菊花 (국화) 元稹 (원진)
秋叢繞舍似陶家 (추총요사사도가) 무성한 국화가 집을 둘러싸니 도연명의 집 같아
遍繞籬邊日漸斜 (편요리변일점사) 둘러싸인 울타리 가를 돌다보니 해가 차츰 기우네
不是花中偏愛菊 (불시화중편애국) 꽃 중에서 국화만을 편애하는 것이 아니라
此花開盡更無花 (차화개진갱무화) 이 꽃이 다 피고 나면 다시 필 꽃이 없어서라네
秋叢 (추총) : 총총히 피어 있는 국화를 말한다 .
似陶家 (사도가) : 도연명의 집과 같다. 동진 (東晋 )의 시인 도연명 (陶淵明)은 국화를 좋아하여 집에 국화를 많이 심었었다. 도연명의 시 음주 (飮酒) 제 5 수에 “採菊東籬下 (채국동리하),悠然見南山 (유연견남산). : 동쪽 울타리 밑에서 국화를 따다가, 한가로이 남산을 바라보노라.“ 라는 시구는 명구 (名句)로 알려져 있다.
遍繞 (편요) : 둘러싸다. 에워싸다.
籬 (리) : 울타리
이 시는 전당시 (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원진이 장안 (長安 )에 있을 때 지은 시로 가을에 국화가 무성히 피어 있는 울타리를 돌아보니 국화를 좋아하는 도연명의 집 같은 느낌이 들어 국화를 구경하느라 하루를 보내며 국화를 지극히 사랑하나 국화꽃이 지고 나면 꽃구경을 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아쉬워하는 모습을 읊은 시이다
元稹 (원진 : 779 ~ 831) : 자 (字)는 휘지 (微之), 하남 (河南 : 지금의 河南省 洛陽市) 사람이다. 배항 (排行)이 아홉째인 까닭에 벗들이 모두 그를 원구 (元九)라고 불렀다. 교서랑 (校書郞)· 감찰어사 (監察御史)·사부랑중 (祠部郎中)·지제고 (知制誥) 등을 역임하였고, 당 (唐 ) 문종 (文宗) 때 무창군절도사 (武昌軍節度使)가 되었는데 임소 (任所)에서 죽었다. 백거이 (白居易 )와 함께 ‘元白 (원백)’이라 불리며 , 정원 (貞元 )부터 태화 (太和 )까지 30 년 동안 시가 (詩歌 )의 통속화 (通俗化), 대중화를 제창하였는데, 이를 ‘元和體 (원화체)’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