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列國誌 94
** 楚漢誌 16
※ 漸進打破 戰略 2
한편,
三秦王 중, 한 사람인 章悍은 執戟朗으로 있던 漢信이 漢나라로 도망가 大元帥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배꼽을 잡고 웃었다.
"漢王이 韓信이라는 拙丈夫를 大元帥로 발탁하였다니, 정말 내 배꼽이 쌍커플지게 만드는구나. 韓信이라는 者는, 어렸을 때는 밥을 빌어 먹던 걸뱅이였을 뿐만 아니라, 건달패를 만나서는 그 들과 맞짱뜰 배짱이 없어, 그들의 가랑이 밑을 기어가 매를 맞지 않았다는 놈이 아니냐 ? 그런 者가 우리 楚나라에서는 執戟朗(중대장 급) 이상으로 출세할 수가 없으니까 漢나라로 넘어간 것인데, 劉邦이 그런 못난이를 大元帥로 발탁을 하였다니!?..
우하하하!..
韓信이라는 者가 大元帥가 아니라 大王이 되었다손 치더라도 그런 놈을 어느 누가 두려워 하겠는가? ! "
이렇듯 백전 노장 章悍에게 韓信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는 韓信을 또한 이렇게도 폄하했다.
"韓信이 우리에게 덤벼오고자 棧道를 복구하는 중이라는데, 千 里가 넘는 險路를 제대로 고치려면 아무리 짧게 잡아도 10 萬의 병사로 최소한 1년은 족히 걸릴 것인데 겨우 一萬 군사로 길을 닦고 있다니, 그놈의 짱구가 돌대가리가 아닌지, 제대로 돌아가고는 있는지?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는 일이다."
章悍은 韓信을 이 정도로 깔보고 있었던고로, 大散關을 수비하고 있는 章平에게 다음과 같은 書札을 보냈다.
<韓信이 大散關에 이르는 棧道를 복구하여 우리에게 나오려면, 최소한 1년은 더 걸려야 할 것이오. 어쨌거나 韓信이라는 인물은 애시당초 우리와는 상대할 깜도 못되는 조무라기니, 조금도 걱정할 것 없소이다.>
章平은 그 서한을 받아 보고, 그 後부터는 자신도 자연스레 경비를 느슨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10여 일이 지난 어느 날 새벽,
章平이 아직도 곤히 자고 있는데 수하 장병이 급히 달려와 큰소리로 아뢴다.
"사령관님 ! 어젯밤 夜陰에 劉邦의 군사 백여 명이 우리 陣營으로 귀순을 해왔사온데, 저들을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
"뭐라고 ! 劉邦의 군사가 우리에게 귀순을 해왔다고 ? ...음, 알았다. 내가 곧 나갈 테니, 그들을 사령부에 모두 대기시켜 놓아라 ! "
章平은 劉邦의 군사들이 귀순해 왔다는 소리를 듣자, 크게 기뻐하며, 급히 옷을 추스려 입고 사령부에 나와 보니, 백여 명의 귀순병들이 땅바닥에 주저앉아 장평을 기다리고 있었다.
말할 것도 없이 그들은 위장 귀순병 들이었다.
"우리에게 귀순해 왔다는 劉邦의 군사들이 바로 이 사람들이냐 ?"
"예, 그러하옵니다. 오랫동안 헐벗고 굶주려 온 탓인지, 모두가 거지와 같은 몰골들이옵니다."
아닌게 아니라, 첫눈에 보아도 거지와 다름 없는 처량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章平이 그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劉邦의 군사라고 했는데, 그게 사실이냐 ?"
"예, 그러하옵니다."
"백여 명이 한결같이 입을 모아 대답한다.
"劉邦의 군사라면 劉邦을 위해 충성을 다해야지, 어찌하여 우리에게 귀순해 왔느냐 ?"
그러자 선임인 듯한 젊은이가 전체를 대신하여 큰소리로 대답한다.
"忠성도 좋지만, 밥을 굶고서야 충성을 할 수가 없는 일이 아니옵니까. 저희들은 굶어 죽기가 억울하여, 楚나라로 오게 된 것이옵니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기에, 굶어 죽을 형편이었다는 말이냐 ?"
"劉邦은 楚나라를 친다며, 저희들에게 棧道를 보수하라는 명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軍糧이 부족하여 밥도 제대로 주지도 못하면서,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工事를 한 달 안에 끝내라고 다그치니, 아무리 충성을 하고 싶어도 우리가 어떻게 견딜 수가 있겠습니까? 이렇다 보니 저희들은 생각다 못해, 楚나라로 귀순을 해오게 된 것입니다.
"棧道 보수의 책임자는 누구였느냐 ?"
"번쾌라고 하는데, 성깔이 어찌나 사나운지, 밥도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 우격 다짐으로 棧道 보수 공사를
다그치기만 하여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章平은 그들이 혹시 거짓으로 귀순한 것이 아닌가 싶어 여러가지로 묻고 시험해 보았다. 그러나 그들이 위장 귀순을 하였다는 흔적은 어디서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이에 章平은 마음을 놓고 귀순병에게,
"만약 너희들이 거짓으로 귀순해 온 사실이 밝혀지면 용서없이 처단 하겠지만, 진실로 귀순해 왔다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 주겠다. 너희들 중에 누가 주동하여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주모자는 앞으로 나와 보아라 ! "
그러자 요룡과 근무라는 두 젊은이가 좌중에서 벌떡 일어나며,
"귀순을 책동한 주모자는 저희 두 사람입니다."
하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오!, 너희들은 참으로 용감하구나 ! "
章平은 그들의 용기를 칭찬해 주고 나서,
"너희 두 사람은 軍에 끌려오기 전에는 무엇을 해서 먹고 살아왔느냐 ?"
"저희들은 軍에 끌려올 때까지, 보안郡 이라는 산골에서 사냥을 하면서 살아왔사옵니다."
"사냥꾼으로 살아 왔다면 활 쏘고 창 쓰는 재주는 보통이 아니겠구나 ?"
"활 쏘고 창 쓰는 재주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사옵니다."
장평은 그들의 진위여부를 살펴보려고 의구심이 가는 질문을 여러가지로 해보았다.
그러자 그들은 펄쩍 뛰며, "재주가 아무리 좋아도 밥을 먹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일이 아니옵니까? 베가 얼마나 고팠으면, 저희들이 도망쳐 왔겠습니까" ?
"그러면 너희들의 소망이 무엇이냐 ?"
"우선 밥을 배불리 먹었으면 좋겠고, 時局이 평온해지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 뿐이옵니다."
"그렇다면 너희들 소원대로 밥을 배불리 먹여 주고 시국이 안정 되는 대로 기꺼이 고향으로 돌려 보내 주겠다."
장평은 귀순병들의 희망을 기꺼이 들어 주기로 약속을 하고,
"劉邦은 韓信을 大元帥로 발탁했다고 하는데, 韓信은 누구의 연줄로 그처럼 높이 쓰이게 되었는지, 너희들은 그 내막을 알고 있느냐 ?"
하고 물어 보았다.
귀순자 들의 입을 통하여 정보를 얻고자 하는것임은 말할 것도 없었다.
요룡이 대답한다.
"韓信은 원래 言辯이 뛰어나, 그가 兵法을 講論하는 것을 듣고, 丞相이 강력히 추천하는 바람에 大元帥로 발탁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韓信이 大元帥로 발탁된 後, 모든 將卒들이 그의 명령에 잘 복종하고 있느냐 ?"
그러자 이번에는 근무가 대답을 한다.
"장병들이 韓信 大元帥의 명령에 잘 복종하냐구요 ? 솔직히 말씀드리면 將軍들은 말할 것도 없고 卒兵들 조차도 韓信을 우습게 여기고 있습니다. 특히 번쾌 將軍 같은 사람은 韓信을 공공연히 비방하고 있어서, 그들 두 사람 사이에는 언젠가 큰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漢王조차 韓信을 大元帥로 기용한 것을 몹시 후회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章平은 그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요룡과 근무에게,
"너희들 두 사람은 많은 동료들을 귀순시키는데 공로가 컸으므로, 특별히 '대기 패관'(大旗牌官)에 임명하겠다.
대기 패관이란, 싸움이 있을때 軍旗를 휘두르며 士兵들의 사기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章平은 일단의 군사를 이끌고 귀순해 온 요룡과 근무의 환심을 사려고, 계획적으로 그들에게 꽤 파격적인 직책을 주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밥을 배불리 먹게해주고 씻게 한 후에 깨끗한 옷을 주어라 ! "
하고 命하였다.
章平은 귀순병들을 이같이 처리하고 나니 더욱 자신이 생겼다. 그리하여 三秦王 들에게도 사람을 보내, <漢王 劉邦은 두려워 할 존재가 못 되니, 너무들 걱정을 마시오>라는 통보까지 해주는 것이었다.
한편, 項羽는 彭城으로 遷都한 이후로, 날마다 酒色을 즐기느라 政事는 거의 돌보지 않았다.
范增은 크게 걱정스러워 여러 차례 諫言을 올렸으나 한번 酒色에 맛들인 項羽는, 范增의 諫言에는 귀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자 항간에서는,
"項羽가 이끄는 楚나라는 결코 오래 가지 못한다." 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었다.
范增은 그럴수록 애가 타, 어느 날 밤 天文을 살펴 보고자 산으로 올라갔다. 그는 東西南北 四方의 별들을 살펴 보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西南方 하늘 아래에 떠 있는 將軍별 하나가 유난하게도 밝게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 ! 巴蜀이 西南方에 해당하는데, 그쪽 將軍별이 저렇게도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을 보니, 漢王이 군사를 일으켜 우리를 향하여 쳐들어 오려고 하는 것이 분명하구나 ! )
范增은 天文을 살펴 보고 가슴이 철렁 하였다.
(韓王이 楚를 치기 위해 韓信을 破楚 大元帥로 발탁했다고 하더니, 만약 韓信이 쳐들어 오면 우리가 그들을 막아낼 수가 있을까 ?)
일찍이 韓信의 그릇을 알아 본 范增은 생각할수록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리하여 項羽에게 또 다시 간언을 올렸으나, 項羽는 또다시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亞父는 劉邦과 韓信 따위에게 왜 이렇게 겁을 내시오? 그처럼 걱정되시면 계량과 계향 두 장수에게 각각 군사 3 千 씩을 주어 三秦王에게 보내 국경을 지키도록 하시오. 그렇게하면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오."
范增은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三秦王 중에서도 最 强者인 章悍을 직접 찾아갔다.
그러나, 章悍은 큰 소리로 웃으며,
"軍師께서는 무엇때문에 劉邦이나 韓信 따위를 그토록 경계하십니까? 劉邦이 韓信을 大元帥로 발탁했다는데, 韓信은 어렸을 때 부터 남의 가랑이 밑으로 기어다니던 천하의 拙丈夫(졸장부)입니다. 그런 놈이 어찌 감히 우리에게 덤벼올 수 있겠습니까 ? 더구나 그들은 이곳에 오고싶어도 길이 끊겨서 못 올 것입니다. 千里 길을 보수하려면 10 萬의 병력을 총 동원하여 1년이 걸려도 될까말까 한데, 겨우 一 萬의 군사로 길을 닦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제아무리 빨라도 10 년 내에는 길 조차 완성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걱정 마시고, 발 뻗고 푸욱 주무세요..."
백전 노장인 章悍조차 劉邦과 韓信을 우습게 여기는 데는 氣가 막힐 노릇이었다.
范增은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나라가 亡하려고 모두들 머리가 돌아 버렸나 보구나 !... )
하고 혼잣 말로 탄식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