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

# 列國誌 139

jahun 2021. 8. 10. 21:29

 

# 列國誌 139

** 楚漢誌 61

※ 괴철의 妖說

韓信은 齊나라를 점령하고 나자, 제왕의 궁전이 있는 임치(臨淄`)로 거처를 옮겼다.
齊나라의 宮殿은 호화롭기 짝이 없었다. 궁전에는 고루 거각(高樓 巨閣)이 수없이 들어차 있었는데, 모든 것이 금은 보화로 장식되어 있어 보기만해도 눈이 부실 정도였다.
<이러한 궁전에서 계속하여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韓信은 문득 그런 생각을 하며 궁전을 돌아보았다.
수행하던 괴철이 그러한 눈치를 재빠르게 간파하고 한신에게 아뢴다.
"齊나라로 말하자면 五岳을 등에 지고 바다에 임해 있는 동해의 雄地이옵니다. 元帥께서는 六國을 평정하시어 武威를 떨치고 계시오니, 이제는 漢王에게 表文을 올려 齊王이 되셔서 이곳에 오래도록 사시옵소서.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齊王이 되시기가 아예 어려워질지도 모르옵니다."
韓信은 그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하여 괴철의 말대로 漢王에게 表文을 쓰려고 하는데, 공교롭게도 漢王으로부터 조서가 도착했는데,
詔書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우리는 그동안 몇 차례의 전투에서 楚나라의 수십 개 고을을 평정하였소. 그러나 나의 兩親께서 아직도 項羽에게 볼모로 잡혀 계셔서 한시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소이다. 게다가 항우는 머지않아 대군을 일으켜 成睾城을 먼저 점령한 뒤, 나와 더불어 雌雄(자웅)을 결하자고 요청할 모양이오.
하여,
여러 重臣들과 더불어 숙의를 거듭한 결과, 成睾城은 元帥가 지켜야만 무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소. 그러하니 元帥는 대군을 거느리고 급히 귀환하여 成睾城을 지켜주기 바라오. 우리가 항우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합동 작전을 펼치는 수 밖에 없으니 원수는 지체 없이 成睾城으로 돌아오기바라오."
韓信은 漢王의 詔書를 받고 成睾城으로 떠나기 위해 三軍에게 출동 준비를 명했다.
그러자 괴철이 다시 稟한다.
"元帥께서 이곳을 떠나시기 전에 漢王에게 表文을 올려 장래에는 < 元帥를 齊王으로 封하겠다>는 언약만이라도 미리 받아 놓도록 하시옵소서. 그런 언약도 없이 이곳을 떠나셨다가는 후일에 이곳으로 다시 돌아오시기는 매우 어려우실 것이옵니다."
韓信은 그렇지않아도 내심으로 齊王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지라, 괴철의 말을 마음속으로 반겼다.
"漢王 殿에 表文을 올리려면 누구를 보내는 것이 좋겠소 ?"
"周叔이 言辯이 좋으니 그를 사신으로 보내는 것이 좋을 것이옵니다."
韓信은 그날로 周叔에게 表文을 써 주며 榮陽城으로 漢王을 찾아뵙게 하였다.
한신이 한왕에게 올린 表文의 내용은 이러했다.
[漢나라 大元帥
臣 韓信, 삼가 대왕 전하께 글월을 올리나이다.
나라에 주인이 없으면 백성들을 다스리기 어렵사옵고, 권력이 약해도 백성들을 다스리기가 어렵사온데, 臣은 대왕의 天威에 힘입어 楚將 龍狙를 維水에서 처치함으로써 大勝을 거두었사옵고, 齊王 田廣까지 생포하여 대왕의 위세를 떨치는데 다소나마 기여하였음을 영광스럽게 생각하옵니다.
하온데,
臣이 이번에 평정한 齊나라는 國政이 매우 불안하여, 백성들이 언제 어디서 亂을 일으킬지 모르는 治安이 불안한 상태에 있사옵니다. 따라서 이곳은 강력한 軍事力으로 다스릴 필요가 있다고 사료되어 매우 외람된 청원이오나, 대왕께오서 臣을 임시로나마 齊王으로 封해 주시오면, 臣은 齊나라를 신속히 진정시키고 나서 대왕 전하의 統一 聖業에 전심전력을 다하겠사옵니다.         
                           大元帥 韓信 拜上]
漢王은 한신의 表文을 읽어 보고 크게 怒했다.
"韓信이 이럴 수가 있는가!?.
내가 지금 곤경에 처해 있는데 급히 달려와 도와줄 생각은 아니하고 齊나라에 눌러앉아 王이 되려는 궁리만 하고 있으니, 이는 분명히 나에 대한 배신 행위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張良과 陣平도 韓信이 보내온 表文을 읽어 보고 크게 놀랐다. 아니 놀랄 정도가 아니라 몹시 괘씸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張良은 그러한 감정을 스스로 자제하며 漢王에게 차분히 稟한다.
"대왕께서 이미 楚나라 영토 수십 고을을 평정하셨사오나, 項羽는 아직도 廣武에 陣을 치고 있어서 언제 쳐들어 올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사정이 이러하온데 齊王이 되고 싶어하는 韓信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으시면, 금후의 사태가 매우 복잡하게 될지 모르옵니다. 하오니 韓信을 일단 齊王에 封하시어 통일 성업에 전력을 기울이게 하시옵소서.
만약 그의 소원을 들어 주지 않으시면 韓信은 섭섭한 마음에 무슨 짓을 할지 모르옵니다."
漢王은 張良의 諫言을 듣자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하여,
"선생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선생의 말씀대로 韓信을 齊王에 封하도록 하겠소이다."
그리고 漢王은 周叔을 불러,
"여이기 대부가 齊王에게 油炸死(끓는 기름에 튀겨 죽임) 되었다고 하는데, 여이기 대부가 어째서 그처럼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었는가 ?"
하고 물었다.
周叔이 대답한다.
"여이기 대부는 韓信 장군에게 齊나라를 武力으로 점령 하지 말도록 두 차례에 걸쳐 書翰을 보냈으나, 韓信 장군이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왔기 때문에 齊王이 이에 怒하여 여이기 大夫를 油炸死 시킨 것이옵니다."
이에 漢王은 韓信의 처사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탄식한다.
"여이기 大夫는 다시없는 충신으로 나는 그를 결코 잊지 못하리라."
그러나,
漢王 劉邦은 여이기 大夫의 억울한 죽음을 탄식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그러기에 張良에게 <齊王의 印綬>를 내주며,
"선생의 말씀대로 韓信을 齊王에 封하는 <齊王 印綬>를 만들었으니, 이것을 선생께서 직접 가지고 가셔서 韓信의 마음을 잘 다독여 주소서."
張良이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한다.
"아무런 일도 없도록 臣이 韓信 장군을 직접 만나 잘 慰撫하도록 하겠사옵니다."
張良은 임치로 한신을 찾아가, 齊王의 印綬를 직접 傳하며,
"대왕께서는 장군의 表文을 받아 보시고, 趙나라와 齊나라를 평정한 功을 높이 평가하시면서 장군을 齊王에 封해 주셨소이다. 그래서 나를 직접 보내셨으니, 장군은 바로 王位에 오르시고 곧 成睾城으로 달려와 항우를 격파하고 楚나라를 平定해 주시오. 그리하여 천하를 통일하게 되면 장군의 공로는 청사에 길이 남게 될 것이오."
韓信은 齊王의 印綬를 받아들고 크게 기뻐하며, 漢王의 詔書를 읽어 보니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韓信 장군은 보시오.
장군은 지금까지 수많은 공로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强國인 齊나라까지 평정하였기에, 그 功을 치하하는 뜻으로 齊王에 封하는 바이오. 그러니 齊나라를 속히 안정시키고 즉시 成睾城으로 달려와 마지막 남은 楚나라를 평정하는 데 힘써주기 바라오.>
韓信은 漢王이 있는 남쪽을 향하여 謝恩 肅拜를 올린 뒤, 張良에게 극진한 酒宴을 베풀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張良은 臨淄(임치)를 떠나면서 韓信에게 당부한다.
"대왕께서 지금 榮陽城에 계시오나, 인질로 잡혀계신 太公 내외분  때문에 심려가 이만저만이 아니시오. 더구나 근간에 항우가 대군을 몰아 成睾城을 공략해올 것이라는 정보를 들으신뒤 부터는 밤잠도 제대로 못 주무신다오. 그러니 장군은 속히 成睾城으로 출동하셔서, 항우를 섬멸하고 太公 내외분을 꼭 구출해 오시기 바라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