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列國誌 57
#列國誌 57
** 約法三章과 여이기 老人
二世 皇帝 3년 이른 봄,
함양을 치려고 10만 군사를 이끌고 팽성을 출발한 유방은 昌城이라는 小邑에 당도한다. 그러나 창성 성주는 성문을 굳게 닫은채 응전할 태세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성주가 거느린 병력이 4 ~5 千 명 정도라 10 萬의 대군과 감히 대적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지만,
城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해 보였다.
이런 사태를 지켜보던 번쾌가 유방에게 큰소리로 진언한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모양이니, 창성을 송두리째 때려부숴 버리시지요."
그러나 유방은 머리를 가로저으며 답한다.
"우리의 막강한 병력으로 창성을 때려부수기는 쉬운 일이오. 그러나 城을 공격하다 보면 성안에 있는 백성들도 상당한 희생을 당하게 되지않겠소? 백성을 구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킨 우리가 백성들을 희생시킨다면 누가 우리를 '正義의 軍'이라 하겠소?
그러니 무력으로 성을 정복할 생각을 말고, 먼저 宣撫工作으로 민심을 懷柔해 봅시다."
"어떤 방법으로 민심을 회유하시겠다는 말씀이신지요 ?"
"성안에 있는 백성들에게 檄文을 날려 보내면, 백성들은 그 격문을 보고 우리에게 마음을 돌리게 될 것이오. 격문은 내가 직접써서 보낼 것이니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오.
劉邦은 즉석에서 붓을 들어 <城안의 백성들에게 告함>이라는 격문을 썼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城안의 백성들에게 告하노니, 나 楚軍 총사령관 劉邦은 秦나라의 학정에 시달리고 있는 백성들을 求하러 왔노라. 선량한 백성들이여!
그동안 秦帝의 가렴주구(苛斂誅求)와 학정에 얼마나 시달려 왔는가?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城을 공격하여 그대들을 구출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러나 武力으로 창성을 함락시키다보면 선량한 백성들까지도 戰火의 희생을 免키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그대들을 위해 무력행사를 자제하고 있노라. 성안의 백성들은 나의 이러한 고충을 십분 헤아려 어떤 수단을 통해서라도 나의 진영으로 귀순해 오도록 하라. 누구를 막론하고 귀순해 오는 자는 신분을 보호하고 금후, 생계에 대해서도 전적인 책임을 지겠다. 거듭 당부하노니 死地에서 새로운 삶을 찾고자 하는 백성들은 서슴치 말고 귀순해 오라. 나는 그대들을 끝까지 愛護해 줄 것을 거듭 다짐 하노라.
楚國 西軍 總司令官 劉邦.
劉邦은 격문을 화살에 매어 성안으로 날려 보냈다.
성안의 백성들은 날아온 격문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또한 격문을 읽어 본 백성들 모두가 감격하면서,
"이제야 우리가 구세주를 만나게 되는 모양일세 !"
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백성들은 격문을 돌려가며 읽어 보았는데, 글을 모르는 백성은 격문의 내용에 살을 덛붙여,
"楚군 총사령관 劉邦 장군이 우리를 구해 주기 위해 오셨다고 하니, 어찌 주저할 것인가?!
오늘 밤으로 유방 장군에게 귀순해 가기로 하세 !"
하고 외치자, 어떤 노인 한 사람이 나타나 꾸짖는데,
"이 철없는 사람들아 !
만약 이 격문과 귀순하겠다는 사실을 官에서 알면 우리 모두를 죽일 판인데 어쩌자고 귀순을 선동하는가 ? 이런 일은 아무도 모르게 비밀리에 실행하여야 하는 것이야. 만약 官에서 알게 되면 한사람도 성을 빠져 나가기가 어렵게 될 것이네."
그리하여 그날부터 성안의 젊은이부터 밤이 되면 관헌의 눈을 피해 열 명, 스무 명씩 성벽을 기어 넘어 楚軍 진영으로 빠져 나가는 사람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유방은 귀순해온 젊은이 들을 가족처럼 따듯하게 맞이했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러기에 귀순한 청년들 간에는 ,
"유방 장군이야말로 우리들을 구해 주기 위하여 하늘이 보내 주신 聖將이시다."
라는 소문까지 떠돌게 되었다.
秦나라 관헌들은 처음에는 그러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부터 창성 안에는 젊은이 들의 모습이 보이지않고 집집마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늙은이 들뿐이었다.
이에 크게 당황한 城主는 직속 부하들을 이끌고 뒷문으로 도망치는 수 밖에 없었다.
창성의 城主가 도망쳐 버리자, 성안에 남아있는 백성들은 성문을 활짝 열어 유방을 맞아들였다. 그리하여 유방은 宣撫工作 하나로 창성을 무혈 접수하게 되었다.
유방은 창성에 입성하자 모든 백성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위로연을 베풀었는데,
그 자리에서 유방은,
"여러분! 그동안 秦나라의 학정으로 고초가 얼마나 많으셨소이까? 그러나 오늘부터는 여러분을 괴롭힐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니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십시오. 秦나라는 그동안 수 많은 법령으로 여러분들을 괴롭혀 왔으나 오늘부터는 그러한 법령들은 모두 폐기하겠소. 그러나 사회의 안녕 질서를 위하여 法이 전혀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니, 최소한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約法三章'이라는 간략한 법규를 새로 선포하겠소."
"<約法三章>이란 어떤 것이옵니까 ?"
"내가 이제 <약법삼장>을 설명해 드릴 것이니, 이것만은 모든 백성들이 반드시 지켜 주시오."
그것은 다음과 같소.
"첫째, 사람을 죽인 자는 死刑에 처한다.
둘째, 남에게 傷害를 입히거나 남의 물건을 훔친 자는 엄벌에 처한다. 셋째, 지금까지 백성들을 괴롭혀 온 秦나라의 모든 法令은 오늘로서 완전히 폐기한다."
'約法 三章'이 선포되자, 수많은 백성들이 원근 각지에서 앞 다투어 유방 아래로 모여들었다. 창성 바로 이웃 고을은 高陽城이었다. 고양 성주 王德은 유방이 <약법삼장>으로 백성들을 평화롭게 다스려 나간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감동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스스로 유방을 찾아왔다.
"장군께서 <약법삼장>으로 백성들을 평화롭게 다스려 나가신다는 말씀을 듣고 왔사오니 바라옵건대 저희 고을도 함께 다스려 주시옵소서."
유방은 그 말을 듣고 크게 기뻐했다.
"貴公은 싸우지도 않고 고양성을 나에게 맡기겠다는 말씀이오 ?"
"城主의 사명은 백성들을 평화롭게 살 수 있게 해 주는데 있다고 생각하옵니다. 장군께서 제가 거느리고 있는 백성들을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해 주시려는데, 제가 무엇때문에 장군과 싸우겠습니까 ?
바라옵건대 저희 고을에도 친히 입성하셔서, 백성들에게 자애로운 정치를 베풀어주시옵소서."
이리하여 유방은 고양성도 무혈 접수하게 되었는데, 고양 성주 왕덕은 당시에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賢人이었다.
劉邦은 고양 성주 王德과 의기투합 하는 바가 있어서 ,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는 중에 이런 당부를 한다.
"나는 썩어빠진 秦나라를 쳐서, 백성들이 고루 잘 살아 갈 수 있는 새 나라를 세워 볼 생각이오. 그러니 이제부터는 귀공이 나에게 힘을 보태 주시면 고맙겠소이다."
왕덕이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한다.
"저같이 무능한 사람을 그처럼 생각해 주시니 영광스럽기 그지없사옵니다. 그러나 저는 高陽 백성들과 情이 들어서 이곳을 떠날 생각이 없사옵니다. 장군께서 인재를 구하신다면, 저희 고을에 사는 賢人 한 분을 소개해 드리고 싶사옵니다."
유방이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며 물었다.
"그분이 무엇하는 사람이오 ?"
"그분은 '여이기'라고 하는 68세의 노인이옵니다. 날마다 술에 취해 高聲放歌를 하고 돌아다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미친 늙은이>라고 부르옵니다. 외모는 볼품이 없사오나, 天文에 능통하여 興亡成衰를 알고 난세의 상황에 통달한 賢人이옵니다."
"그처럼 천운에 통달한 사람이 어찌 날마다 술이나 마시고 고성 방가만 하고 돌아다닌단 말이오 ?"
"젊었을 때에는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지냈으나 始皇帝의 焚書坑儒 사건 이후부터는 갑자기 술에 쪄들어 고주망태가 되어 버린 것이옵니다. 그러나 장군께서 거두어 주시면 크게 도움이 되실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劉邦은 그 말을 듣고 '여이기' 라는 노인이 무척 궁금해졌다.
"그러면 여 노인을 한번 만나 보고 싶으니 귀공이 그 노인을 나한테 좀 데리고 오시오."
"분부대로 거행하겠습니다."
왕덕이 유방의 부탁을 받고 여이기를 집으로 찾아가니, 여이기 노인은 이날도 술에 취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왕덕은 여 노인에게 간곡하게 말한다.
"선생은 지금까지 明君을 만나지 못해 오랫동안 醉生夢死로 세월을 보내신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그러나 寬仁厚德한 劉邦 장군이 나타나 王業을 새로이 닦고 있으니, 선생은 心氣一轉하셔서, 이제 부터는 그분을 도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보소서. 저는 그 분의 부탁을 받고 선생을 모시러 왔습니다."
그러나 여 노인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한다.
"劉邦이란 사람에 대해서는 나도 들어 알고 있소. 그러나 그는 사람에 대한 禮遇를 모르는 사람이오. 그가 나를 禮로써 맞아 가지 않는데, 내가 귀공을 호락호락 따라가면 더욱 업신여김을 당하게 될 게 아니오. 나는 가고 싶어도 못가겠소이다."
왕덕은 여 노인이 거절하는 심정을 알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선생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겠습니다. 그러나 선생께서는 본래 임기응변에 능하시니까, 그런 일은 그 분을 직접 만나 할 수도 있는 일이 아니옵니까 ?"
"하긴 그렇기도 하구려. 그렇다면 한번 만나봅시다."
여이기 노인은 즉석에서 왕덕을 따라 유방을 만나러 나섰다.
때마침 유방은 의자 위에 걸터앉아 있었고, 두 명의 여인이 발을 씻겨 주고 있어서, 여 노인이 방안에 들어와도 일어설 수 없었다.
여 노인은 방안에 들어와서도 두 손을 모아 잡고 서있기만 할 뿐,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려고 하지도 않고 유방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유방의 불손한 태도가 비위에 거슬렸던지, 유방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대뜸 퍼붓듯이 묻는다.
"귀공은 秦나라를 위해서 諸侯들을 치려는 것인가, 아니면 제후들의 도움을 얻어 진나라를 치려는 것인가. 도데체 그 두 가지 중에 어느 편인가?"
初面의 유방에게 모욕도 이만저만이 아닌 질문이었다.
사태가 이렇게 되고 보니, 제아무리 寬仁 厚德하다는 유방도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유방은 발을 씻다 말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이 썩어빠진 늙은이야 ! 온 천하가 진나라의 가혹한 법령에 시달리고 있어, 나는 회왕의 命을 받고 西路로 秦나라를 치러 온 정의의 지사다. 그러한 나를 보고 진나라를 도우러 왔다는 것은 도데체 무슨 소리냐 ?"
그러자 여노인은 즉석에서 태연스럽게 꾸짖듯이 말한다.
"귀공이 진을 치러 온 義將이라면, 만천하의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으로부터 心服할 수 있는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이 아닌가? 또 귀공은 어른이 왔는데도 발을 씻으며 禮조차 갖출 줄을 모르니, 이런 무례한 행동이 어디 있단 말인가? 賢人을 이런식으로 대한다면 어느 누가 귀공과 더불어 천하를 도모할 생각을 갖겠는가 ? 그대가 큰 뜻을 품고 있다면 깊이 반성해야 할 일이로다."
유방은 그 말을 듣고 크게 놀랐다.
그리하여 여 노인을 부랴부랴 상좌로 모시고 새삼스러이 용서를 빌며 말했다.
"실상인즉, 선생께서 이처럼 속히 오실 줄을 모르고 缺禮를 범했사오니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옵소서."
그제서야 여 노인은 파안 대소하며 말한다.
"하하하,
沛公이 寬仁厚德하다더니 틀림 없소이다. 내 비록 늙은 몸이오나 오늘부터는 패공을 위하여 身命을 다하겠소이다."
그리고 나서 마주앉아 천하 대사에 대한 경륜을 펼치는데 그의 논리는 長江 流水와 같이 도도하였다.
유방은 여 노인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물어 보았다.
"저는 지금부터 10만 군사를 이끌고 함양으로 쳐들어가고자하옵는데, 선생께서는 그 점을 어떻게 생각하시옵니까 ?"
여 노인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답한다.
"沛公께서 지금 여기저기서 모은 10만 군사를 이끌고 함양으로 쳐들어가시고자 하오나, 그것은 羊떼를 이끌고 호랑이 굴로 덤벼 들어가는 것과 다름이 없는 일이옵니다. 여기서 얼마를 더 가면 陳留城이 있사온데, 그곳은 지리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반드시 점령해야 하는 요충입니다. 게다가 성안에는 軍需物資도 풍부하게 비축되어 있사옵니다. 다행히 진류성주 陳同은 저와는 막역한 친구사이로, 제가 그 친구를 만나서 沛公의 휘하로 들어오도록 설득해 보겠습니다."
"선생께서 이처럼 애써 주시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선생께서 설득하시면 城主가 들어줄까요?"
"제가 利害得失을 따져 설득하면 반드시 들어줄 것이옵니다. 그렇게 되면 진류성을 근거지로 사방에서 軍馬를 확충한 후, 기회를 보아 함양으로 쳐들어가면 십중 팔구 성공할 것이옵니다."
유방은 크게 기뻐하며 여 노인을 밀사 자격으로 진류성으로 보낸다.
여 노인과 진류성주 陣同은 막역한 친구라, 진동은 여 노인을 반갑게 맞이하여 後堂에서 단 둘이 술잔을 나눈다.
여 노인은 술이 거나하게 취해오자 진동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예로부터 좋은 새는 나무를 가려 살고, 어진 선비는 주인을 선택하여 돕는다고 하였네.
(良禽相木而栖 양금상목이서
賢臣擇主而佐 현신택주이좌)
진시황 시절부터 秦나라는 무도하기 그지없어, 지금은 각 제후들이 저마다 배반하고 일어서고 있는 중이네. 내가 秦始皇 시절, 焚書 坑儒 사건 이후로 미치광이 노릇을 한 것도 賢君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네.
그러다가 어제 劉邦이라는 사람을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觀相부터가 帝王之相인데 성품 또한 관인 후덕하여 그 분이 가는 곳마다 백성들이 親父처럼 따르는 것을 이 눈으로 직접 보았네. 이제 그 분이 10 萬 대군을 거느리고 함양으로 쳐들어 간다고 하는데 그러자면 반드시 진류성을 먼저 거쳐가게 될 것이네. 내가 보기에 劉邦이 이곳으로 쳐들어 오게 되면 貴公은 그를 당해 낼 수가 없을 것이야. 그때 가서 자네의 군사와 백성이 당할 일을 상상해 보시게. 나 라면 생각을 바꿔 沛公에게 진류성을 내주고 백성도 지키면서 후일, 자네의 영광을 도모해 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진동은 너무도 뜻밖의 제안에 한참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조용히 입을 열어 대답한다.
"자네의 말이 옳은 것 같네. 자네 말대로 진류성을 沛公에게 내어드리고, 그 분의 휘하로 들어가기로 하겠네."
"참으로 잘 생각해 주셨네. 그러면 내가 곧 돌아가 沛公에게 그 말씀을 전할테니, 자네는 패공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를 서둘러 주시게."
그로부터 며칠 후, 劉邦은 성주 진동의 영접을 받으며, 소하(簫何), 조참(曺參)등, 휘하 참모를 대동하고 진류성에 무혈 입성한다.
이로써 유방은 싸우지 않고 昌城, 高陽, 陳留의 세 城을 접수하게 된다. 그리고 진류성에 와 보니, 여 노인의 말대로 陣留城에는 무기와 군량이 놀랄 만큼 많이 비축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劉邦은 이곳에서도 '約法三章'을 선포하여 백성들을 해방시켜 위무하니, 감동한 백성들과 그 들 중 수 많은 젊은이들이 유방의 군사가 되겠다고 자원한 수가 무려 5 萬 여 명에 이르렀다.
劉邦은 크게 기뻐하며 여이기 노인에게 말했다.
"오늘날 뜻있는 청년들이 이처럼 많이 모여 오게 된 것은 오로지 선생의 덕택입니다. 이에 선생을 '廣野君'으로 받들어 모시고자 하오니 선생께서는 이후에도 계속 저를 도와주소서."
여 노인은 직위를 사양하며 말한다.
"늙은 몸이 그동안 賢主를 만나지 못해 오랫동안 낙백(落魄)생활을 해 오다가 천만다행으로 沛公을 만나 뵙게 되어 작은 助言을 드렸을 뿐이온데, 어찌 이같은 과분한 직위를 주시옵니까 ? 이는 본인이 바라는 바가 아니오니 거두어 주시옵소서."
"선생의 고매하신 뜻은 알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조그만 정성만은 거절하지 마시고 받아 주소서."
여 노인은 마지못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러시면 주신 직위를 감사히 받자와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계속>