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

# 列國誌 136

jahun 2021. 8. 10. 21:22

 

# 列國誌 136

** 楚漢誌 58

※ 老慾이 부른 여이기의 죽음 <油炸杀 : 기름에 튀겨죽임>

蒯徹(괴철)이 다시 말한다.
"이대로 철군하시면 아니되옵니다. 齊나라는 지금 아무런 전쟁준비도 하지 않고 있을 것이므로, 元帥께서는 大軍을 몰고 들어가셔서 齊나라를 형식적이라도 武力 으로 점령하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모든 功이 元帥 앞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옵니다.
그러자 韓信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그것은 안 될 말이오. 여이기 大夫가 王旨를 받들고 이미 降表를 받아놓은 齊나라를 내가 武力으로 점령한다는 것은 大王에 대한 거역이나 다름없지 않겠는가 ?"
그러자 蒯徹이 다시 말한다.
"그것은 생각하기에 달린 일이옵니다. 대왕께서는 韓 元帥께 齊나라를 攻略하라는 王旨를 이미 내리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이기 大夫가 齊나라로 달려간 것은, 자신의 功을 세우기 위한 행동이었다고도 볼 수 있사옵니다. 그러므로 元帥께서 여이기 大夫의 말만 믿고 철수하신다면 後日에 땅을 치고 후회하시게 될 것이옵니다. 元帥께서는 그 점을 필히 유념하셔야 하옵니다."
蒯徹이 거기까지 말하자, 張耳가 거들고 나선다.
"제가 들어 보아도 괴철의 말이 지극히 옳습니다. 元帥께서는 이미 王命에 의하여 齊나라를 평정할 권한을 가지고 계시온데, 어찌 또 다른 王命이 있을 수 있사오리까 ? 하오니 우리가 榮陽城으로 가기에 앞서, 먼저 齊나라를 武力으로 써 점령해 놓아야만 합니다."
韓信도 사람인지라 그렇지 않아도 여이기가 선수를 쳐서 功을 독점 할까봐 신경을 쓰고있었는데, 괴철과 張耳가 武力 점령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오니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솔직히 韓信 자신이 그동안 애써 만든 戰略이 막판에 여이기가 입 하나로 齊나라를 귀순시킨다는 것은 모든 功이 여이기에게 넘어가 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생각조차 하기 싫은 것이었다
그러기에 한신은,
"두 분의 말씀은 옳은 말씀이오. 나는 대왕으로부터 <齊나라를 平征하라>는 大命을 직접 받았기 때문에, 여이기 大夫가 설혹 齊나라를 귀순시켜 놓았다 하더라도, 나로서는 형식적이 될지 몰라도 齊나라를 일단 武力으로 점령하는 것이 옳을 것 같구려. 그럼 먼저 齊나라를 평정한다음 영양성으로 가도록 합시다."
이리하여 韓信은 대군을 齊나라를 향해 휘몰아 갔다.
趙나라에서 齊나라로 가려면 北方으로 黃河를 건너, 먼 大路를 우회하여야 했다.
韓信이 대군을 이끌고 진군하자 齊나라 백성들은 공포에 질려 피난 가기에 바빴다.
한편,
齊王 田廣은 전쟁이 없으리라 안심하고 날마다 여이기 대부와 어울려 놀고(술과 더불어) 있었는데, 어느 날 시종이 달려와 급히 아뢴다.
"대왕마마 ! 큰일 났사옵니다. 韓信이 30 萬 대군을 몰고 이미 국경을 넘어 쳐들어오고 있사옵니다."
하고 아뢰는 것이 아닌가 ?
齊王은 대경 실색하며 중신 회의를 급히 열었다.
회의 석상에서 대장 田橫이 말한다.
"韓信이 지금 30 萬 대군으로 휘몰아 쳐들어오고 있으므로 우리가 정면으로 항전하다가는 全滅을 면하기가 어려울 것이옵니다. 그러므로 개울을 깊게 파 黃河의 물을 끌어다 채우고 흙벽을 높게 쌓아 저들의 행군을 저지시키면서 楚나라에 긴급 특사를 보내어 楚覇王께 구원을 請하도록 하시옵소서.
초패왕이 구원병을 이끌고 오면 그때에 우리도 달려나가 양면으로 협공을 加한다면 韓信을 능히 격파할 수가 있을 것이옵니다."
齊王은 그 말을 옳게 여겨,
" 좋은 생각이오. 그러면 그 문제는 전횡 장군의 말대로 합시다. 우리가 지금까지 여이기의 말만 믿고 있다가 이 꼴이 되었으니, 여이기는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겠소 ?"
그러자 전횡이 대답한다.
여이기가 우리를 속인 셈이니 당장 죽여야 마땅하오나, 당장은 죽이는 것을 보류하는 것이 좋을 듯 하옵니다."
"그 이유는 ?"
"韓信이 대군을 몰고 城下까지 육박해 왔을 때, 여이기로 하여금 한신에게 다시 한 번 書翰을 보내게 해서, 韓信이 그대로 철수하면 우리는 예정대로 漢나라에 귀순하기로 하되, 만약 韓信이 공격을 계속하면 그때에 여이기를 죽여버리고 楚覇王과 손을 잡아야 합니다. 실상인즉, 韓信이 지금 대군을 몰아 오고 있기는 하지만, 무슨 생각으로 여이기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이와 같은 일을 벌이고 있는지 확실한 것은 아직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마침 그때,
漢나라 군사가 이미 성밖 30 里 앞까지 쳐들어 왔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齊王은 크게 당황하여 여이기를 불러내 따진다.
"일전에 韓信이 大夫에게 보내 온 回信에 의하면, 韓信은 영양성으로 가겠다고 분명히 밝혔었소. 그런데 한신은 지금 대군을 몰아 우리에게 쳐들어오고 있으니, 이 어찌 된 일이오 ? 생각컨데 대부가 나를 속여 전쟁 준비를 못 하게 해 놓고, 우리 나라를 기습 공격하여 일거에 점령하려는 詐術을 쓰려는 게 아니오 ?"
여이기가 怒氣를 감추지 않으며 대답한다.
"漢 大王의 命을 받고 온 나에게 '속임수'라니, 그 무슨 당치 않은 말씀이오 ?"
"나는 大夫의 권유대로 漢王에게 귀순하기로 결정한 사람이오. 그런데도 韓信이 대군을 몰고 오니, 나는 大夫를 의심할 수밖에 없소. 지금이라도 韓信에게 書札을 보내 대군을 즉시 철수하도록 해 주시오. 그렇게만 되면 대부의 말씀이 거짓이 아님을 믿을 것이로되, 만약 그렇지 않으면 大夫를 사기꾼으로 대할 수밖에 없겠소."
여이기는 한동안 숙고하다가,
"이런 일은 편지로 양해시키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내가 한신 장군을 직접 만나 보고 올터이니, 大王은 사신 한 사람을 같이 가게 해주소서. 그러면 사신과 함께 내가 韓信 장군을 직접 만나 보고 오겠습니다."
그러자 齊王은 여이기의 손을 움켜 잡으며,
"그것은 안 될 말씀이오. 大夫가 韓信을 설득시켜 대군을 철수시키는 데 성공하면 돌아오겠지만, 만약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대부가 돌아오지 않을 게 아니오 ? 그렇게 되면 나는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大夫는 이곳에 볼모로 머물러 있고, 나의 사신이 大夫의 편지만 가지고 갔다오도록 해야 겠소."
齊王이 그렇게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자 여이기는 장탄식을 하며,
"아!, 이제 나의 生死存亡이 눈앞에 닥쳐왔구나.. 그러면 韓信 장군에게 보내는 書翰을 써 줄 테니, 사신을 곧 보내도록 하시오."
여이기는 즉석에서 한신에게 보내는 서한을 썼는데, 그 내용은 이러했다.
'장군께서 榮陽城으로 대군을 철수시키겠다는 서한을 받고, 본인은 漢王 殿에 이미 전말의 보고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장군이 대군을 몰고 齊나라로 오셨으니, 본인은 齊王을 속인 결과가 되어 나의 목숨이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죽는 것은 조금도 아까울 것이 없으나, 王命을 받든 내가 죽음으로써 대왕의 信義가 땅에 떨어지는 것은 크게 경계해야 할 일이니, 장군께서는 국가와 대왕의 위엄을 생각하시어 대군을 곧 철수시켜 주소서.
엎드려 바라옵니다.
한신은 여이기의 편지를 받아 보고 잠시 어찌해야할 바를 몰랐다.
그러자 蒯徹이 묻는다.
"장군께서는 무엇을 주저하고 계시옵니까 ?"
韓信이 대답한다.
"여이기 大夫가 王命을 받고 齊나라를 이미 귀순시켜 놓았는데, 내가 군사를 몰고 가 齊나라를 치면, 齊王은 여이기 大夫를 죽여버릴 것이 아니오 ? 그렇게 되면 나는 王命을 거역하는 셈이 되니, 그것도 걱정이 되는구려."
그러자 괴철이 다시 말한다.
"韓王은 齊나라를 평정시키라는 왕명을 두 분에게 내린 셈이니, 잘못이 있다면 大王에게 있지 장군에게 있는 것은 아니옵니다. 그런데 무엇을 주저하시옵니까 ?"
"아무리 그렇기로 여이기 大夫를 齊王의 손에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는 일이 아니오?"
그러자 괴철이 손을 내저으며 다시 말한다.
"늙은 목숨 하나가 무엇이 그리 대단하다고 그러십니까 ? 나라 하나를 평정하여 功을 세우는 일은 실로 좀처럼 있기 어려운 일이옵니다. 이렇게 大事에는 輕重 强弱과 大小의 순리가 명백하온데, 元帥께서는 오늘따라 아녀자들 처럼 왜 이러한 일로 결단을 미루십니까 ?"
蒯徹의 설득에 韓信의 마음이 움직이게된다.
그리하여, 齊나라에서 보내 온 사신에게 답장을 써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돌아가거든 여이기 대부에게 나의 말을 이렇게 전하라.
여 大夫가 王命을 받들고 齊나라로 가서 설득을 하려면, 우선 齊를 공략할 준비를 마친 나에게 먼저 찾아 와서 그 사실을 알려 줬어야 옳을 일인데, 그런 사실을 나에게 알려 주지 아니하고, 비밀리에 齊나라를 마음대로 귀순시켜 놓았다고 하니, 그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다. 또 그런 방식으로 귀순을 시켰다고는 하지만 그 말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겠는가 ? 따라서 齊나라를 지금 평정시켜 놓지 않으면 후일에 커다란 화근이 될 것이므로, 설사 여 大夫가 희생이 된다 하더라도 나는 당초의 계획대로 반드시 齊나라를 평정시켜 놓고야 말 것이다. 만약 여 대부의 공로가 후일에 명백하게 밝혀지면 ,
비록 大夫는 오늘 희생되더라도 그의 후손들만은 반드시 列侯에 封해질 것이니, 여 대부는 오늘의 나의 처사를 너무 야속하게 생각지 마시도록 여쭈어라."
齊王의 사신이 즉시 돌아와 帝王과 여이기 앞에서 한신의 말을 그대로 傳하니,
여이기는 땅을 치며 탄식한다.
"아!, 내가 韓信에게 당하고 말았구나 ! "
그러나 齊王은 그와 반대로 크게 怒하며,
"나는 이 늙은이에게 단단히 속았다. 이 늙은이를 그냥 죽일 수 없으니, 당장 끓는 기름 가마에 처넣어 튀겨 죽이도록 하라 ! "
하고 명했다.
그후,
韓信은 여이기 大夫가 油炸杀(끓는 기름에 튀겨죽임) 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즉시 30萬 대군을 휘몰아 齊나라를 무자비하게 쳐부수기 시작했다.
(老慾! ~
흔히 나이든 사람의 욕심을 우리는 老慾이라 하여 貶下(폄하)하거나 좋지않게 본다.
'여이기 노인' <지금의 우리 나이지만 그 때는 노인 中의 노인이었을 터.^^>도 나이에 걸맞지 않게 눈 앞의 功만 생각했지 그간 野戰에서 피흘리며 싸워온 韓信과 그 휘하 將卒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功名心에 사로잡혀 일을 추진하다가 허망한 죽임을 당하니, 우리는 이 일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劉邦도 분명하게 선을 그어 命을 내렸어야 하거늘 쪼다같이 두 사람에게 방법은 다르지만 목적이 같은 命을 내림으로써 결국은 老臣 하나만 죽게 만들었다.
역사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