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소서법(消暑法)
소서팔사(消暑八事) 여덟 수(首) 中 第五
西池賞荷(서지상하) 서쪽 연못에서 연꽃구경하기
群賢分席坐芳池 (군현분석좌방지) 어진 사람들이 자리 나누어 아름다운 못에 앉아
綠暗紅酣笑語遲 (녹음홍감소어지) 짙푸른 잎 붉은 꽃 웃으며 말함이 더딘데
誰障吾游眞絶境 (수장오유진절경) 이 절경에 우리의 놀이를 누가 막으랴.
不須人譽自殊姿 (불수인예자수자) 남의 칭찬 필요 없이 저절로 뛰어난 자태로다.
蜂掁玉淚收啼臉 (봉쟁옥루수제검) 벌은 구슬 같은 눈물 건드려 우는 뺨을 거두고
鳥拂緗房勸畫眉 (새불상방권화미) 새는 담황색 꽃술 떨치어 눈썹을 그리게 하네.
欲識夭夭含意處 (욕식요요함의처) 곱고 고운 뜻 품은 곳을 알고 싶거든
請看菡萏未開時 (청간함담미개시) 아직 피기 전의 연꽃 봉오리를 청하여 보게나.
芳 꽃다울 방, 酣즐길 감, 障 막을 장, 須 모름지기 수, 殊 뛰어날 수, 啼 울 제, 睑 눈꺼풀 검, 拂 떨칠 불, 緗 담황색 상, 眉 눈썹 미, 夭 어릴 요, 菡 연봉오리 함,
萏 연꽃봉오리 담
문명(文明)이 발달(發達)하지 못하여 선풍기(扇風機)와 에어컨 등의 냉방기기(冷房機器)와 냉장고(冷藏庫)도 없었던 옛날, 선인(先人)들은 한 여름 더위를 피(避)하기보다 더위를 없애고 이기는 방법(方法)을 연구(硏究)하며 지혜(智慧)를 모았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1762-1836)선생(先生)은 심중(心中)의 고뇌(苦惱)와 번민(煩悶)을 관조(觀照)하며 시(詩)로 아름답게 묘사(描寫)하여, 속화(俗化)된 미적(美的) 취향(趣向)의 일단(一端)을 반영(反映)하고 흥미(興味)로운 주제(主題)와 모티브, 소한(消閑)과 유희(遊戱)로서의 문학(文學)으로 무료(無聊)함과 권태(倦怠)의 문제를 집중적(集中的)으로 묘사(描寫)했다.
무더운 여름철의 산수경물(山水景物)과 인간내면(人間內面)에 흐르는 서정(抒情)을 아름답게 묘사(描寫)한 다산(茶山) 선생의 시문(詩文)이 많이 있는데 유배(流配)가기 전에 죽란시사(竹欄詩社) 동인(同人)들과 여름을 노래한 연작시(連作詩)를 지였고 유배지(流配地) 강진(康津)에서도 여름철의 경물(景物)을 시(詩)에 담아 즐겼으며 57세에 유배지(流配地)에서 돌아와 소내(召川.지금의 경기도 남양주 조안면 능내리)에 머물 때 여름날의 정경(情景)과 흥취(興趣)를 즐긴 시(詩)를 지었다.
다산(茶山)선생이 18년의 유배생활(流配生活)을 마치고 고향(故鄕)에 돌아 온 후 63세(1824)에 더위가 극심(極甚)한 어느 여름날, 더위를 물리치는 여덟 가지의 소서법(消暑法.더위를 없애는 방법) <소서팔사( 消暑八事)>를 구상하여 이를 제목(題目)으로 칠언율시(七言律詩)인 1. 송단호시(松壇弧矢)소나무 단에서 활쏘기, 2. 槐陰鞦韆(괴음추천)회화나무 그늘에서 그네타기, 3. 허각투호(虛閣投壺)빈 정자에서 투호놀이, 4. 청점혁기(淸簟奕棋)깨끗한 대자리에서 바둑두기, 5. 서지상하(西池賞荷)서쪽 연못에서 연꽃구경하기, 6. 동림청선(東林聽蟬)동쪽 숲속에서 매미소리 듣기, 7. 우일사운(雨日射韻)비오는 날 시 짓기, 8. 월야탁족(月夜濯足)달밤에 발 씻기 등 여덟 수(首)의 시(詩)를 지었고, 앞의 운(韻)을 사용(使用)하여 다시 같은 제목(題目)으로 8수 씩 2번에 걸쳐 16수(首)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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