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그 노래 그 사연] 하춘화 ‘하동포구 아가씨’, 돌아오지 않는 임을 기다리며…

jahun 2022. 1. 13. 23:03

 

[그 노래 그 사연] 하춘화 하동포구 아가씨, 돌아오지 않는 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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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홍기

 

구름을 머리에 이고 강물에 흘러가는 꽃잎을 바라본다. 간들거리는 꽃잎은 임의 얼굴이다. 노래 속에서 하동포구를 떠나 큰 바다로 나아가는 배는 경남 하동에서 부산으로 가는 연안여객선이다. 섬진강 물 휘돌아 남해로 흘러가는 하동포구의 서정을 얽은 노래가 하동포구 아가씨.

쌍돛대 님을 싣고 포구로 들고
섬진강 맑은 물에 물새가 운다
쌍계사 쇠북 소리 은은히 울 때
노을 진 물결 위에 꽃잎이 진다
팔십리 포구야 하동포구야
내 님 데려다주오
흐르는 저 구름을 머리에 이고
지리산 낙락장송 노을에 탄다
(하춘화 하동포구 아가씨가사 일부)
고향이 하동인 작사가 정두수(본명 정두채)는 노래 하동포구 아가씨를 두번 만들었다. 1966년 송운선 작곡으로 은방울자매가 불렀고, 1967년 박춘석 작곡으로 하춘화가 불렀다. 대박 낸 가수는 하춘화다.
첫 곡에서 은방울자매는 하동포구 팔십리에 달이 뜰 때 정화수를 떠놓고 부산으로 간 낭군이 돌아오길 기다린다. 두번째 곡에서 하춘화는 쌍계사 쇠북소리 은은히 울리고 노을 진 섬진강 물결 위에 꽃잎이 질 때 하동포구에서 돌아오지 않는 임을 기다리며 열창한다.
하동포구는 섬진강 물길이 바다에 맞물리는 항구다. 하동포구 80리는 화개면·악양면·하동읍 등지를 거쳐 남해에 이르는 섬진강 물길을 통칭하는 말이지만, 정확한 시점과 종점이 불명확하다.
하동포구 팔십리라는 말은 1935년 발표된 남대우 시인의 하동포구라는 시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하동포구 팔십리에 물새가 울고 / 하동포구 팔십리에 달이 뜹니다 / 섬호정 댓돌 우에 시를 쓰는 사람은 / 어느 고향 떠나온 풍류랑인고 / 하동포구 팔십리의 굽도리배야 / 하동포구 팔십리에 봄을 실어라.
노랫말을 지은 정두수가 하동을 묘사한 노랫말은 60여편. 하동 출신 인사에 대한 하동군민 인기투표 때 그가 1위를 자주 차지했단다. 그는 1937년 하동군 고전면 성평리에서 태어났고, 서라벌예대를 졸업했다.
하춘화는 1955년 전남 영암 출생. 1961년 노래 효녀 심청 되오리다로 데뷔한 국민 가수다.
유차영 (한국유행가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