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

# 列國誌 126

jahun 2021. 8. 1. 22:18

 

# 列國誌 126

** 楚漢誌 48

※ 反間之計

大漢 3년 11월.
한신이 魏, 代州, 趙, 燕 等 네 나라를 차례로 정복함에 따라, 漢王 劉邦의 세력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楚覇王 項羽의 마음은 극도로 초조해 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范增이 입궐하여,
"韓信이 六國을 쓸어버리는 바람에 劉邦은 영양성에 가만히 앉아있으면서도 천하를 호령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들을 놓아두었다가는 장차 우리에게 어떤 불상사가 닥쳐올 지 모르니, 저들의 힘이 더 커지기 전에 뿌리를 뽑아 버려야 할 것 같사옵니다."
항우가 즉석에서 대답한다.
"그렇지않아도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중이오. 그래서 불원간 10만 군사를 이끌고 내가 영양성으로 직접 쳐들어 갈까하오. 내가 직접 나선다면 유방 쯤은 문제가 안 될 것이오."
항우는 자신 만만하게 말한다.
이러한 항우의 계획은 漢나라 첩자에 의해 漢王에게 즉시 알려졌다.
漢王은 조만간 항우가 직접 10만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 온다는 보고를 받자 크게 불안해 하며, 張良과 陣平을 불러 상의한다.
"항우가 불원간, 십만 군사를 직접 이끌고 영양성으로 쳐들어오겠다고 하는구려. 한신 장군은 주력 부대를 이끌고 아직 북방에서 돌아오지 않았고, 英布 장군은 九江에 가 있고, 王陵 장군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병석에 누워 있으니, 항우의 來襲을 어떻게 막아 내야할지 걱정이오."
그러자 陣平이 머리를 조아리며,
"臣에게 좋은 計略이 있사오니, 너무 심려치 마시옵소서."
"무슨 계략이신지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오."
陣平이 다시 대답한다.
"楚覇王이 믿고 있는 사람은 范增과 鐘離昧, 龍狙와 주은 등, 몇몇 軍師와 장수에 불과하옵니다.
이러할 때 우리가 反間之計를 써서 항우와 범증을 反目하게 만들면 저들 사이에서 반드시 內紛이 일어나게 될 것이옵니다. 항우는 성품이 워낙 우직한 者라, 떠도는 소문만 들어도 한 번 의심하기 시작하면 范增이 제아무리 좋은 計策을 상신해도 듣지 않을 것이옵니다. 그렇게 되면 제가 또 다른 계략으로 항우가 스스로 亡하게 만들겠사옵니다."
漢王은 그 말을 듣고 반색하며, 첩자를 매수할 공작금으로 황금 4 만 냥을 내주었다.
陣平은 그 돈으로 敵의 첩자들을 매수하여 다음과 같은 소문을 퍼뜨리게 하였다.
<范增과 鐘離昧는 지금까지 수많은 공로가 있었음에도 項王이 아무런 시혜도 베풀어 주지 않자 그 두 사람은 項王에게 불만을 품고 漢王과 내통하여 楚나라를 亡치려는 책동을 하고 있다.>
陣平이 매수한 첩자(이중간첩)들을 통해 퍼뜨린 유언비어는 확대 재생산되어, 楚나라 전국으로 퍼져 나가 마침내는 項羽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항우는 그 소문을 듣고 大怒하였다.
"나는 范增을 <亞父>로 대접해 오고 있는데, 그가 나에게 불만을 품고 劉邦과 내통하여, 나를 亡하게 하려 하고 있다니, 세상에 이럴 수가 있느냐 ? 그 者가 그렇게 나온다면 당장 불러 목을 베어 버리리라 !"
項羽는 성질이 워낙 급하고 우직한지라 앞뒤 가릴 틈도 없이 길길이 뛰며 분노하였다.
그러자 대장 龍狙가 간곡히 諫한다.
"떠돌아 다니는 유언비어는 누군가의 모략으로 퍼뜨려진 말이 분명하오니, 믿지 마시옵소서. 范增 軍師께서 폐하에게 불만을 품고 계실 리가 만무하옵니다. 하오니 폐하께서는 노여움을 푸시옵소서."
"그대는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가 ? 范增이 진심으로 나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다면,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날 리가 없지않은가 ?"
"戰時에는 敵이 離間策으로 그 같은 유언 비어를 퍼뜨리는 일이 흔히 있사옵니다. 그러하오니 폐하께서는 范增 軍師를 끝까지 믿으시옵소서."
항우는 그 말을 듣자 半信半疑하면서도 화가 조금은 풀렸다.,
그러나 한번 의심을 품으면 그때부터는 범증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가 없는 항우의 성격인지라 영양성 攻略만은 혼자서 결행하기로 한다.
그리하여 10만 대군을 이끌고, 영양성을 포위하여 사흘 밤낮으로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城안에 있는 漢나라 군사들은 城門을 굳게 걸어 잠근 채 일체 응전하지 않았다.
"공격을 아무리 해대도 일체의 반응이 없으니, 저들은 이미 도망치고 城이 비어있는 게 아니냐 ? 그렇다면 모두가 성벽을 기어올라가 성안으로 들어가 보자 ! "
楚軍들이 기다란 사다리와 밧줄을 성벽에 걸고 성벽을 기어 오르기 시작하자, 어느 틈에 나타났는지 漢나라 군사들이 성벽을 기어 오르는 楚軍을 향하여 펄펄 끓는 물과 기름을 퍼부어대는 것이었다.
사태가 이렇게 되고 보니, 楚軍은 크게 당황하여 그때부터는 아무도 성벽에 접근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에 項羽가 크게 怒하여,
"모든 병사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성벽을 타 넘으라 ! "
하고 불호령을 내렸다.
楚軍의 끈질긴 공격이 계속되자 張良이 漢王에게,
"楚軍의 공격이 맹렬하여 끝까지 방어하기가 매우 어려울 듯 하오니, 임시 방편으로 사신을 보내 항우에게 和親을 제의해 보면 어떻겠습니까 ? 그러면 항우는 和議를 수락할 것 같은데 그때에 陣平의 '反間之計'를 다시 한번 쓰면 좋을 것 같사옵니다.
"..... "
漢王은 바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고심하고 있는데, 張良이 다시 諫한다.
"兵書에 이르기를 <二步 前進을 위한 一步 後退>라는 말이 있사옵니다. 戰時에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戰法이옵니다. 이번만은 項羽에게 우리가 먼저 사신을 보내 和親을 제의하여 위기를 넘기는 것이 좋겠사옵니다."
<스탈린도 써먹은 공산주의자 들의 전법도!...>
"우리가 화친을 제의해도 항우가 들어주지 아니하면 어떡하오 ?"
"그 점은 염려 마시옵소서. 항우가 성품은 포악하여도 결단성은 없는 사람입니다. 게다가 우리의 세력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화친을 제의하면 고민하는 척 하다가 결국에는 들어 줄 것이옵니다."
"그렇다면 선생의 말씀대로 사신을 보내 和親을 제의해 봅시다."
그리하여 변설에 능한 隋何가 御命을 받들고 楚陣으로 향하였다.
이윽고 隋何는 항우를 만나 간곡하게 말한다.
"그 옛날 漢王은 폐하와 함께 懷王의 명을 받고, 兄弟之義를 맺고 東西로 나뉘어 秦나라를 정벌하셨습니다.
그 후, 漢王은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포증왕(褒中王)으로 임명되는 바람에, 고향 땅이 너무도 그리워 군사를 일으키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望鄕 때문이지, 천하를 도모하려는 야망은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漢王이 이미 關中을 얻었으므로 소원이 성취된 셈입니다. 하오니 이제부터는 영양성을 경계로 東쪽은 楚나라가, 西쪽은 漢나라가 각각 통치하여 서로 富貴 영화를 오래도록 누리는 것이 어떠하겠사옵니까 ? 두 분께서는 과거에 형제의 의까지 맺으셨으니, 이 문제도 역시 兄弟의 儀로써 해결하심이 좋을 줄로 아뢰옵니다."
항우는 몇 번을 생각하다 대답한다.
"그렇다면, 韓信이 지금 나의 隸下國인 燕나라를 점령하고 있는데, 그 문제는 어찌하겠다는 거요 ?"
하고 묻자, 隋何가 다시 대답한다.
"폐하께서 화친을 수락만 하시면, 韓信 장군을 즉시 燕나라에서 철수시키겠습니다."
항우는 즉답을 않고 오랫동안 망설이다 마침내 范增을 오라 해서 물어본다.
"漢王이 隋何를 보내 和親을 제의해 왔는데, 어찌했으면 좋겠소 ? 이번에는 일단 화친에 응해 주고, 후일 만반의 준비를 갖춘 후, 劉邦을 다시 치면 좋겠는데, 亞父의 생각은 어떠시오 ?"
그러자 범증이 즉각 머리를 흔든다.
"그것은 안 될 말씀입니다. 저들은 영양성을 지킬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和親을 제의해 온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번 기회에 영양성을 철저히 격파해야 합니다. 이번에 영양성만 때려잡으면, 그 후에는 韓信이 100만 대군을 몰고 와도 힘을 쓰지 못하게 됩니다. 폐하께서는 어인 일로 隋何의 甘言에 속아 大事를 그르치시려 하십니까 ?"
범증은 워낙 지략이 뛰어난 謨士인지라 그의 말은 논리정연 하였다. 항우는 범증의 말을 듣고 크게 흔들렸다. 그리하여 隋何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
"내가 아직 결심이 서지 않았으니, 大夫는 일단 돌아가 하회를 기다려 주시오."
항우는 수하를 돌려보낸 後, 영양성을 대대적으로 공격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수하가 그런 눈치를 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러기에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지나가는 말처럼,
" 漢王께서는 和親이 성립 될 줄 알고 燕나라에 주둔중인 韓信 장군에게 급히 回軍하라는 군령을 내려놓아 이제 곧 韓信 장군이 100만 대군을 이끌고 영양성으로 돌아오는데..."
항우는 그 말을 듣고 내심 크게 놀랐다. 그리하여 총 공격으로 밀어부치려던 결심이 크게 흔들려,
"가부간에 내가 사신을 보내도록 할테니, 그리 알고 일단 돌아가 주시오."
하고 말했다.
사신을 보내 漢王이 주둔하고 있는 영양성의 虛實을 정확히 파악하고 난 뒤, 최후의 판단을 내릴 생각이었던 것이다.
隋何가 영양성으로 돌아와 지금까지의 교섭 경과를 자세히 보고하니 陣平은 크게 기뻐하며 漢王에게 아뢴다.
"항우가 사신을 보낸다고 했다니 우리로서는 이처럼 좋은 기회가 없사옵니다. 만약 사신이 오면 우리는 그 者를 이용하여 項羽와 范增을 완전히 갈라 놓아야 합니다. 楚나라에서 范增 한 사람만 제거해 버리면 항우를 꺾는 일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