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

#列國誌 59

jahun 2021. 5. 31. 22:10

#列國誌 59

** 無血점령

楚國 西軍 大將軍 沛公 劉邦은 가는 곳마다 仁德을 베풀고 賢士들을 받아들이며 咸陽을 향해 순조롭게 나아가고있었다.
그러면 楚의 東軍 大將軍 魯公 項羽는 어떠한지 살펴보기로한다.
項羽는 30 萬의 대군을 거느리고 있는 관계로 敵을 만나기만 하면 不問曲直( =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하고 무자비하게 공격하여 이겨서 秦나라의 성채(城砦)를 계속 점령해 가고 있었다.
項羽와 劉邦의 적을 공략하는 방법은 근본적으로 달랐다. 유방은 싸우지 않고 회유책(懷柔策)을 씀으로써 무혈 점령을 상책으로 삼았고, 項羽는 적을 만나기만 하면 무자비한 공격으로
점령지를 焦土化 시켜버리며 進軍을 계속해가는 것이었다.
항우가 이처럼 공격일변도의 무자비한 전략을 구사해가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咸陽을 먼저 점령하는 사람을 關中王으로 封한다>는 楚懷王의 언약 때문이었고 항우의 성격 또한 그에 편승하였다고 볼 수있다. 항우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유방보다 먼저 함양을 정복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초토화작전은 백성들의 희생을 수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결과 항우가 성을 점령하고 나면, 백성들은 협조 하기는 커녕 공포에 사로잡혀 서로 도망치기에 바빴다.
항우의 수법이 지나치게 잔혹하므로 軍師 范增이 諫하였다.
"성을 함락시키는 것도 중요하오나, 이후에 민심을 수습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이옵니다.
그러므로 백성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가능하면 焦土化 작전은 쓰지 않는 것이 좋을 줄로 아뢰옵니다."
그러나 항우는 범증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무슨 말씀을 하고계시는게요? 민간인 들의 희생 없이 어떻게 城을 공략한단 말이오 ?"
"城을 얻고 민심을 잃으면, 장차 그들을 어떻게 다스려간다는 말씀입니까 ?"
"모르는 말씀 그만 하오. 백성이란 힘으로 눌러버리면 그만이오. 민심을 얻고 잃는 것은 차후의 일이란 말입니다."
(국민을 개, 돼지로 본 것이 항우가 첫 번째가 아닐까?)
范增은 항우의 無知에 氣가 막혀 아무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혼자 탄식하였다.
(아! 역시 내가 주인을 잘못 선택하였구나. 힘에는 한계가 있는 법. 仁德을 모르고 어떻게 天下를 다스린다는 말인가? !
劉邦은 어디까지나 仁德이 넘치는 德將으로 보였는데, 項羽는 만사를 오직 힘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니, 이러고서야 어떻게 劉邦을 이겨낼 수 있단 말인가 ?! )
范增은 項羽를 선택한 것이 자꾸만 후회스러워졌다.
그러나 일단 主從關係를 맺은 이상 이제는 싫든 좋든 간에 항우에게 끝까지 충성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였다.
項羽는 오로지 武力으로 敵을 제압해왔기 때문에 눈앞의 전과는 크게 보였지만, 그 대신 수 많은 전투를 계속해야만 했고 그에따라 我軍의 희생과 피로도도 점차 더해만 갔다.
또한 城을 빼앗긴 秦軍들이 여기저기에서 산발적인 항전을 계속해왔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그러기에 항우가 싸우면서 나아가는 속도는, 유방이 선무 공작으로 적을 포용하여 전진하는 속도보다 오히려 느리게 되었다.
劉邦이 無血 점령을 계속하면서 武關 가까운 곳에 이르렀을 때의 일이다.
산중에서 돌연 정체 불명의 장수 하나가 말을 달려오며, 유방의 군사들을 향하여,
"沛公에게 여쭐 말씀이 있으니 , 패공을 만나 뵙게 해 주시오."
하고 큰소리로 외치는 것이었다.
선봉장이 이 광경을 보고 분노한다.
"너는 어떤 놈이기에 감히 主公을 만나 뵙겠다는 것이냐. 여봐라 ! 부관(傅寬)과 부필(傅弼)은 당장 저놈의 목을 베어 오너라."
부관과 부필이 정체 불명의 장수에게 달려나갔다.
그리하여 그들 간에 1 : 2싸움이 시작되었는데, 부관과 부필은 그의 목을 베어 오기는커녕, 10여 합을 싸우다가 두 사람 모두 의문의 그 장수에게 사로잡히고 말았다.
이 광경을 보고 張良은 생각되는 바가 있어서 정체 불명의 장수에게 물었다.
"그대는 무슨 일로 沛公을 만나 뵙겠다는 것이며, 그대의 성명은 어떻게되는가 ?"
"沛公을 직접 만나 뵙기 전에는 나의 이름과 용무를 말하지 않겠소. 여러 말 말고 沛公을 만나게 해 주시오."
번쾌가 그 말을 듣고 怒하여,
"이 예의도 모르는 놈아 ! 네놈이 누군데 감히 沛公을 만나겠다는 것이냐 ?"
하고 고함을 지르며 장검을 뽑아 들고 달려나갔다.
이번에는 번쾌와 싸움이 시작되었다.
번쾌는 소문난 맹장이었다. 그러나 정체 불명의 장수의 무술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20여 합을 겨뤘지만 승부가 나지 않았다.
劉邦이 멀리서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이름모를 장수의 칼 솜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리하여 말을 달려 나오며 명한다.
"번쾌 장군은 싸움을 멈추시오."
그리고 정체 불명의 장수에게 말했다.
"내가 沛公이다. 그대는 어떤 일로 나를 만나려고 하는가 ?"
정체 불명의 장수는 그제서야 槍劍을 거두고 말에서 뛰어내려 큰절을 올리며 말한다.
"소장은 일찍이 明君을 찾아 헤매던 중, 沛公께서 咸陽을 공략하신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사옵니다. 바라옵건대 소장을 부하로 거두어 주시옵소서."
유방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며 물었다.
"그대의 이름은 무엇이며,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정체를 소상히 밝혀라."
"소장의 이름은 관영(灌英)이라 하옵고 본래는 武家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武藝를 닦아 왔습니다."
유방은 고개를 끄덕이며,
" 자네가 번쾌 장군과 겨루는 모습을 보고, 무예가 비상하다는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보았네.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
"부끄러운 말씀이오나, 생계가 어려워 지금은 자관(紫關)을 넘나들며 장사를 하고있사옵니다."
유방은 그 말을 듣고 적지않게 실망하며,
"장사를 하는 사람이 무엇 때문에 나를 만나러 왔단 말인가 ?"
"제 말씀을 조금만 더 들어주시옵소서..., 생계때문에 장사를 하느라고 紫關을 자주 넘나들다 보니, 그 깊은 산중에 백여 명의 山賊들이 은거하면서 장사꾼들을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 혼자서 山賊들을 모조리 퇴치했더니, 산적때문에 고초를 겪어오던 백성들이 크게 기뻐하며 저를 義兵大將으로 받들어 주어서, 지금은 3 천 여 명의 부하들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劉邦은 그 말을 듣고 크게 웃으며,
"호오! 장사를 하던 사람이 山賊을 퇴치해 준 덕분에 일약 의병 대장이 되었다니, 대단한 일이네.
그 한가지 만으로도 그대가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도 남음이 있네."
"저는 본래 武家 출신인 데다가 이제는 '義兵 대장'이라는 칭호까지 얻고 보니, 그 前과는 다르게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마음이 어떻게 달라졌다는 말인가 ?"
"이왕 의병 대장이 된 이상, 불의를 고쳐서 세상을 바로잡아 보고 싶사온데, 때마침 沛公께서 백성들의 추앙을 받으시며 咸陽으로 進軍해가신다는 소식을 듣고 저도 沛公의 휘하가 되고자 찾아 온 것이옵니다."
"그대가 그처럼 훌륭한 뜻을 가지고 찾아왔는데, 내 어찌 그대를 마다고 하겠는가?. 오늘부터 나와 생사를 같이하기로 하세 ! "
"관후하신 은혜, 고맙기 그지없사옵니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게 되면 咸陽을 공략하는 데 제일의 要塞인 武關이 있사온데 제가 다행히 그곳의 지리를 잘 알고 있사오니, 무관 공략에 저를 선봉장으로 써 주시면 저는 신명을 바쳐 무관을 함락시키도록 하겠습니다."
劉邦은 그 말을 듣고 張良과 상의하여 灌英을 '武關' 공략의 선봉장으로 기용하기로 하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