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

列國誌 151

jahun 2021. 8. 20. 23:24

 

 列國誌 151

** 楚漢誌 73

※ 講和 條約의 파기

項羽는 鴻溝에서 講和 조약을 맺고 彭城으로 돌아오자, 오랜만에 장병들에게 휴가령을 내렸다.
"싸우느라고 오랫동안 고생이 많았으니, 이제부터 三교대로 한달씩 고향에 다녀오도록 하여라."
평소에는 몰인정한 항우가 이같은 선심을 베푼 것은, 이번에 체결한 漢王과의 강화 조약으로 楚漢 양국 間에 다시는 전쟁이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기에 항우 자신도 그날부터는 軍務를 사실상 전폐하고 虞美人과 더불어 환락에 빠져 세상 돌아가는 일을 멀리하고 있었다.
英雄 好色이라고 했던가 ?
항우는 무술도 뛰어났지만 정력 또한 출중하여 彭城으로 돌아온 그날부터는 오직 虞美人과 술로 세월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大夫 周蘭이 上疎文을 올렸다.
상소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자고로 聖帝明王은 安不忘危 治不忘亂(안불망위 치안불란)이라 하여, '나라가 편안할 때 위험한 때를 잊지 말고, 세상이 잘 돌아갈 때 혼란스러운 때를 잊지 않는다'고 하였사옵니다. 지금은 비록 戰時는 아니오나, 전쟁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비상시국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옵니다. 더구나 漢王 劉邦이 우리와 강화 조약을 맺었다고는 하오나, 그를 믿을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유방의 주변에는 권모 술수에 능란한 謨士들이 허다한 관계로 언제 무슨 일을 꾀할지 모르는 일이옵니다.
그러므로 폐하께서는 마땅히 군사를 晝夜로 훈련하시어 비상시에 대비하셔야 하는데도, 근래에는 오로지 安逸에만 취해 계시니, 이 어찌 된 일이옵니까 ?
일찍이 폐하께서 한번 호령하시면, 공격해서 取하지 못하는 것이 없고, 싸워서 이기지 못한 일이 없어, 폐하의 위엄을 만 천하에 떨쳐 왔사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안일만 추구하고 계신다면 나라의 장래가 매우 위태로울 수 있사옵니다. 소문에 의하면, 劉邦의 신하들은 아직도 우리나라를 정벌할 모의를 일삼고 있다 고 하는데, 만약 그들이 불시에 쳐들어 오기라도 한다면, 우리는 무슨 힘으로 저들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옵니까 ? 폐하께서는 小臣의 諫言을 저버리지 마시고, 지금부터라도 비상시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도록 하시옵소서."
항우는 周蘭의 상소문을 읽어 보고 한동안 생각하다가 주란을 대전으로 직접 불렀다.
"卿의 상소문을 잘 읽어 보았소. 경의 憂國 之心에는 감복해 마지 않는 바이오. 그러나 나는 劉邦과의 강화 조약을 맺었는데, 유방이 설마 變心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오. 그 점은 안심해도 좋을 것이니, 卿은 너무 걱정하지 말기 바라오."
항우는 유방과의 강화 조약을 이처럼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주란은 항우의 말을 듣고 어처구니가 없어,
"폐하 !
講和 條約이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휴지 조각과 다름없는 것이옵니다. 劉邦은 오직 太公을 돌려 받기 위해 강화조약을 맺었을지 모르는 데, 어떻게 그런 조약만 믿고 안심하고 계시옵니까 ? 더구나 張良이라는 者는 그런 계교를 부리는데 있어 귀신 같은 재주꾼이라는 사실을 아셔야 하옵니다. 그러하오니 장병들에 내린 특별 휴가령을 당장 취소하시고, 즉시 三軍을 철저히 훈련시키도록 하시옵소서."
항우는 그 말을 듣고 크게 불안해지 자, 즉석에서 鐘離昧를 불러 군령을 내린다.
"비록 우리가 劉邦과 강화 조약을 맺었다고는 하지만, 그가 언제 또다시 군사를 몰고 올지 모르니, 장군은 오늘부터 三軍을 맹 훈련시키도록 하오."
이리하여 종리매는 유방의 침공에 대비하여, 전군에 대하여 맹 훈련을 시키기 시작한다.
그로부터 보름쯤 지났을 무렵,
하루는 영양성 방면에서 飛馬가 급히 달려오더니,
"폐하 ! 유방이 강화 조약을 무시하고, 우리와 일전을 시도하려고 固陵에 대군을 집결시키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강화 조약은 劉邦이 太公 일가족을 돌려 받기 위한 속임수에 지나지 않았던 것 같았다.
항우는 그 보고를 받고 펄쩍 뛰었다.
"뭐라 ? 유방이 나를 그렇게 속였단 말이냐 ? 그렇다면 그 者를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다. 모든 장수들을 긴급히 소집하라."
항우는 장수들을 긴급히 소집해 놓고 불같은 명령을 내린다.
"유방이 강화 조약을 무시하고 전쟁 준비를 하고 있다 하니, 모든 장수들은 戰時體制로 돌입하여 敵이 전투 준비를 하기 전에 우리가 선제 공격으로 적을 격멸시키도록 하자."
그러자 季布가 앞으로 나서며,
"폐하 !
間者(스파이)들이 수집한 정보는 100% 믿을 바가 못 되오니, 신중을 기하셔야 옳을 줄로 아뢰옵니다. 만일 간자들의 잘못된 정보를 믿고 우리가 먼저 군사 행동을 하게 되면 강화 조약을 파기한 죄를 우리가 모두 뒤집어쓰게 될 것이옵니다.
하오니 우리는 적의 공격에 대비한 방어 태세를 견고히 갖추고 그들이 먼저 쳐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사옵니다.
그리하여 그들이 선제공격을 해오면, 그때에는 변방의 제후들에게 유방의 약속 파기를 널리 알리는 동시에 그들로부터 지원도 끌어내고, 동시에 우리의 대군을 총출동하여 저들을 격파해버리면 우리의 대의 명분이 분명해질 것이 아니옵니까 ?"
항우는 계포의 간언을 옳게여겨,
"장군의 말에 일리가 있소.
그러면 장군은 漢나라와의 접경지대에 방어 태세를 견고히 하고 정탐꾼 들을 다수 침투시켜, 적의 동태를 상세하게 파악하도록 하시오."
한편,
한왕은 장량의 권고에 따라 초나라를 치려고 하면서도 자신이 항우와 직접 맺은 강화 조약을 파기하는 것이 매우 꺼림칙하였다. 그리하여 장량과 진평을 불러 다시 한번 상의한다.
"楚나라를 정벌하려면 韓信, 英布, 彭越 등 외부로부터의 병력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지금 그들은 楚나라와의 강화 조약이 체결된 것을 알고 제각기 任地에서 방심하고 있을 것이니, 이제 그들을 부른다고 바로 와 줄지는 매우 의심스럽구려. 장량 선생은 그 점을 어떻게 생각하시오 ?"
장량이 머리를 숙이며,
"그 문제에 대해서는 臣이 이미 생각해 둔 바가 있사옵니다. 대왕께서는 우선 항우에게 <강화 조약을 체결한 것은 오로지 太公을 모셔오기 위한 일시적인 수단일 뿐>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려 주시옵소서. 그러면 항우는 크게 怒하여, 스스로 먼저 군사를 일으켜 오게 될 것이옵니다."
한왕은 그 말을 듣고 무릎을 치며 감탄한다.
"알겠소이다. 전쟁의 책임을 항우에게 뒤집어 씌우자는 말씀이구려."
"물론 그렇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항우의 공격에 대한 방책은 세우고 있어야 하옵니다.
"그 대책은 어떻게 세우는 것이 좋겠소이까 ?"
"쳐들어 오는 항우와 맞서 싸우려면 韓信, 英布, 彭越 등의 합류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하오니 항우에게 사신을 보내는 싯점에 때를 같이하여 한신과 팽월, 영포에게도 대왕의 친서를 보내셔야 하옵니다."
"어떤 내용의 친서를 보내는게 좋겠소? "
"세 장군에게 친서를 보내시되, 그 내용은 < 鴻溝에서 楚覇王과 강화 조약을 맺은 것은 태공을 구출해내기 위한 일시적인 수단에 불과함>이라는 사실을 솔직히 알려 주는 동시에, <태공이 무사히 귀환하셨음으로 이제 비로소 楚를 정벌하여 천하를 통일할 기회이니, 모든 장수는 즉각 달려와 나를 도우라>고 특별 詔書를 내리시옵소서. 그러면 모든 장수들은 천하통일의 최후의 聖戰에 자신이 조금이라도 늦을까 저어하여 앞다투어 달려오게 될 것이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