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列國誌 107
# 列國誌 107
** 楚漢誌 29
※劉邦의 父母相逢
三秦을 비롯하여 西 魏王 魏豹와 河南王 申양까지 모두 귀순시키니, 漢나라의 세력은 더욱 강대해졌다.
그에 따라 인근 각지의 諸侯들도 앞다투어 한왕의 휘하에 들어올 것을 자진하여 요청해 올 정도였다.
(이제 남은 일은 오직 楚覇王 項羽를 정벌하는 일만 남았는데...)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유방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것은 항우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유방 자신의 老 父母들이 항우에게 볼모로 잡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렇다보니 劉邦이 項羽를 치려다가는 부모님의 생명이 위험할 수있기 때문이었다.
劉邦은 그 문제로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는데, 하루는 韓信이 입궐하여 아뢴다.
"西 魏王과 河南王을 우리 편으로 만들었사오니, 이제 항우를 쳐도 되겠사옵니다."
그러자 유방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며,
"楚나라를 정벌하려 다가 항우에게 억류되어 계시는 부모님의 생명이 위험할 것 같은데,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소 ?"
하고 자신의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한신이 허리를 굽히며,
"臣 등은 대왕 전하의 고충을 충분히 알고 있사옵니다. 그렇기때문에 군사를 일으키기 전에 우선 太公 內外분 一家부터 구출해 올 계획을 세우고 있사옵니다.
漢王은 그 말에 귀가 번쩍 뜨이는지라,
"고마운 말씀이오. 그러나 항우가 붙잡고있는 부모님을 무슨 수단으로 구출해 올 수 있겠소 ?"
그러자 韓信은 자신에 찬 어조로,
"계획만 치밀하게 세워 실행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옵니다. 외람되오나 臣이 목숨을 걸고 太公 내외분을 이곳으로 모셔 오도록 하겠습니다."
漢王은 韓信의 말이 너무도 고마워, 그의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항우에 의해 갖은 고초를 겪고 계실 부모님을 구출해 오신다면, 그 은공은 눈에 흙이 들어가도 못잊겠소이다."
"염려 마시옵소서. 신이 태공 내외분을 반드시 구출해 오도록 하겠습니다."
韓信은 御殿을 물러나오자, 곧 장수들을 한자리에 불러 의견을 물어본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대왕의 兩親은 지금 楚覇王 項羽의 손에 볼모로 잡혀 계시오. 그러기에 태공 내외분을 구출해 오기 전에는, 우리는 항우를 정벌할 수가 없게 되어있소.
그 이유는 섣불리 군사를 일으켰다가는, 태공 내외분의 생명이 위험해질 염려가 매우 크기때문이오.
그래서 태공 내외분을 우리가 먼저 무사히 구출해 내야겠는데, 여러분 들께서 좋은 Idea가 있으시면 기탄없이 말씀해 보시오."
다른 사람도 아닌 楚覇王 항우의 손에서 유방의 부모를 구출해 온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기에 장수들은 고개를 숙인채 아무도 말이 없었다.
韓信이 다시 말한다.
"우리의 智略 여하에 따라서는 불가능한 일이란 있을 수 없소. 앞으로 2000년 쯤 후, 나폴레옹이란 인물이 태어나 지금의 내 말을 인용하여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단어는 없다."고 말할 것이오.^^
물론, 항우가 억류하고 있는 사람을 빼앗아 온다는 것은 쉽지는 않을 것이오. 그러나 우리 손으로 직접 빼오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第 三者의 힘을 빌리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 오. 그런 방법을 한번 강구해 보기 바라오."
그때, 말석에 있던 王陵이라는 젊은 장수가 손을 들고 일어나 말한다.
"小將은 일찍이 南陽에 있을 때 周吉과 周利이라는 두 義士들과 가깝게 지낸 일이 있습니다. 그들 형제는 2 千 여 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良民들을 보호하며 농사를 짓고 살아왔는데, 지금은 부하가 2 萬 여 명으로 늘었다고 들었습니다. 이들 두 형제에게 태공을 구출해 오는 일을 부탁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韓信은 王陵의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그거 참 매우 좋은 착상이오. 그들이 王 장군의 부탁을 틀림없이 들어줄 것 같소 ?"
왕릉이 대답한다.
"그들 형제는 원래 의협심이 강하여 義로운 일에는 목숨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옵니다. 게다가 小將과는 오랬동안 친분을 쌓아왔기 때문에, 제가 부탁하면 결코 거절은 아니 할 것이옵니다."
"그렇다면 되었소. 王 장군이 그 일을 꼭 성사시키도록 해보시오."
韓信이 특별히 부탁하자, 왕릉은,
"小將이 출발하기에 앞서 大元帥께 부탁드릴 말씀이 있사옵니다."
"무슨 얘기인지 말씀해 보시오."
"周吉과 周利 형제가 할 수있는 수단과 방법으로 태공 내외분을 구출하게 되면, 항우는 반드시 군사들로 하여금 맹렬히 추격해 올 것입니다. 그들 형제의 병력만으로는 항우의 군사를 막아 낼 수 없을 것이므로, 大元帥께서는 그에 대한 대책을 미리 세워주시기 바라옵니다."
"당연한 말씀이오. 그러지않아도 나는 그럴 경우를 대비하여 5 萬의 군사를 요소에 미리 배치할 생각이었소. 만약 이번 일이 성공하면, 王 장군은 일등 공신이 될 것이오. 王 장군은 지금 나와 함게 입궐하여 대왕께 보고하도록 하십시다."
그리하여 韓信은 王陵과 함께 입궐하여
<太公 구출>에 관한 작전계획을 보고 하니 漢王은 뛸 듯이 기뻐하며 말한다.
"내가 그동안 부모님을 뵙지 못한지 3 년이 넘었소. 연노하신 부모님이 그동안 얼마나 고초를 겪고 계실지, 그 일만 생각하면, 지금도 잠을 이루지 못하오. 왕 장군은 나의 부모님을 꼭 구출해 주기 바라오.
부모님만 무사히 모셔오게되면, 나는 마음놓고 楚나라를 칠 수가 있을 것이오."
왕릉이 아뢴다.
"聖恩이 망극하옵나이다. 臣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太公 내외분을 무사히 모셔 오겠사오니, 대왕께서는 태공 앞으로 보내시는 親筆 서신 한 장만 써주시옵소서. 그래야만 태공께서 신을 믿으시고 따라오실 것이옵니다."
"오, 참! 그렇구려. 부모님께서 나의 친필을 알아보시고 얼마나 기뻐하시겠소. 그 일을 생각하니 내 감정을 억제할 길이 없구려."
漢王은 즉석에서 親書를 써주었다.
王陵은 그날로 장사꾼으로 변장하고, 彭城을 향하여 길을 떠났다.
한편,
楚覇王 項羽는 군사를 일으켜 齊와 梁을 먼저 정벌하려고 출전을 서두르고 있는데, 때마침 飛馬가 달려오더니,
"황제 폐하 !
西 魏王 魏豹와 河南王 申陽이 모두 漢나라로 귀순했다고 하옵니다."
하고 傳하는 게 아닌가?
"뭐라구 ?
魏豹와 申陽이 漢나라에 귀순을 하였다고 ? 그놈들은 내가 직접 키워 놓은 놈들인데 배은 망덕한 놈들 같으니라고! 이놈들이 이럴 수가 있는가 ?! "
항우는 大怒하여 주먹으로 용상을 치다가, 軍師 范增을 불러 상의한다.
"서 위왕 위표와 하남왕 신양이 근자에 와서 나의 명령을 가끔 거역하기에, 이들의 버릇을 고쳐 주기 위해 조만간 손좀 보아주려고 했는데, 그놈들이 모두 한꺼번에 漢나라에 귀순해버렸다니, 이를 어찌했으면 좋겠소!?
더구나 韓信이란 놈은 巴蜀에서 나와서 우리 영토를 7천 여리나 점령해버렸으므로, 나는 그놈들을 한꺼번에 쳐 없앨까 하는데, 亞父께서는 그 점을 어떻게 생각하시오 ?"
范增이 심사 숙고하다가 대답한다.
"漢나라에 귀순한 사람은 위표와 신양만이 아니옵고, 지금 모든 民心이 하나같이 漢나라 劉邦에게 기울어 가고 있사옵니다. 天下가 이처럼 변해가고 있는 이때에, 彭城을 비워 두고 원정 길에 오르셨다가, 만약 敵이 彭城을 공략해 오면 어떻게 그들을 막아낼 수가 있겠습니까? 하온바 지금 무엇보다도 시급한 일은 豊沛에 억류중인 劉邦의 父母와 그 일족들을 彭城으로 모두 옮겨, 人質로 잡아 두셔야하옵니다. 그러면 韓信은 절대로 우리를 공격해 오지 못할 것이니, 우리는 그들 인질을 잘 이용해가며 때를 보아 일거에 쳐부수는 것이 좋을 줄로 아뢰옵니다."
항우는 범증의 말을 듣고 무릎을 쳤다.
"그거 참 절묘한 計略이오. 劉邦의 부모와 그들의 일가족을 몽땅 볼모로 끌어다 놓으면, 유방은 지 父母가 죽을까 염려하여 함부로 덤벼오지 못할 것이오. 그렇다면 빨리 볼모들을 붙잡아다가 놓고 저들을 근본적으로 때려잡을 계획을 세우기로 합시다."
이리하여 항우는 즉석에서 대장 劉信에게 긴급 명령을 내린다.
"유신 장군은 군사 1천 명을 거느리고 沛縣으로 달려가, 유방의 애비 에미를 비롯하여 유씨 劉氏一門을 모조리 잡아 오도록하라. 劉氏 姓을 가진 놈은 단 한 놈이라도 남겨 두어서는 안된다."
劉信은 1천의 군사들을 거느리고 沛縣으로 달려가, 豊沛라는 마을을 포위하고 劉氏 姓을 가진 사람을 모조리 붙잡으니, 유방의 친척은 무려 120여 명이나 되었다. 유신은 그들을 굴비 엮듯이 오라를 만들어, 묶어 가지고 彭城으로 돌아오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그들이 豊沛를 떠나 30여 리쯤 왔을 때, 별안간 우거진 숲속에서 일발의 鐵砲 소리가 나더니, 구렛 나루가 무성한 건장한 장사 세 명이 긴 칼을 빼들고 숲속에서 달려나오며,
"漢王의 宗親들을 모두 우리에게 넘겨라 ! 그렇지 않으면 네놈들은 한 놈도 살려 두지 않을 것이다."
하고 벼락같은 호통을 치는 것이었다.
劉信은 앞으로 달려나가 엄포를 논다.
"우리들은 項王의 명령을 받고, 太公 일족을 잡아가는 길이다. 도대체 네놈들은 어떤 놈들이기에 우리의 앞길을 막는 것이냐 ?"
그러자 한 장수가 벼락같이 달려오며,
"이놈아 ! 말로 타일러서 모르겠으면 죽어 봐야 알겠다는 말이냐 ?"
하고 외치는 동시에, 劉信의 목을 한칼에 베어 버리는 것이었다.
사태가 이렇게 되고 보니, 남은 군사들은 유씨 일족을 그냥 내버려둔 채 사방으로 줄행랑을 쳤다.
세 장수는 오라에 묶여 있는 사람들을 모두 풀어 주고, 太公 내외에게 큰절을 올리며 말한다.
"태공 내외분께서는 이제 안심하소서. 저희들이 조금만 늦게 왔더라면 큰일 날 뻔 하셨습니다. 모두가 漢王 殿下의 홍복인 줄로 아옵니다."
老부부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며 반문한다.
"세 분 장수들은 어떤 분들이기에, 우리 두 늙은이를 고맙게도 이렇게 구출해 주시오 ?"
그러자 세 장수중에 젊은 장수 하나가 앞으로 다가와 대답한다.
"저는 漢王 휘하에 근무하는 王陵이라는 장수이옵고, 이 두 사람은 남양에 사는 周吉과 周利라는 두 義士 들이옵니다. 우리 세 사람이 太公을 모시러 왔사오니, 이곳을 빨리 떠나셔야 하옵니다."
太公의 입장에서는 자기를 구출해 준 세명의 장수들은 모두 다 고마운 사람임에는 틀림 없지만 생면 부지의 사람들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자신들을 구해 줄 리도 만무하려니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인지 조차 불안하기 짝이 없는 일이 아닌가 ?
물론 왕릉이라는 장수는 <한왕 휘하에 근무하는 장수>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세상이 하도 어지러우니 그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단 말인가?
태공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세 분은 우리 일행을 어디로 데리고 가려는 것인지 행방이나 좀 알고 갑시다."
王陵은 태공이 불안해 하는 심정을 그제서야 깨닫고, 품속에서 <漢王의 親書>를 꺼내 주며 말한다.
"저희들이 漢王 전하의 親書를 가지고 왔사오니, 이 친서를 보시면 아시게 되실 것이옵니다.."
태공은 아들의 친서를 읽어 보고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오!, 이 편지는 틀림없는 내 아들 邦의 필적이오. 세 분은 나의 아들의 부탁을 받고 나를 구하러 오셨음이 분명하니, 우리 일행은 당신네를 믿고 어디든지 따라가겠소."
"고마우신 말씀입니다. 敵이 언제 어디로부터 추격해 올지 모르니, 이곳을 신속히 뜨셔야 합니다."
일행은 함양을 향하여 길을 재촉하였다.
한편,
楚軍 대장 유신이 전사하자, 그의 부하들은 彭城으로 급히 돌아가, 項王에게 보고하였다.
"저희들이 태공 일가족을 압송해 오다가 산중에서 산적들을 만나 유신 장군이 전사하는 바람에 태공 일가족을 모두 산적들에게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項羽는 그 소리를 듣고 길길이 뛰며 소리친다.
"沛縣에 무슨 山賊이 있다는 말이냐 ! ?그놈들 劉邦이 보낸 漢나라 군사가 틀림없다. 그놈들은 咸陽으로 갈 것이 분명하니, 지금 곧 군사를 동원하여 어떤 일이 있어도 劉氏 일족들을 붙잡아 와야 한다."
그리고 즉시 대장 英布와 鐘離昧를 불러 軍令을 내렸다.
"군사 3 千 騎를 이끌고 가서, 咸陽으로 도망가고 있는 劉氏 일족을 모조리 잡아 오라."
한편,
王陵은 敵의 추격이 반드시 있을 것을 예상하여 밤에도 이들을 태운 수레를 멈추지 않고 함양으로의 길을 재촉하였다.
그러나 유씨 일문중에는 부녀자와 노약자도 많이 섞여있는지라, 빨리 가고싶어도 빨리 갈 수가 없었다.
이렇게 길을 재촉하며 가다가, 河南땅을 지날 무렵, 문득 뒤를 돌아보니 지평선 저편에서 먼지 구름이 자욱하게 일어나며 한떼의 군마들이 질풍같이 달려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확인 하나마나, 그들은 楚軍의 추격대가 분명하므로, 왕릉은 주길과 주리에게 말한다.
"楚軍 추격대가 지금 우리 뒤를 바짝 뒤쫒아 따라오고 있는 중이오. 부득이 나는 먼저 태공 내외분과 일족을 모시고 먼저 달아날 테니, 두 분은 이곳에서 숨을 돌리고 있다가 저들을 저지시켜 주시면 고맙겠소이다."
주길과 주리가 한 소리로 대답한다.
"그거 참 좋은 생각이오. 그러면 우리가 여기서 추격대를 저지할 것이니, 장군은 태공을 모시고 어서 빨리 가시오."
왕릉이 태공과 그 일족을 모시고 떠난 지 얼마 되지않아, 楚軍 추격대가 바짝 뒤따라왔다.
英布와 鐘離昧가 장검을 휘두르며, 큰소리로 외친다.
"야, 이 도둑놈들아 ! 태공을 어서 내놓아라 !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은 모두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周吉과 周利가 당당하게 말을 달려나오며 맞선다.
"우리들은 漢王의 命을 받들어 태공을 모시러 온 漢나라 군사들이다. 네놈들은 무슨 권리로 우리에게 태공을 내놓으라고 하냐? 너희들이 태공을 데려가고자 한다면 네놈들의 목을 날려버리는 수밖에 없구나! "
英布가 달려나오며,
"이놈들아 ! 누가 누구의 목을 날려 버린다는 말이냐 ! "
이리하여 피아간에 드디어 싸움이 벌어졌다.
英布는 천하의 맹장이었다. 그러나 주길과 주리 형제도 결코 만만치가 않아서, 1대 2의 치열한 싸움이 50여 합이나 계속되어도 승부는 가려지지 않았다. 마침 그때, 楚軍 진지에서 후퇴를 명령하는 징소리가 계속 울려 왔다. 영포는 하는수없이 싸움을 거두고 돌아와, 대장 종리매에게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놈들을 모조리 죽여 없앨 생각이었는데, 장군은 왜 돌아오라는 명령을 내리셨소 ?"
종리매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적의 후방을 가르키며,
"적의 후방에서 굉장한 먼지구름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아 적은 후방에 많은 伏兵을 대기시켜 놓은 것이 분영하오. 그렇다면 우리 병력으로 적을 당해내기가 어려울 것 같아 그런것이니, 오늘은 일단 이 근처에서 야영을 하고 밤새 지원 병력을 보충 받아, 다시 추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소이다."
그 말에 영포는 화를 벌컥 내며,
"에이 여보시오. 여기까지 왔다가, 적을 눈앞에 두고 싸움을 멈추자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요 ? 나는 저놈들을 죽여 버리고, 볼모들을 기어코 빼앗아 오고야 말겠소."
그리고 말머리를 돌려 주길과 주리 형제의 뒤를 다시 추격해가기 시작하니, 鐘離昧도 어쩔 수 없이 뒤를 따라나선다.
영포가 주길과 주리 형제의 뒤를 쫒자, 그들 형제도 말머리를 돌려 영포와 대적하였는데,
영포가 주길과의 1:1 접전에서 기회를 잡아 周吉의 목을 치니, 周利가 크게 怒하여 단독으로 英布에게 덤벼들었다.
그러나 周利도 1:1 상황에서는 영포의 상대는 되지못했다.
영포는 7~8 합쯤 싸우다가 周利 역시 베어버리고, 그때부터는 3천 군사를 치기 시작하였다.
영포가 完勝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어느덧 해는 저물어 가고 있었다.
하는수없이 영포가 산기슭에 陣을 친 뒤 군사들을 쉬게 하고 있는데, 鐘離昧가 달려와 말한다.
"과연, 장군은 천하무적이오. 장군이 아니었으면 누가 저들 두 장수를 한꺼번에 베어 버릴 수가 있었겠소이까?."
영포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한다.
"장군이 뒤에서 지원을 해주었기때문에 가능했지, 나 혼자의 힘으로 어떻게 완승을 할 수가 있었겠소."
종리매가 다시 말한다.
"저 멀리서 먼지 구름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적의 복병이 있는 것이 분명한 것 같소이다. 오늘 밤에는 경계를 엄하게 하여야 하겠소."
"물론 그래야 겠지요. 오늘 밤만 아무 일이 없이 지나가게 되면 내일 새벽, 우리가 다시 추격을 해야 하지않겠소?"
한편, 다음날에도 王陵은 太公을 모시고 필사적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얼마후 소식을 듣고 보니, 주길과 주리 두 형제가 모두 다 전사했다는 게 아닌가 ?
왕릉은 크게 놀라며 더욱 갈길을 재촉하고 있는데, 英布와 鐘離昧가 어느덧 바짝 뒤따라 오고 있었다.
"이제는 죽을지모르겠구나 ! "
왕릉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필사적으로 태공 내외와 유씨 일가족을 태운 수레를 호위하여 도망가고 있는데,
그때였다.
갑자기 좌,우편의 숲속에서 수萬의 군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쏟아져나오더니, 수레를 추격해 오는 楚나라 군사들을 사정없이 쳐죽이는 게 아닌가 ?
그제서야 자세히 보니, 붉은 깃발을 휘두르며, 楚軍을 풀베듯 베어버리는 장수는 다름 아닌 漢나라의 周발과 陣武 장군이었다. 이들은 韓信의 지시에 따라 숲속에 매복해 있다가, 맹열히 추격해 오는 영포와 종리매의 楚軍들을 마치 풀 베듯이 후려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리하여,
王陵이 갖은 고초를 겪으며 太公 내외분과 劉氏 일족을 함양으로 무사히 모시고 오자, 漢王은 문무 백관들을 거느리고 성문 밖까지 마중을 나와 눈물로 태공에게 아뢴다.
"불효 막심한 小子가 項羽의 계략을 막지 못하여, 늙으신 부모님께 수많은 고초를 끼쳐드리게 되어 여쭐 말씀이 없사옵니다."
하고 말을 하니, 태공 내외는 아들의 등을 두드리며 오히려 위로해준다.
"영웅답지 못하게 무슨 못난 소리를 하고 있느냐, 네가 天下를 얻기까지는 우리 모두가 다 같이 겪어야 할 일, 그것은 너무도 당연하지 않으냐 ?"
실로 그 아들에 그 아버지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