발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