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8)
개국 - 6 - 고려를 지키려는 자, 정몽주.
토지개혁(과전법) 등 개혁 조치로 백성들로부터 상당한 인기까지 얻게 된 이성계 일파는 거침 없이 걸림돌을 제거하고 왕위 접수를 하는 듯 했으나 뜻밖에도 유약해 보이는 공양왕과 정몽주라는 선비의 강한 저항을 받게 됩니다. 정몽주는 그 스승인 이색이 "그의 말은 어떤 말이든 이치에 닿지 않는 게 없다"라고 극찬할 정도의 풍부한 학식과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로서 내정과 외교에도 탁월한 기량을 발휘하는 등 내외의 신망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당대의 대학자이자 정치가였습니다. 정몽주는 일찍이 이런저런 인연으로 이성계와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고 정도전과는 선후배 관계(정몽주가 5년 선배)를 떠나 진정하게 마음을 나누는 사이였으며 실제로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을 지지하는 등 이성계, 정도전과 많은 부분에서 뜻을 같이 했습니다. 그러나 유학의 한계 속에 왕씨가 아닌 이성계가 왕이 되는 것만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결사반대했고 결국 그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절대적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삽시간에 반 이성계 세력들을 취합해 조정을 장악한 후 이성계를 강하게 견제했습니다.
정몽주가 이와 같이 세력을 모아 이성계를 견제할 수 있었던 것은 이성계가 단순한 무력이 아니라 민심을 얻어 모두의 추대를 받아 모양 좋게 등극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간파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정몽주 머릿속에는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어쩌면 정몽주도 당대의 슈퍼 무비스타라서 이씨 조선이 아니라 민심을 등에 업고 정씨 조선을 개국하려고 한 것은 아닐까? 역사는 이긴 자의 몫이라서 이성계의 쿠데타(회군)는 혁명이라는 뜻이지요. 아마도 정몽주, 정도전이가 이성계를 제거했으면 어떤 핑계를 대고라서도 정 씨 조선이 탄생했을 겁니다. 정몽주가 아무리 성선설의 기초를 둔 성리학의 대가라 하더라도 정도전의 감언이설에 대권의 꿈을 꿨을 수도~ 고려왕조니 뭐다 하지만 민심만 잡으면 역성혁명의 가능성이 있다고 한 이성계의 경쟁자였을 수도~ 아무튼 고려를 지키려는 자와 무너뜨리려는 자의 마지막 승부는 피할 수 없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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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亡命政府(망명정부) / 조선왕조실록(8)|작성자 구름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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