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列國誌 117
# 列國誌 117
** 楚漢誌 39
※ 韓信의 計略
드디어 簫何와 韓信이 입궐하자, 漢王은 소하의 손을 밥갑게 잡으며,
"丞相은 포증에 계시면서 백만 군사들의 군량미 수송을 차질없이 진행시키느라 참으로 노고가 많으셨소이다."
그리고 나서 韓信의 손을 굳게 잡았다.
"내가 장군의 충고를 듣지 않고 군사를 일으켰다가 참패하고 말았으니, 부끄러워 장군을 대할 면목이 없소이다."
그러자 韓信이 바닥에 엎드려 큰 절을 올리며,
"大王께서 彭城 전투에서 크게 敗하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臣이 아무런 도움도 드리지 못해 송구하옵니다.
하온데, 張良 선생의 말씀을 듣자오니, 우리가 점령한 關中을 항우에게 반환하신다고 하는데, 그런 일은 아니 하심이 옳을 줄로 아뢰옵니다."
漢王이 한숨을 쉬면서 대답한다.
"나 역시 점령한 關中 封土를 되돌려주고 싶지는 않소. 그러나 太公 內外분과 王后를 돌려 받자니, 그 길밖에 없는데 어찌하겠소 ? "
그러자 韓信이 결연히 말한다.
"그 일은 걱정 마시옵소서. 어떤 일이 있어도 臣이 太公 내외분과 王后를 제가 직접 모셔오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韓信의 얼굴에는 비장함까지 넘쳐흐르고 있으므로, 한왕은 내심으로 크게 기뻤다. 그러면서도 韓信의 사기를 더욱 북돋아 주기 위해서 일부러 한숨을 쉬며,
"장군의 智略과 勇猛을 내가 모르는 바가 아니오. 그러나 항우는 지금 燕나라와 齊나라까지 항복시켜서 그 기세가 자못 하늘을 찌를듯 하니, 장군 혼자서 막강한 저 楚軍을 당해 낼 수 있겠소? 얼마 전에 항우가 <韓信이라는 자가 내 눈앞에 나타나기만 하면 당장에 사로잡아 버리겠노라>고 호언 장담을 했다고 하오. 그래서 나는 아예 싸우기를 단념하고, 張良 선생과 簫何 승상에게 關中 땅과 포로로 잡힌 나의 가족을 교환하자고 하였던 것이오."
韓信은 그 말을 듣자 호소하듯 말했다.
"항우가 어떤 말을 했어도 大王께서는 조금도 개의치 마시옵소서. 大王께서 出征 명령만 내려주시면 臣은 맹세코 항우를 격파하고야 말겠습니다. 만약 제가 항우에게 敗하여 돌아온다면 그때는 臣을 軍法에 따라 처벌하여 주시옵소서."
그 말을 듣고 漢旺은 크게 기뻐하며 말한다.
"元帥가 그와같이 말씀하시니, 어떤 묘책을 가지고 계신지 우선 그 計略을 좀 들어 보기로 합시다."
韓信이 대답한다.
"臣은 함양에 있는 동안에 破楚大戰에 대비하여 이미 수백 대의 戰車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兵書에 의하면 <平地에서는 戰車를 써야 하고 험준한 山岳 전투에서는 步兵을 쓰고, 敵을 추격할 때는 騎兵을 써야 한다>는 내용이 있사옵니다. 영양성과 彭城 간에는 끝없이 넓은 평지가 이어지므로 그때 우리가 戰車를 이용하면 敵을 모조리 격파할 수 있사옵니다."
漢王은 韓信의 計略을 지극히 만족스럽게 여기며,
"戰車는 어떻게 생겼소 ? "
"外型은 보통의 수레와 다름이 없사옵니다. 그러나 앞머리에는 貯水桶을 달아서 적의 火攻을 방지할 수 있고, 뒤에는 포장을 쳐놓았는데 포장 속에는 鐵砲와 弓矢를 쏠 수 있도록 만들었사옵니다. 이와 같은 전차 수백 대를 鐵甲을 입힌 말(馬)이 끌어 한꺼번에 돌격작전을 펼치면 항우가 아니라 항우의 할애비라도 敗退하지 않을 수가 없사 옵니다."
漢王은 제三 제四 감탄하며,
"장군이 그토록 대단한 전차를 수백 대나 미리 준비한 줄을 나는 전혀 몰랐소이다. 아무튼 상대가 워낙 막강한 敵이니까, 이왕이면 실수가 없도록 전차를 더 만들어 훈련을 시켜서 전투를 시작하는 것이 어떻겠소 ?"
"大王 殿下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이리하여 영양성 안에서는 그날부터 군사들을 동원하여 戰車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렇게 한 편에서는 전차를 부지런히 만들고, 다른 한편으로는 군사 훈련을 맹렬하게 계속하기를 무려 60여 일.
승상 簫何는 그동안 함양으로 돌아가 군수 물자 수송을 차질없도록 만전을 기해옴으로써, 이제는 50 萬 大軍이 언제든지 출동해도 좋을 만큼 준비가 완벽하게 되었다.
이에 韓信은,
"이제는 싸울 준비를 완벽히 갖추었습니다. 하오니 대왕께서는 항우에게 宣戰 布告文을 당당하게 보내주시옵소서. 포고문의 내용은 될수록 項羽가 열받게 쓰셔서, 항우가 우리에게 먼저 덤벼오도록 써 주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그러면 항우를 쳐부수기가 더 쉽기 때문이옵니다."
漢王은 잠시 생각하다가,
"마침 항우의 사신이 지금 客舍에 와 있으니 선전 포고문을 그 사람에게 보내는 것은 어떻겠소 ?"
韓信은 그 말을 듣고 놀란다.
"항우의 사신이 무엇 때문에 이곳에 와 있사옵니까 ?"
"咸陽을 접수하려는 사전 교섭을 위해 사람을 보내 왔는데, 항우가 王陵 장군의 老母를 볼모로 붙잡아 두고 있는 것을 보면, 항우가 王陵 장군을 유인해 가기 위해 사람을 일부러 보낸 것이 분명해 보이오."
"하오면 臣에게 그者를 좀 만나보게 해주시옵소서.
臣이 그 者에게 매수공작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리하여,
韓信은 대궐에서 나오는 길에 객사로 항우의 사신을 직접 찾아갔다. 항우는 左右를 물리고 나서 황금 열 덩이를 내놓으며,
"公도 알고 계시다시피, 나는 오랫동안 項王을 섬겨 온 관계로 지금도 楚나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오. 그래서 項王에게 밀서를 한 통 보내고 싶으니, 나의 밀서를 꼭 좀 전해 주시면 고맙겠소."
금덩이를 보자 항우의 사신은 입이 함지박 만하게 커지더니 드디어 귀에 걸리니,
"그런 일이라면 틀림없이 전해드릴 테니, 염려마시고 밀서를 저에게 주소서. 장군이 귀순하시겠다는 말씀인데, 사실 項王께서는 王陵 장군보다는 韓信 장군을 더욱 높게 평가하고 계신다오. 韓 장군께서 귀순해 오신다면 項王께서는 크게 기뻐하시며 重책을 맡기게 되실 것이오. 그러면서 장군의 의도를 전한 나의 功 또한 빛날 것이니 밀서를 속히 써 주시오."
韓信은 <密書>가 아닌 <宣戰 布告文>을 직접 써 가지고 와 항우의 사신에게 주면서,
"이 밀서의 내용에는 중대한 사연이 담겨 있으니, 아무도 모르게 項王에게 직접 전해주셔야 하오. 만약 밀서의 내용이 알려지는 날이면 公도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오."
"염려 마시오. 어떤 일이 있어도 이 밀서는 내가 항왕께 직접 전달하겠소."
항우에게 보내는 밀서의 내용이 <韓信의 귀순에 관한 내용>으로 철석같이 믿은 사신은 韓信으로부터 건네받은 書札을 품속 깊이 간직하고 楚나라로 돌아갔는데...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