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

#列國誌 102

jahun 2021. 7. 13. 08:29

 

#列國誌 102

** 楚漢誌 24

※ 劉邦의 咸陽 入城

咸陽은 秦나라의 都邑地로 關中의 중요한 要塞였다.
그런고로 "함양을 점유하는 자만이 천하를 호령할 수 있다"는 말이 옛부터 傳해올 정도였다.
그러나 楚覇王 項羽는 오로지 錦衣還鄕만 생각하여 范增의 간곡한 충고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彭城으로 首都를 옮겼다.
통치자 항우가 멀고 먼 彭城으로 떠나가고 말았으니, 咸陽의 방위 태세가 소홀해 질 것은 明若觀火한 일이었다. 함양은 국가 안보상으로도 절대적인 요충지임에도 불구하고, 司馬移와 呂臣, 두 장수가 겨우 一萬 의 군사로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飛馬가 달려오더니,
"漢나라가 어느 새 三秦을 평정하고, 이제는 함양으로 쳐들어 올 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라는 보고를 하는 게 아닌가?
司馬移와 呂臣은 크게 놀라, 그 사실을 彭城에 급히 보고하면서, 지원군 파견을 거듭 요청하였다.
그러나 咸陽에서 彭城까지는 머나먼 2 千里 길,
파발이 아무리 빨리 달려도 가는데만 보름이 걸리는 거리였다.
그러기에 지원군이 신속히 도착하기만을 학수 고대하고 있던 어느 날 飛馬가 다시 달려오더니,
"漢나라의 10 萬 군사가 扶風을 지나 30 里 밖까지 진격해 오고 있는 중"이라고
보고하는 것이었다.
司馬移와 呂臣은 크게 당황하며,
"우리가 일萬 밖에 안 되는 병력으로 10 萬 대군과 싸울 수는 없지 않은가 ?"
"누가 아니라는가 ! 더구나 韓信은 빼어난 전술로, 三秦王들을 차례로 격파해 버리지 않았나? ! "
"어디 그뿐인가 ? 咸陽 백성들은 漢王이 온다는 말을 듣고, 저마다 漢王을 환영하는 기색을 역력히 보이고 있거든."
"그러니까 우리들은 彭城에서 지원군이 올 때까지는 성문을 굳게 걸어 닫고 수비만 해야할거야. 그렇다보면, 范增 軍師께서 무슨 비상 대책을 강구해 주시겠지."
사마이와 여신은 그날부터 성문을 굳게 닫고, 오직 수비 태세만 갖추고 있었다.
한편,
韓信은 咸陽城을 눈앞에 두고, 정찰병 들을 통하여 敵情을 소상히 알아 보았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함양성은 워낙 난공 불락의 철옹성이라 오직 무력만으로 공략하고자 하다가는 우리쪽 희생자만 늘어날 뿐, 승리를 거두기에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전략을 쓰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이렇게 판단한 한신은,
"여마통 장군을 이리로 불러라"
하고 명했다.
잠시후 여마통이 달려오자, 한신은 조용히 말한다.
"장군이 아니면 안 될 긴급한 일이 하나 생겼소."
여마통은 그 말을 듣고, 크게 감격한다.
"무슨 말씀이신지는 모르오나, 小將이 필요한 일 이라면 목숨을 걸고 완수하겠사오니 元帥께서는 명령만 내려주시옵소서."
"고마운 말씀이오."
"솔직히 말씀드리면, 小將은 귀순해 온 이후로 元帥님의 각별한 배려를 받아왔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功을 세우지 못하여 심히 괴롭게 여기고있던 중이었사옵니다. 그러니 小將에게 어떤 명령을 내려 주시더라도 물불을 가리지 않고 책임을 다하겠사옵니다."
韓信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장군은 廢丘城에 부임해 올 때, 항우의 이름으로 발행한 兵符를 받아 가지고 왔을텐데, 그 병부를 아직도 가지고 있소 ?"
하고 물었다.
여마통이 대답한다.
"이제는 필요치 않은 것이오나, 혹 쓸데가 있을지 몰라 아직 가지고 있기는 하옵니다."
한신은 그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그렇다면 그 兵符를 이용하여 장군에게 중대한 사명을 맡겨야 하겠소."
"무슨 일이든지 명령만 내려 주옵소서."
"장군은 이제부터 함께 귀순해 온 부하들과 함께 楚軍 兵士의 옷으로 갈아 입고, 咸陽城으로 가 수문장에게 兵符를 보여주면서, ' 우리는 項王께서 보내신 지원군이다' 라고 속이시오. 그러면 그들은 城門을 열고 맞이할 것이 분명한데, 우리 군사들이 그 부근에 미리 잠복해 있다가, 城門이 열림과 동시에 성안으로 쳐들어가 咸陽城을 일거에 점령할 생각이오. 만약 이 일이 성공하게 되면, 모든 功은 장군에게 돌릴 것이니, 최선을 다해 주시오."
실로 교묘하기 이를 데 없는 僞計戰術이었다.
여마통은 크게 기뻐하며 대답한다.
"소장, 맹세코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여마통은 재삼 다짐을 하다가, 문득 얼굴에 실망한 빛을 띄며,
"그런데 병부를 가지고 저들을 속이는데는 문제 점이 하나 있사옵니다."
하고 말을 한다.
"兵符를 보여 주기만 하면 될 텐데, 무슨 문제가 있단 말이오 ?"
"元帥께서도 알고 계시겠지만, 모든 병부에는 그것이 발행된 날짜가 기록되어 있사옵니다. 그런데 제가 가지고 있는 병부에는 3년 전의 날짜가 찍혀있사오니, 그런 병부를 가지고 저들을 속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신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아차, 내가 거기까지 미처 생각을 못하였소. 그야말로 큰 실수를 할 뻔 하였소.... 그 문제는 나름대로 내가 해결할 방도를 찾을것이니, 장군은 그 兵符를 가져오도록 하시오."
여마통이 숙소로 달려가 병부를 가져 왔는데, 그 병부의 발행 일자는 <大楚王 二年 三月 十日>이라는 3 년 前의 날짜가 쓰여있었다.
한신은 병부를 찬찬히 들여다 보고 나서,
"음 .... 날짜가 이렇게 틀리는 兵符로 저들을 속이려고 했으니, 하마터라면 큰일날 뻔했소."
그리고 골똘히 생각 하다가, 문득 副官을 불러 명한다.
"우리 군사중에 李昞이라는 技士가 있지 않은가?
그 사람을 곧 이리 불러오도록하라."
李昞이라는 사람은, 문서를 변조하는 데 비상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었다.
("옥스포드에 '문서위조학과'가 있는지"!?...영화 <기생충>의 臺辭에서, 또한 자기 자녀를 위하여 전직 고위관료들이 그 것(문서위조)때문에 재판을 받고있는 현실이 떠오른다.^^)
韓信은 李昞을 불러,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 난 後,
"<大楚王 二年 三月 十日>을 <大楚王 五年 五月 十七日>로 감쪽같이 고치고 싶은데 가능하겠는가 ?"
하고 물었다.
"그것은 지극히 쉬운 일이옵니다."
李昞은 그렇게 대답을 한 뒤, 몇가지 약물을 사용하여 글자를 변조해 놓았는데, 그야말로 누가 보아도 속지 않을 수 없도록 감쪽 같았다.
한신은 크게 기뻐하면서, 변조된 兵符를 여마통에게 내주며 군령을 내린다.
"이 兵符를 가져가면 귀신도 속일 수가 있을 것이니, 呂 장군은 이제부터 覇陵을 돌아서 咸陽城으로 가도록 하오. 그동안에 우리는 번쾌, 주발, 근흠, 시무 等, 네 장수로 하여금 성밖에 은밀히 잠복하고 있다가, 성문이 열림과 동시에 3만 군사가 일시에 쳐 들어가, 함양성을 순식간에 점령하도록 할 것이오."
여마통은 군령을 받고 나자, 비밀리에 涇水를 건너 覇陵으로 돌아나왔다. 彭城에서 咸陽으로 오려면 覇陵을 반드시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적을 속이기 위해서는 필히 그곳을 거쳐와야 했던 것이다.
여마통이 이끄는 가짜 지원부대는 覇陵에서부터는 楚나라의 검은 깃발을 드높이 휘날리며 당당하게 함양성을 향하여 진군해 갔다.
함양성의 정찰병들이 그 광경을 목도하고 司馬移와 呂臣에게,
"彭城에서 지금 지원군이 오고 있사옵니다."
하고 알리니, 사마이와 여신은 너무도 기쁜 나머지, 城의 망루에 직접 올라가 확인해보기까지 하였다.
이윽고 여마통이 城門 앞에 당도하여 성안을 향하여 큰소리로 외쳤다.
"우리는 項王殿下의 명령을 받고, 范增 軍師의 지시에 따라 彭城에서 함양을 구하러 온 선발 부대요 ! 성문을 열어 주시오."
"彭城에서 왔다면 項王의 兵符를 가지고 왔을 것이니, 병부를 보여 주시오."
"항왕께서 내려주신 병부가 여기 있으니, 보시고 확인되는대로 빨리 성문을 열어 주시오."
여마통은 자신 만만하게 말하며, 문틈으로 문제의 변조된 가짜 병부를 들여보내 주었다.
사마이와 여신은 여마통의 병부를 면밀하게 살펴 보았다. 병부에 찍혀 있는 楚覇王 項羽의 옥새(玉璽)와 발부 날짜 등이 조금도 하자(瑕疵)가 없었다.
이에 사마이와 여신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성문을 활짝 열어주며,
"어서 오십시오. 많은 군사를 거느리고 먼 길을 오시느라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하고, 여마통과 그의 수행 부대를 반갑게 맞아들였다.
여마통은 성안으로 군사들을 이끌고 들어오며, 사마이에게 말했다.
"우리는 선발 부대로 후속 부대가 곧 도착할 것이니, 성문을 닫지 말고 기다려 주시오."
"아니, 성문을 열어 놓고 기다리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시오 ?"
"후속 부대가 이제 곧 도착하니, 문을 활짝 열어두고 환영준비나 잘 하고 계시라는 말씀이오."
여마통의 입에서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숲속에 잠복해 있던 번쾌, 주발, 근흠, 시무가 3만 군사를 휘몰아, 물밀 듯이 성안으로 쳐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그 순간, 여마통과 그가 이끌어온 군사들은 깜짝 놀란 司馬移와 呂臣을 순식간에 포박하고, 성루에 붉은 깃발을 드높이 계양하고 모든 秦나라 군사들에게 선포하였다.
"우리는 漢나라 大將軍 번쾌와 주발이다. 누구든지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는 자는 살려줄 것이고 저항하는 자는 가차없이 목을 벨 것이니, 모두들 알아서 처신하라 ! "
사태가 이렇게 되고 보니, 楚나라의 군사들은 氣가 질려, 손에 든 무기를 내던지고 땅에 엎드려 살려 주기를 간청한다.
이리하여,
한신은 關中의 요충인 함양성을 피 한방울, 화살 한발 쏘지 않고 거짓말 같이 쉽게 점령해 버렸다.
韓信은 그날로 漢王에게 특사를 보내 함양성 함락을 알렸다.
한왕은 너무도 기쁜 나머지, 그 다음날 바로 함양으로 달려왔다. 그러자 한왕이 온다는 소식을 들은 백성들이 모두 거리로 몰려나와 <漢王 萬世 ! 萬萬世 !>를 소리높이 외쳐댔다.
漢왕은 유서 깊은 함양 성내를 두루 돌아보며, 수행한 문무 백관들을 향하여 감격에 겨워 말했다.
"나는 일찍이 關中王이 되었을 것인데, 항우가 義帝의 뜻을 거역하는 바람에 함양 입성이 이렇게도 늦어졌소이다.
오늘 이렇게 감격스러운 날을 맞게되다 보니, 事必歸正이라는 말이 결코 헛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야 알겠소."
秦나라 시절부터 사용되던 궁전을 깨끗이 수리하고, 漢王이 궁전으로 처소를 옮기자,
韓信은 문무 백관을 대동하고 입궐하여 賀禮를 올리니, 漢王은 하례를 받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내 오늘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은, 大元帥를 비롯한 심혈을 다한 文武 百官 여러분 들의 보필 덕분이오. 오늘은 연회를 크게 열어, 그간 여러분의 노고를 성심껏 위로해 드리겠소이다."
이리하여 이날 밤의 연회는 과거의 어떤 연회보다도 성대하게 열리게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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