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

#列國誌 105

jahun 2021. 7. 13. 08:36

 

#列國誌 105

** 楚漢誌 27

※ 張良의 智略 2

張良은 잠시 숙고하다가,
"天下 大勢를 누가 감히 예언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모든 정세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漢나라는 興하고 楚나라는 亡할 것이옵니다."
"그렇게 되는 무슨 이유라도 있소 ?"
"漢王 劉邦은 성품이 寬仁厚德한데다가, 天文學상으로도 五星이 漢나라에 相聚하고 있으니, 그것은 하늘도 그를 돕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漢王은 이미 三秦을 평정하고 咸陽까지 점령하였는데, 제가 이번에 함양에 잠깐 들렀는데, 인근 각지에서 제후들이 앞다투어 귀순해 오고 있었습니다. 齊나라와 梁나라는 세력이 강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그들도 머지않아 漢나라와 손을 잡을 기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齊나라와 梁나라조차도 이런 데, 그 밖의 국가들이야 天下 大勢의 흐름에 어찌 순응하지 않을 수있사오리까?"
魏豹는 張良의 말을 듣고 저으기 놀라며, 다시 묻는다.
"만약 漢나라가 그처럼 興하게 되면, 楚나라의 장래는 어떻게 되리라고 생각하시오 ?"
張良은 나지막한 음성으로,
"楚나라의 項王은 성품이 우직하고 강포하여 <關中王>의 자리를 억지로 빼앗더니 義帝까지 죽이고 자신을 <皇帝 陛下>로 자칭하는 바람에, 천하의 民心을 송두리째 잃어버렸습니다. 대왕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민심이 떠나버린 始皇帝를 보면, 민심을 잃어버린 君主의 末路가 어떻게 되는지 잘 아실 것입니다."
魏豹는 그 말에 흠칫하면서,
"선생께서는 민심의 흐름을 예리하게 꿰뚫어보고 계시는구려. 그렇다면 선생의 말씀대로라면 장차 漢王이 천하의 군주가 되실 것은 틀림이 없을 것 같구려. 나는 항우로부터 官爵을 받기는 했지만 항우의 그늘을 떠나 독립한 지가 이미 오래되었소. 천하 대세가 漢王에게 기울어졌다면 나 역시 한왕의 그늘로 들어갔으면 싶은데, 선생은 나를 위해 그 길로 인도해 주실 수는 있겠소 ?"
"대왕께서 만약 漢王에게 귀순하신 다면, 漢王은 대왕을 무겁게 쓰시는 것은 물론, 항우로 부터 위협 받고있는 지금의 지위나 영토 보존이 뜻대로 해결되리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小生은 大王의 聖德을 흠모하고 있는 만큼, 그런 일이라면 기꺼이 도움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그러자 아까부터 병풍 뒤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大夫 周淑이 두 사람 앞으로 나오며
큰소리로 외친다.
"大王께서는 張良의 궤변에 넘어가셔서는 아니 되시옵니다. 만약 지금 하신 말씀이 누설되면, 項王은 대군을 일으켜 우리 나라를 쑥밭으로 만들고자 달려올 것입니다."
張良은 그 말을 듣고 크게 웃었다.
"하하하, 周淑 大夫께서는 병풍뒤에서 지금 대화를 엿듣고 계시었소 ?"
그러자 주숙은 무안하기도 해서 장량에게 정면으로 맞선다.
"貴公은 방금 무슨 까닭으로 웃으셨소 ?"
장량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大夫는 어찌하여 천하 대세와 强弱의 흐름에 그렇게도 어두우시오 ? 항우의 성품을 이토록 모르시는 데는 정말로 놀랐소이다."
"천하 대세와 强弱의 흐름이란 무엇을 말하는것이오 ?"
"천하대세의 흐름을 모르신다니, 내가 설명을 해드리지요. 일찍이 秦나라의 명장이었던 雍王 章悍은 20 萬의 大 병력으로 咸陽을 지키고 있었으니, 귀국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강한 군사력을 가진 장수였었소. 그렇지만 韓信 장군은 단 한번의 싸움으로 廢丘城을 빼앗고, 章悍의 목을 베어 버렸소. 그 옛날 항우는 장한과 아홉 번이나 싸워서 간신히 이겼는데 그 둘을 비교해보면, 누가 강하고 누가 약한 것인지는 한 번에 판별되는 것이 아니오 ?"
周淑은 다시 묻는다.
"그건 그렇다 치고, 내가 천하의 정세에 어둡다고 하셨는데 무엇이 어둡다는 게요 ?"
"말씀드리지요. 무릇 천하의 大勢가 변화하려면 <때(時)와 세(勢)> 라는 두 가지의 원리가 조화를 이루어 나가야 하는 법이오. 그런데 지금은 "때"와 "세" 가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해, 모두가 유동적이오. 다시 말해서 누가 천하의 주인이 되느냐 하는 문제는 아직은 유동적이란 말씀이오."
그 말에 대해 周淑이 즉각 반박하고 나온다.
"선생의 말씀대로 천하의 대세가 유동적이라면, 力拔山氣蓋世의 項王을 도와서 그를 천하의 주인으로 받들면 될 게 아니오 ?"
장량이 대답한다.
"재미있는 말씀을 하셨소. 허나 項王을 천하의 주인으로 받들고 따르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면이 많소. 항우는 스스로 자신의 용맹만을 믿고 天命을 깨닫지 못한 사람임을 알아야하오. 그는 천하를 도모하려는 野望은 있어도 智略이 없는 것이 첫번째 결점이오.
두번째, 천하의 주인이 되고자하는 사람은 백성을 사랑하는 愛民정신, 즉 德望이 있어야 하는데, 항우는 일찍이 자신에게 항복한 秦나라 군사 20 萬名을 모반의 염려가 있다고 전원 생매장시켜버리는 극악무도한 사건을 모르시지는 않겠지요?
또한 項羽는 關中을 버리고 도읍을 彭城으로 옮겨 감으로써 국가의 중심에서 완전히 벗어나버리는 사람이 되었소."
"그러면 선생은 關中(咸陽)을 차지한 漢王이 천하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오 ?"
周淑의 감정적인 반격에, 張良은 조용히 손을 저으며 다시 말한다.
"大夫께서는 나의 말에 오해를 하고 계시는구려. 나는 다만 천하의 추세를 객관적으로 설명했을 뿐이지, 누가 천하의 주인이 되어야 옳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니, 그 점은 오해가 없기 바라오."
그러자 이번에는 西魏王 魏豹가 장량에게 물었다.
"선생이 한왕 유방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 선생의 견해를 듣고 싶소이다."
"대왕께서 물어오시니, 모든 것을 솔직히 말씀드리지요. 제가 보기에는 漢王은 觀相學상으로도 帝王의 相을 타고나신 분이오. 게다가 인품이 寬仁大度하여, 이르는 곳 마다 민심이 그분한테 몰립니다. 함양을 점령할 때에도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入城하였으며, 함양성 백성들이 한왕을 "千世 千世 萬萬世"를 외치며 맞아들였다고 하니, 그 어찌 그 분을 <때>와 <세>를 얻은 분이 아니라고 할 수 있사오리까 ?"
周淑은 아직도 반발심이 남아있는지 따지듯이 물었다.
"그러나 軍勢에 있어서는 楚나라가 漢나라에 비해 우세하지 않소 ?"
장량이 웃으면서,
"물론 지금으로 보아서는 漢나라보다 楚나라가 훨씬 우세한 편이지요. 그러나 項王은 남의 작은 잘못까지 책망할 줄은 알아도 커다란 은혜를 모르는 사람이오. 齊나라와 梁나라가 지금까지 項王을 많이 도와 왔건만, 項王은 지난날에 지내온 의리를 팽개치고 大軍을 일으켜 齊와 梁을 치고 있는 중이오. 항왕은 그 두나라를 정벌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이 나라로 쳐들어 올 텐데, 그때는 무슨 힘으로 항우를 막아낼 수 있겠소?"
마침내 장량은 서위왕 위표의 가슴을 비수로 찌르는 말을 吐해 놓는다.
위표는 청천 벽력 같은 장량의 말을 듣고, 주숙과 함께 소스라치게 놀란다.
"항왕이 대군을 일으켜, 齊나라와 梁나라로 쳐들어가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오 ?"
장량은 눈을 크게 뜨며,
"大王께서는 그 사실을 아직도 모르고 계셨습니까 ? 두고 보십시오. 齊나라와 梁나라는 머지않아 항우의 손에 쑥밭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貴國 차례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선생은 무슨 얼토당토않은 엄포의 말씀을 ...."
西 魏王 魏豹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공포감에 휩쌓였다.
바로 그때, 장수 하나가 급히 달려오더니 큰소리로 이렇게 아뢰는 것이었다.
"대왕 마마 큰일났습니다. 楚覇王이 大軍을 일으켜 齊나라와 梁나라로 쳐들어갈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하옵니다."
"무어라 ? 그러면 장량 선생의 말씀이 모두 사실이란 말이 아닌가 ?"
魏豹는 몹시 당황하며 장량의 손을 붙잡으며 간청하듯 말한다.
"張良 선생 ! 우리가 漢王에게 귀순하게 되면, 한왕은 어떤 경우라도 우리를 지켜줄 수있을까요?"
장량이 웃으면서 대답한다.
"한왕은 하늘의 뜻을 받들어 不義를 징벌하는 기치를 내 걸고 항우와 천하를 겨루고 있는 분이시오. 그와같이 정의로운 분께서 어찌 자신에게 귀순해 온 선량한 나라를 전력을 다해 도와주지 아니하겠소이까? 귀순하시면 漢王께서는 크게 기뻐하시며, 그때부터는 귀국의 어떤 고난이라도 함께하실 것입니다."
위표는 그 말에 구세주를 만난 듯이 기뻐하며,
"그러면 한왕 앞으로 降表를 써드리고, 貢物도 적지않게 보내 드릴 테니, 張良 선생이 수고스러우시겠지만 漢王 전하께 직접 전해 주실 수는 없겠소이까 ?"
장량은 내심 쾌재를 부르며,
"나라를 求하시겠다는데, 제가 어찌 도와드리지 못 하겠습니까? 그러나 이런 중대한 문제는 第 三者인 제가 나서는 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라 周淑 大夫가 가신다면, 저도 동행하여 모든 일이 순조롭게 해결되도록 助言은 해드리겠습니다."
張良은 周淑의 마음까지 돌려놓으려고 일부러 周淑을 끌어들인 것이다.
그리하여 周淑은 降表와 많은 공물을 가지고 장량과 함께 함양으로 한왕을 만나러 떠난다.
일행이 함양에 도착하자, 장량은 漢王을 먼저 만나 지금까지의 경과를 상세히 보고하니, 한왕은 크게 기뻐하며,
"선생이 아니면 이처럼 어려운 일을 누가 성사시킬 수가 있었겠소이까? 周淑이라는 사람이 魏王의 降表를 가지고 왔다니 지금 곧 만나보기로 하지요."
周淑은 대궐로 들어와 漢王에게 큰절을 올리다가 바라보니 漢王의 얼굴이 신선처럼 자애스럽고도 우아함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
(과연 漢王은 張良 선생의 말대로 帝王之相이 분명하구나. 項王을 만났을 때는 공포감에 온 몸이 떨려왔었는데, 漢王은 인자하게만 느껴지니, 천하의 주인은 저런 분이 되어야 하겠구나!.. )
주숙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西魏王 魏豹의 降表를 내놓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西 魏王 豹는, 삼가 漢나라 大王 殿下께 降表를 올리옵니다.>
대왕께서는 워낙 寬仁厚德하시와 三秦을 평정하시자, 인근의 諸侯들이 모두가 楚覇王을 등지고 대왕 앞으로 귀순해 왔다 하오니, 진실로 축하의 말씀을 올리옵니다. 모든 물줄기는 江으로 흘러 결국에는 드넓은 바다로 들어가듯이, 본인도 이제부터는 대왕을 충실히 받들고자 하오며, 대왕전에 약간의 공물을 헌상하오니, 이를 기회로 앞으로 대왕께서 본인과 魏나라 民草들의 정성을 기꺼이 받아들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西 魏王 魏豹 上書.
漢王이 魏豹의 降標를 읽어 보고 무척 기뻐하니, 周淑이 揖(읍)하며 아뢴다.
"대왕께서 말(馬)을 좋아하신다 하옵기에 <白壁>이라는 이름의 명마도 한 필 가져왔사온데, 마음에 드실지, 한번 試乘해 주시옵소서."
한왕은 워낙 말을 좋아하는지라, 주숙과 함께 밖으로 나와 말을 보니, 온 몸이 눈처럼 하얀 <백벽>이란 말은 과연 명마 중 명마였다.
한왕은 너무도 기뻐하며, 주숙에게 융숭한 酒宴을 베풀었다.
그리고 다음날 주숙이 돌아가려고 하자, 서위왕 위표에게 보내는 答信을 손수 써주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漢王은 書魏王 足下에게 기쁜 마음으로 親書를 보내오.
나는 貴王의 명성을 들어 온지 이미 오래요. 貴王은 周王의 후예로서, 魏나라 백성들에게 많은 인덕을 베풀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소이다. 그러나 처음에 길을 잘못 들어, 楚覇王 항우와 손을 잡았다기에 매우 유감스럽게 여기고 있었는데, 이제 지난날의 잘못을 깨닫고 우리와 생사를 함께하겠다고 하니, 진실로 고맙고도 기쁜 일이오.
이제부터 우리는 咸陽을 중심으로 천하를 하나로 통일하여, 생사 고락을 같이하고 부귀와 영화를 함께 누려 가도록 합시다. 우리가 머지않은 장래에 한자리에서 만나, 이 기쁨을 나눌 날이 있기를 바라오.
실로 친밀감이 넘치는 친서였다.
西魏王 魏豹는 한왕의 친서를 읽어 보고 춤이라도 출 듯이 기뻐하며 말했다.
"아 !
漢王이 이처럼 큰 분이라는 것을 나는 왜 이제서야 알게 되었을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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