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

# 列國誌 99

jahun 2021. 7. 4. 23:50

 

# 列國誌 99

** 楚漢誌 21

※ 三秦王의 制壓

章悍은 廢丘城으로 가까스로 돌아왔지만, 몸과 마음에는 지난 전투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어, 싸울 의욕이 전혀 없었다.
그리하여 全軍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선포하였다.
"我軍은 敵과 일체 응전하지 말고, 성문을 굳게 닫고 오직 수비만 하라. 조만간 적이
대거 공격해 올 것이나, 우리의 성은 워낙 鐵壁이라 그냥 두어도 결코 함락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왕년에 천하를 주름잡던 章悍이 내린 명령치고는 너무도 굴욕적인 대응책이었다.
바로 그 다음날, 漢나라 군사들은 廢丘城을 겹겹히 포위하고 본격적으로 공격을 퍼붓기 시작하였다.
그들의 공격은 치열하였다.
그러나 폐구성은 사방이 험준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데다 白水 大江이 폐구성을 둘러싸고 있어서, 단순한 무력 공격만으로는 도저히 함락시킬 수가 없었다.
한군 대장 叔孫通과 張倉 등은 아무리 공격을 퍼부어도 효과가 없자, 大元帥 韓信에게 품한다.
"지금처럼 廢丘城을 공격해서는 성을 함락시킬 가망이 없사옵니다. 게다가 司馬欣과 동예의 지원군까지 몰려온다면, 우리가 점점 불리해질 것입니다. 元帥께서는 새로운 대책을 강구해 주시옵소서."
韓信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렇지않아도 지금 새로운 계책을 구상하고 있는 중이오. 폐구성을 닷새 안에 함락시킬 전략을 구상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시오."
그리고 韓信은 大將 曺參을 아무도 모르게 廢丘城이 내려다 보이는 높은 산 위로 데리고 올라갔다.
그리하여 멀리 바라다보이는 廢丘城을 손으로 가리키며 曺參에게 다음과 같은 설명을 하는 것이었다.
"지금 여기서 바라보는 바와 같이, 폐구성은 白水 大江의 두 江으로 둘려싸여 있소. 산에서 흘러 내려오던 강물이 두 줄기로 갈리면서, 한 쪽 물은 폐구성의 東쪽으로 흘러가고 있고, 다른 한 가닥 물은 폐구성 西쪽으로 흘러가고 있단 말이오.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소 ?"
"예, 알겠습니다."
韓信은 계속한다.
"우리가 단순한 무력 공격만으로는 廢丘城을 함락시킬 수가 없는바, 이제는 水攻으로 敵을 함몰시켜야겠소. 장군에게 군사 3 千을 줄 테니, 장군은 지금부터 그들로 하여금 모래주머니를 만들게 하여, 東西의 江 물줄기를 막는 보(洑)를 높이 쌓아 올리도록 하시오. 마침 장마 직후라 물이 무척 풍부하니 보를 높이 쌓았다가 일거에 터뜨려 버리면, 모든 물이 폐구성으로 휘몰아쳐 들어가, 우리는 싸우지 않고도 敵을 순식간에 水葬시켜 버릴 수가 있을 것이오."
韓信은 曺參에게 白水 大江 源流에 洑를 쌓으라는 명령을 내리고, 이번에는 叔孫通에게,
"장군은 廢丘城을 포위하고 있는 군사들에게 앞으로 닷새 동안 계속 공격을 하도록 하시오. 그런 후, 닷새째 되는 날 자시(子時 : 자정 전후) 부터 군사들을 한 명도 남기지 말고 모두 山上으로 철수시키시오.
한신은 水攻作戰의 비밀을 은폐하기 위해서 물맊이 洑를 쌓는 동안 공격을 계속하도록 僞裝戰術을 지시하는 것이었다.
한편, 章悍은 일체 싸울 생각은 않고 성안에만 틀어밖혀 있었다. 그러나 적의 화살이 공중에서 빗발처럼 계속 쏟아져 내려오는 데는 불안하지 않을 수없었다.
그런데 엿새째 되는 날 새벽이 되자, 갑자기 그렇게 날아오던 화살이 단 한 개도 날아오지 않고 敵陣은 쥐죽은 듯이 고요한 것이 아닌가 ?
章悍은 무척 의심스러웠다.
"敵陣이 별안간 조용해졌으니, 이게 웬일이냐 ?"
"적은 화살이 떨어져서 아에 철수를 해버린 것이 아닐까요 ? 제가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장수 하나가 망루에 올라가 적정을 살펴보고 오더니,
"개미떼처럼 들끓던 그 많은 漢나라 군사들이 밤 사이에 모두 어디로 갔는지, 지금은 한 놈도 보이지 않습니다."
하고 보고를 하며, 한마디 덧붙여 말한다.
"아무리 공격을 해도 우리가 일체 반응이 없으니까, 기진 맥진하여 깨끗이 철수해 버린 것이 확실합니다."
章悍은 그 보고를 듣고 무릎을 치며,
"그러면 그렇지 ! 제까짓 것들이 제아무리 공격을 해보았자 결코 함락될 우리의 城이 아니다. 이제는 마음놓고 편히 쉬도록 하여라."
章悍의 입에서 그런 말이 떨어지고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거대한 물소리와 함께 江물이 노도처럼 휘몰아쳐 오기 시작하더니, 성안이 삽시간에 물바다가 되어 버리는게 아닌가?
"이게 웬 물이냐 ?! "
군사들은 난데없는 물난리에 허우적거리며 우왕좌왕 어쩔 줄을 몰랐다.
江물은 시시 각각으로 불어나 넘쳐 쏟아져 들어오는 물길에 人馬가 떠내려갈 지경이 되다보니, 城안은 그야말로 물 지옥을 방불케하였다.
하늘은 맑게 개어 있는데, 난데없는 江물이 휘몰아쳐 오고 있는 현상 ! 그것은 白水 大江의 물을 닷새 동안이나 가두어 두었다가 한꺼번에 洑를 터뜨려 놓은데서 온 인위적인 물난리였지만 章悍은 그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어쨌거나 章悍은 영문도 모르는 물난리를 피해 몇 명의 장수들과 함께 북문으로 빠져나와 桃林城으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韓信은 山위에 몸을 숨기고, 章悍이 도망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曺參에게 命한다.
"章悍이 廢丘城을 버리고 桃林城으로 쫒겨갔으니, 이제는 城안의 물을 빨리 빼도록하고 城內 정리를 신속히 하도록 하시오. 정리가 끝나면 大王 殿下를 廢丘城으로 모셔 와야 하오."
이와같이 韓信은 廢丘城을 水攻 작전으로 점령한 後, 漢王을 모시고 창고에 쌓여 있던 곡식을 城안의 백성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그러자 오랫동안 가혹한 收奪에 시달려 오던 백성들은 漢王을 입을 모아 칭송한다.
한편,
櫟陽城(역양성 : 2020년 현재 陝西省 臨潼縣 北東에 위치)에 있는 색왕(塞王) 司馬欣은 章悍이 廢丘城을 빼앗기고 도림성으로 쫒겨 갔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놀랐다.
그리하여 대장 李芝를 불러 긴급 대책을 논의하였다.
"韓信이 廢丘城을 점령했다니, 이제는 우리에게 쳐들어 올 게 아닌가? 저들은 우리보다 軍事力이 앞서니,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
李芝가 대답한다.
"우리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니, 高奴城으로 사람을 보내 적왕(翟王 : 동예)과 합동 작전을 펴면서, 項王께 구원병을 요청하는 수밖에 없사옵니다."
그리하여 司馬欣은 동예와 項羽에게 사람을 보내놓고 희소식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돌연 飛馬가 달려오더니,
"漢나라 군사들이 지금 劉家鎭으로 진격해 오고 있사옵니다."
하고 告하는 것이 아닌가?
司馬欣은 크게 놀라며,
"漢나라 軍사들이 벌써 劉家鎭까지 진격해 왔다는 말이냐 ? 여기서 유가진까지는 몇 里나 되느냐?"
"百 里 거리밖에 안 되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앉아서 당할 수만 없으니, 달려나가 중도에서 막아내야 겠다."
司馬欣은 대장 경창(耿昌)과 오륜(吳倫)을 선봉장으로, 1만 군사를 거느리고 櫟陽城 50 里 밖에 陣을 치도록 하고, 자신도 1萬의 군사를 이끌고 30리 밖에 後陳을 치고 있었다.
한편, 韓信은 대군을 이끌고 櫟陽城으로 진격 하다보니, 멀리 山中에 敵軍이 陣 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자신이 치려는 司馬欣의 군사가 분명하였다.
韓信은 前進을 멈추고 陣頭로 나와, 敵陣을 향하여 외쳤다.
"司馬欣 장군은 들으시오. 漢나라 군사는 天兵이외다. 따라서 우리가 가는 곳에는 敵이 없소이다. 그런데 장군은 어찌하여 순순히 항복할 생각은 하지않고, 우리와 싸우려 하고 있소? 이는 天命에 어긋나는 일임을 모르시오?"
그야말로 말로써 적의 기세를 꺾어 버리려는 모욕적인 공갈 협박이었다.
사마흔은 후방에 있었기 때문에 한신의 言動을 직접 듣지는 못했다.
그러나 선봉 대장 耿昌과 吳倫은 그 말에 크게 분노하여, 韓信에게 덤벼들었다.
韓信이 4~5합을 싸우다가 몸을 뒤로 빼니, 번쾌와 주발이 번개처럼 달려나와 싸움을 가로맡았다.
경창과 오륜도 녹록치 않은 장수들인지라, 네 장수의 싸움은 불을 뿜듯이 격렬하였다.
쫒고 쫒는 격렬한 싸움이 30 여 합쯤 계속 되었을 무렵, 번쾌가 長劍을 크게 휘두르자 경창의 목이 피를 뿌리며 굴러떨어졌다. 이에 오륜이 크게 놀라 말머리를 돌려 도망을 치기 시작한다.
그러나 도망가는 敵을 그냥 둘 韓信이 아니었다.
"敵을 가차없이 처단하라."
韓信이 대군을 이끌고 30리를 추격하는데, 司馬欣이 1만 騎兵을 이끌고 달려나오며,
"韓信은 듣거라, 雍王이 어쩌다가 너에게 廢丘城을 빼앗겼지만, 너 에게 櫟陽城을 뺏길 내가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너 같은 者는 당장이라도 사로 잡을 수 있다."
韓信이 웃으며,
"너는 章悍의 쫄다구가 아니냐?! 나는 네가 우러러보는 章悍을 단 한 번에 괴멸시켜 버렸거늘, 너는 그 무슨 주제넘는 소리를 그렇게 까고 있느냐 ?"
韓信의 입에서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司馬欣은 長槍을 꼰아잡으며 韓信에게 달려든다.
韓信이 司馬欣을 상대로 5~6합을 싸우고 있는데, 번쾌와 주발이 또다시 말을 달려나와 싸움을 가로맡는다. 10여 합을 더 겨루다가, 司馬欣이 힘에 겨워 도망을 치고 있는데, 돌연 어디선가 大將 신기와 관영이 튀어나와 또다시 앞을 가로막는다.
혼비 백산한 司馬欣이 포위망을 간신히 뚫고 城門 앞까지는 무사히 왔는데...
어느 새 漢나라 군사들이 城을 점령해 버렸는지, 그들은 사마흔을 보자, 성벽 위에서 입을 모아 이렇게 조롱하는 것이었다.
"櫟陽城은 이미 우리가 잘 다스리고 있으니, 城主께서는 빨리 항복이나 하고 오시오."^^
사태가 이렇게 되고 보니, 司馬欣은 四枝의 힘이 쭉 빠져버려 자신도 모르게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리고만다.
"아!, 나도 여기서 끝나고 마는가 !? "
사마흔의 입에서 그와 같은 恨嘆이 나오자마자, 漢나라 군사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사마흔의 몸을 묶어버렸다.
그리고 韓信 앞에 데려와 꿇어앉혀 놓았는데, 韓信이 司馬欣의 결박을 손수 풀어 주며 將卒들에게,
"이 분을 나와 똑같은 上座로 모셔라 ! "
하며 정중히 對하 는 것이 아닌가!?
司馬欣은 敗軍之將인 자신을 이처럼 깍듯이 대해 주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리하여 韓信에게 拜伏(배복 : 엎드려 절하는 것)하며 말한다.
" 포로인 나를 무슨 까닭으로 이처럼 정중히 예우해 주십니까 ?"
韓信은 司馬欣을 상좌로 오르게하여 동등하게 對坐하며 조용히 말을 잇는다.
"將軍은 秦나라 때부터 名將으로서, 지금은 諸侯에까지 오르신 분이오. 장군이 과거의 잘못을 깨닫고 우리에게 귀순 해오신다면, 그로서 전쟁도 피할 수 있고, 백성들도 고통받지 않게 될 것이오. 만약 장군께서 우리와 협력하실 수만 있다면, 장군과 나 사이에 신분의 高下가 어찌 있을 수 있겠소이까 ?"
司馬欣이 韓信의 설득에 크게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답한다.
"元帥께서 나를 이처럼 厚대해 주시니, 내 어찌 답이 없을 수 있으오리까? 이제부터는 楚를 버리고 漢王을 위해 元帥의 命에 따르기로 하겠나이다."
韓信은 크게 기뻐, 사마흔의 손을 마주 잡으며,
"將軍이 이제부터 漢王을 위해 功을 세우신다면, 후일 다시 王位에도 오르실 수 있으오리다."
"이제부터는 漢王을 위해 무슨 일이라도 다할 결심이니, 元帥께서는 명령만 내려주소서."
"고맙소이다. 나는 앞으로 장군의 활약에 많은 기대를 하겠습니다."
한신은 이렇게 말한 뒤, 잠시 숨을 고른 후 이번에는 사마흔을 정면으로 마주보며 말했다.
"우리가 역양성을 점령했다고는 하지만, 나는 아직 정식으로 입성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이미 뜻을 같이하기로 맹세 하였으니 ,우리 사이에 勝者와 敗者의 구별이 어찌 있으오리까? 櫟陽城 주인은 어디까지나 장군이었으니, 오늘 入城式에는 將軍도 나와 함께 자리해 주시면 고맙겠소이다."
"....."
너무도 뜻밖의 요청에 司馬欣은 어떻게 대답해야할 지를 몰랐다.
그러자 韓信이 다시 말한다.
"역양성은 이미 漢나라의 영토요. 우리 두 사람은 모두가 漢王의 臣下이니, 조금도 거북하게 여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장군께서는 부디 나의 請을 들어주소서."
韓信은 司馬欣이 漢나라에 귀순한 사실을 널리 알리는 한편, 司馬欣의 위신도 세워 주고자 일부러 이같은 제안을 한 것이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