應口詩 / 郭晴窓 - 金銑根 妻
應句詩 郭氏
海涵天日晩(해함천일만) 지는 해 바다 속 빠져버리고
花續一年紅(화속일년홍) 울긋불긋 곱게 핀 꽃 한창 붉었네,
滿江漁舟子(만강어주자) 강물 위에 떠도는 고기잡이배
停帆向晩風(정범향만풍) 저녁 되자 닻을 놓고 돛폭네리네.
지는 해 바닷속에 빠져버리고
울긋불긋 곱게 핀꽃 한창 붉었네
강물 위에 떠도는 고기잡이배
저녁 되자 닻을 놓고 돛을 내리오
續 잇닿을 속
郭氏 곽씨. 號-晴窓. 師傅 時徵의 딸이며 金銑根김선근의 夫人부인이다. 文集문집 六卷육권이 있음.
郭氏婦人(곽씨부인, 조선 후기), 沈鋅(심재)의 松泉筆譚(송천필담) 중 ‘應口詩(응구시)’
곽씨부인이 불과 7세 때 지은 동시(童詩)다. 부인은 조선후기 충남 천안 출신의 학자 곽시징(郭始徵, 1644~1713)의 딸이다. 통상 조선시대 여인 이름은 전하지 않는데, 호칭할 때는 시가(媤家)를 따르지 않고, 본가 성씨(本家姓氏)를 따른다. 곽씨부인의 이름은 전하지 않으나, 자호(字號)는 ‘청창(晴窓), 즉 맑은 창문’이다.
일곱 살 무렵 아버지의 스승 송시열이 지었다. 워낙 똑똑해서 ‘여자 아이라도 제자로 삼고 싶다’할 정도였다. 응구시(應口詩)는 화답시(和答詩)를 말한다. 송시열이 준 운자(韻字)를 가지고, 곽씨부인이 그 나이에 창작했으니 신동이 아닐 수 없다. 해는 바닷물이 품어서 매일매일 깨끗한 모습이다. 또 마치 백일홍처럼 일년 내내 붉은 빛을 비춘다. 그리고 노을 진 강의 돛단배를 보면서 해의 하루를 말하고 있다. 간결하면서 이미지가 풍부해 ‘시흥의 감탄사’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