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書藝
漢詩와 書藝 / 蝴蝶 - 韓龍雲
jahun
2019. 10. 13. 09:32
蝴蝶(호접) 나비-韓龍雲(한용운)
東風事在百花頭 (동풍사재백화두) 봄바람에 온갖 꽃 바삐 찾아 다니니
恐是人間蕩子流 (공시인간탕자류) 마치 방탕한 인간 같구나.
可憐添做浮生夢 (가련첨주부생몽) 가련타, 뜬세상에 헛꿈 더하니
消了當年第幾愁 (소료당년제기수) 당년에 몇 번이나 근심을 풀었더냐
恐 두려울 공, 蕩 쓸어버릴 탕, 憐 불쌍히 여길 련, 添 더할 첨, 做 지을 주, 消 사라질 소
호접(蝴蝶)에서는 탕아로 타락해 버린 나비인 것이다. 탕아가 된 나비를 아무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꽃들은 무엇인가. 그것은 탕녀들의 무리라 할 것이 아닌가. 이들이 득실거리는 뜬세상의 끊임없는 헛꿈은 부정적이어야 함이 마땅할 것이다.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사회상을 꿈꾸어 온 만해로서는 흔하지 않은 정서 표출이라 할 것이다. 이 작품이 성립된 시기는 만해가 3·1거사를 거행하기 이전, 장소는 일본땅이다. 따라서 일본의 비인도적 침략 사항을 탕아에 비유하여 구조화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韓龍雲(한용운 1879-1944) 승려, 시인·독립 운동가. 호는 만해(萬海), 충남 흥성 출생. 6세 때 서당에 들어가 학문을 배우고 18세 때 동학 혁명에 참가 하였다. 28세 때 불교에 귀의, 중이 되었고, 3·1운동 땐 불교계를 대표하여 33인의 한사람으로 참가하였다.저서에 <님의 침묵> <불교유신론> <흑풍> 등이 있다. 1962년 대한민국 건국 공로 훈장 중장이 수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