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

# 列國誌 64

jahun 2021. 6. 4. 20:15

# 列國誌 64

** 范增의 計略

范增은 項羽의 허락을 받고 첩자 들을 보내 , 咸陽에서의 劉邦의 행적을 자세히 조사해 보았다.
그 결과, 유방은 함양을 점령하고 나서 백성들에게 눈부신 선정을 베풀고 있음을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劉邦이 이처럼 선정을 베풀고 있음은 관중왕이 되고자하는 마음의 준비가 틀림없구나 ! )
이렇게 판단한 범증은 항우에게 다음과 같이 아뢰었다.
"劉邦이 고향에 있을 때에는 財物을 몹시 탐냈을 뿐만 아니라, 계집이라면 사족을 못쓸 정도로 色을 탐했습니다. 그런데 함양을 점령하고 부터는 재물은 물론, 아방궁에 있는 3천 궁녀들 조차 거들떠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것으로 미루어 보건대, 유방이 관중왕이 되려는 준비를 착착 진행해 오고 있음이 분명하옵니다."
항우는 그 말을 듣고 코웃음을 치면서,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고 있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이로구먼. 하하하 ....허나 누가 무어라 해도 關中王은 반드시 내가 차지하고야 말겠소."
하고 예사롭게 흘려넘기려고 하였다.
범증은 항우가 여유를 부릴 수록, 걱정이 앞섰다.
"이 문제는 결코 가볍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옵니다."
"가볍게 보아 넘기지 않으면, 유방이 나에게 어쩔 거란 말이오 ? 아무튼 劉邦이 關中王 자리 내놓기가 섭섭해 한다면, 어느 변방에 王 자리를 하나 만들어 보내버리면 될 게 아니오 ?"
항우는 유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지만 범증은 결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항우의 답변이 자신의 생각에 비하여 워낙 가벼운 지라, 당장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范增은 그날 밤 항우의 숙부인 항백(項伯)을 찾아가 이 문제를 상의한다.
"魯公께서 반드시 關中王이 되셔야 하겠는데, 劉邦이 그 자리를 양보할 것 같지 않으니 이 일을 어찌 하면 좋겠소이까 ?"
項佰이 대답한다.
"내 조카가 關中王이 된다면 난들 얼마나 좋겠소?! 그러나 <王>이란 天運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면 못 되는 법이오. 내 일찍이 張良 선생으로부터 天文을 배운 일이 있으니, 오늘 밤 軍師와 함께 천문을 한번 살펴보기로 하십시다."
이날 밤 范增은 項佰과 함께 天文을 살펴보았다.
대지가 고요히 잠든 구적(俱寂)한 밤에 산에 올라 星座를 살펴보니, 항우가 陣을 치고 있는 동쪽 하늘에는 殺氣가 감돌고 있는데, 저 멀리 劉邦이 陣치고 있는 서쪽 하늘에서는 帝王星이 찬란히 빛나고 있는 것이었다.
(으으! , 이럴 수가!? .....,)
范增은 탄식해 마지않으며,
"項佰 公께서는 天文을 어찌 읽으셨습니까 ?"
하고 항백의 의견을 물어 보았다.
항백은 아무런 대꾸도 아니 하고 하늘의 별만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범증은 그럴수록 불안스러워,
"公께서는 天運을 어떻게 보셨는지, 솔직하게 말씀해 주소서."
하고 대답을 재촉하였다.
그러자 항백은 가벼운 한숨을 쉬면서,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沛公이 陣치고 있는 서쪽 하늘에는 帝王星이 찬란히 빛나고 있는데, 魯公이 陣치고 있는 동쪽 하늘에는 殺氣만 충만하니, 天運은 沛公에게로 기울고 있음이 확실한 것 같구려."
천문을 살펴본 두 사람의 견해는 완전히 일치하였다.
(天運이 그렇다면 關中王의 자리를 劉邦에게 빼앗기고 말아야 한다는 말인가 ! )
全心全力을 다하여 항우를 보좌해 온 범증으로서는 슬프고 허탈하기 그지없는 노릇이었다.
항백은 범증의 그러한 심정을 눈치채고 넌즈시 물어 본다.
"천수로 보아서는 관중왕의 자리를 유방이 꿰찰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 軍師는 장차 어떻게 하시려오 ?"
范增이 결의에찬 어조로 대답한다.
"천수로 보아서는 관중왕의 자리를 유방에게 빼앗길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盛衰의 운이란, 반드시 천운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옵니다.
일찍이 帝나라의 신포서라는 사람은
天定固能勝人
(하늘이 정한 운수는 사람을 이긴다)한다고 하였으나, 또한 노력의 여하에 따라서는 人定赤能勝天이라(천운을 능히 이길 수도 있다)고도 말한 바가 있습니다. 나는 이미 身命을 다해 항우 장군을 보필하기로 결심한 몸이므로, 天運이 어찌 되었든 나의 생각에는 추호의 변함이 없사옵니다. 그러므로 主公이 關中王에 추대 되도록 전력을 다 할 것이옵니다. 다만 公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은 <오늘 밤 우리가 천문을 살펴본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아 주시기를> 부탁말씀드리는 바이옵니다."
백발이 성성한 범증의 결심은 이토록 비장하게 확고 부동 하였다.
項佰과 范增은 산에서 내려와 함께 항우를 찾아가 한담을 나누고 있을때, 劉邦의 부하인 曺無傷이라는 者로부터 항우에게 한 통의 밀서가 도착했다.
밀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劉邦은 關中王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秦皇이었던 '자영'을 宰相으로 발탁하여, 대각(臺閣)의 모습을 착착 굳혀가고 있사오니 魯公께서는 시급히 대책을 강구하시옵소서. 小生은 魯公을 진심으로 仰慕하는 까닭에 급히 알려 드리는 바이옵니다.>
조무상이라는 者는 항우와 내통하여 크게 출세를 해 보려고 그런 밀서를 보내 왔던 것이다.
항우는 그 밀서를 받아 보고 크게 怒했다.
"劉邦이란 놈이 분수도 모르고 이처럼 방자하게 나온다면, 그대로 내버려둘 수 없는 일이로다."
항우는 노발 대발하며 당장 군사를 일으켜 유방을 잡아 죽이겠다고 야단 법석이었다.
그러나 范增이 침착하게 말했다.
"劉邦이 財物과 女色을 멀리하는 것을 보면, 그가 關中王의 자리를 노리고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사옵니다. 따라서 우리가 손을 빨리 써야 할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를 武力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신중히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옵니다."
"劉邦을 잡아 죽이면 끝날 일인데 검토고 자시고가 무슨 필요가 있단 말이오 ?"
범증이 다시 아뢴다.
"이 문제를 가볍게 여기셨다가는 큰일나시옵니다. 兵法에 <병력이 10배가 되면 포위하고, 5배가 되면 공격하라>는 말이 있사옵니다.
劉邦은 10만 군사를 가지고 있고, 우리는 30 만의 군사를 가지고 있으니, 병력의 數로만 본다면 우리가 우세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유방의 휘하에는 번쾌와 주발 같은 용맹 무쌍한 장수가 50여 명이나 있는 데다가, 張良과 簫何같은 탁월한 책사들도 기라성같이 많사옵니다. 그러므로 싸워서 이긴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옵니다. 그 뿐만 아니라, 劉邦은 咸陽에 먼저 入城하여 민심을 크게 얻어 있는바, 그의 세력을 결코 가볍게 볼 수는 없사옵니다."
"그렇다면 劉邦을 어떤 방법으로 때려잡자는 말이오 ?"
"臣에게 한 가지 計略이 있사옵니다."
"무슨 계략인지 어서 말씀해 보시오."
"내일 밤 삼경에 특공대를 覇上에 침투시켜 劉邦을 사로잡아 오면 모든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사옵니다."
항우는 그 말을 듣고 무릎을 치며 좋아하였다.
"과연 묘책이오. 그러면 내일 밤 특공대를 보내 유방을 잡아오도록 합시다."
范增이 다시 말한다.
"이왕 특공대를 보낼 바에는 張良도 함께 잡아 오도록 하소서."
"張良은 무엇 때문에 .... ?"
"張良을 그냥 두었다가는 보복을 당할 염려가 있기 때문이옵니다."
"그러면 張良도 함께 잡아다 죽여 버립시다그려."
옆에 앉아 있던 項佰은 그 말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범증이 항우를 위해 유방을 죽이거나 말거나, 자기는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자기와 막역한 친구인 張良까지 잡아 죽이자는 말에 가슴이 철렁했던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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